“내가 깊은 곳에서” (시 130:1-8)

1.여호와여 내가 깊은 곳에서 주께 부르짖었나이다

2.주여 내 소리를 들으시며 나의 부르짖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소서

3.여호와여 주께서 죄악을 지켜보실진대 주여 누가 서리이까

4.그러나 사유하심이 주께 있음은 주를 경외하게 하심이니이다

5.나 곧 내 영혼은 여호와를 기다리며 나는 주의 말씀을 바라는도다

6.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내 영혼이 주를 더 기다리나니 참으로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하도다

7.이스라엘아 여호와를 바랄지어다 여호와께서는 인자하심과 풍성한 속량이 있음이라

8.그가 이스라엘을 그의 모든 죄악에서 속량하시리로다

시편 130편은 ‘성전으로 올라가는 노래’ 열한 번째 시입니다

저자와 저작 시기는 알 수 없지만, 개인적인 죄를 참회하는 내용으로 시작해서 국가인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풍성한 속량의 은혜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는 참회시로 사랑받는 시편 중의 하나입니다.

영국의 17세기 청교도 신학자인 존 오웬은 ‘죄용서’라는 제목으로 시편 130편을 강해하였는데, 번역본의 페이지가 575페이지에 이릅니다.

1절에서 시인은 ‘내가 깊은 곳에서 주께 부르짖었나이다’라는 고백을 합니다.

여기서 ‘깊은 곳’은 끝 모를 깊은 수렁 내지는 깊은 바닷속을 의미하는 단어로 영육이 오랜 세월 동안 극한 위기에 빠져 있음을 뜻하는 말입니다.

존 오웬은 ‘깊은 곳’을 ‘죄로 말미암아 빠지게 되는 상태’로 정의하며 하나님께 대한 ‘단절, 진노, 심판인식, 원망과 불평, 고통과 불안, 버림받은 두려움, 영적 무능력’ 등의 상태로 설명하였습니다.

시인은 자신이 당하는 지금의 고통스러운 상태가 죄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죄를 회개하며 간절히 부르짖어 기도를 드립니다.

시인은 3절에서 보편적인 인간의 죄와의 관계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주여 누가 서리이까’라는 말을 통해 어떤 사람도 하나님께서 심판하시고자 살펴보신다면 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4절에서 시인은 하나님을 경외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고백합니다.

스스로는 헤어나올 수 없는 죄악의 깊은 곳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인 하나님의 용서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용서는 우리의 어떠한 공로를 요구하시는 것이 아닌 값없이 은혜로 주시는 선물입니다.

그러나 그 용서는 하나님을 온전히 믿고 경외하는 자가 누리게 됩니다.

그렇기에 시인은 5절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신의 신앙을 ‘나 곧 내 영혼은 여호와를 기다리며 나는 주의 말씀을 바라는도다’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하나님의 말씀 즉 언약에 기반을 둔 신앙의 인내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는 곧 하나님의 언약을 믿고 죄 용서를 기다리며 낙망하지 않고 인내하는 사람입니다.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죄에 대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음은 마찬가지입니다.

언약의 성취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안에서만이 참된 죄 용서가 주어지는 것입니다.

6절에서 시인은 하나님의 죄 용서의 응답을 기다리는 모습을 성을 지키는 파수꾼에 비유합니다.

어둠을 틈타 혹시 급습할지 모르는 적을 살피며 불안함과 두려움에도 피하지 않고 묵묵히 임무가 끝나는 아침을 기다리듯이 주를 향한 갈망이 오히려 파수꾼의 기다림보다 더 크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분명히 하나님께서 그 자비와 긍휼로 죄용서의 응답을 주실 줄 믿지만 어두운 죄악의 밤을 보내는 현 상황에서 속히 광명의 빛으로 비춰 주어지기를 간절히 사모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인은 이제 하나님의 은혜로 받은 완전한 죄 용서의 개인적인 체험과 확신을 이스라엘 모든 공동체가 함께 체험하기를 권면합니다.

시인의 기도에 응답하시는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기도에도 응답하실 것입니다.

시인의 회개에 완전한 용서를 베푸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공동체의 회개에도 그 인자하심과 풍성한 속량을 베풀어 주실 것입니다.

나아가 하나님은 부르짖어 회개하는 이스라엘의 모든 죄를 속량하실 뿐만 아니라 죄로 인하여 받았던 모든 징계의 고난에서도 자유롭게 되는 완전한 속량을 베푸실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의 가장 깊은 곳에 숨겨 있는 모든 죄를 하나님 앞에 낱낱이 드러내고 그리스도의 보혈로 죄 용서의 기쁨을 누리며 사시는 복된 성도님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