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께 향하나이다” (시 123:1-4)

1.하늘에 계시는 주여 내가 눈을 들어 주께 향하나이다

2.상전의 손을 바라보는 종들의 눈 같이, 여주인의 손을 바라보는 여종의 눈 같이 우리의 눈이 여호와 우리 하나님을 바라보며 우리에게 은혜 베풀어 주시기를 기다리나이다

3.여호와여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시고 또 은혜를 베푸소서 심한 멸시가 우리에게 넘치나이다

4.안일한 자의 조소와 교만한 자의 멸시가 우리 영혼에 넘치나이다

시편 123편은 ‘성전으로 올라가는 노래’의 네 번째 시입니다.

시인이 누구인지 어떠한 시대 배경으로 쓰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영국의 신학자인 메튜헨리는 주석에서는 이 시편은 ‘하나님의 교회가 낮아지고 짓밟힐 때에 기록되어졌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끝없이 공격당하는 이 시대에 이 시편의 고백이 위로와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시인은 1절에서 하늘에 계시는 주를 부르며 주를 향한 강한 신뢰를 고백합니다.

‘하늘에 계시는 주’라는 의미는 하늘 보좌에 앉아계시는 주께서 모든 인생을 살피시고 통치하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궤가 이스라엘과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상징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실제로 성막에서 하나님의 응답이 주어졌지만, 그렇다고 하나님께서 작은 성막에만 거하시는 분은 아니십니다.

현재 시인이 느끼는 감정은 매우 참담합니다.

사람들의 비웃음과 멸시가 시인의 마음을 매우 고통스럽게 합니다.

그 비웃음과 멸시는 단순히 개인에게 향하는 것이 아닌 신앙공동체 즉 교회 전체를 향한 조롱의 모습입니다.

이러한 조롱을 하는 자들은 안일한 자와 교만한 자입니다.

‘안일한 자’는 세상에서 부자로 살면서 영적, 도적적으로 나태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입니다.

‘교만한 자’는 스스로를 높이고 성도를 향하여 분노하며 힘으로 억압하는 자입니다.

안일한 자나 교만한 자는 하나님을 두려워하지도 하나님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도 않기에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성도들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조롱하며 온갖 불이익을 주어 고통스럽게 하기를 좋아합니다.

이러한 시련은 시인과 신앙공동체가 견디기 어려운 한계까지 도달하게 하였습니다.

시인은 인간적인 방법으로 그들을 대적하지 않고 그 눈을 들어 하늘 보좌에 계신 하나님을 향하였습니다.

“상전의 손을 바라보는 종들의 눈 같이, 여주인의 손을 바라보는 여종의 눈 같이 우리의 눈이 여호와 우리 하나님을 바라보며 우리에게 은혜 베풀어 주시기를 기다리나이다”

시인은 종이 주인의 눈에 눈을 맞추고 그 입을 주시하며 그 손의 도우심을 기다림과 같이 하나님을 향하여 그 도우심을 기대하며 바라보고 있습니다.

주인을 신뢰하는 종의 심정으로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이 시인과 공동체의 상한 심령을 위로하시고 문제의 근본부터 해결해주실 분이라는 사실을 믿고 그 은혜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시인은 반복적으로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소서’라는 고백을 합니다.

이 말씀은 시인과 신앙 공동체를 불쌍히 여기시고 자비를 베풀어주시기를 간구하는 기도입니다.

이 시가 ‘성전으로 올라가는 노래’인 것을 생각할 때 성전을 향해 가는 순례자들이 신앙인으로서 이 세상을 살면서 힘들고 억울했던 많은 일을 기억하면서 성전에서 제사를 드리며 하나님께 낱낱이 아뢰고 위로받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불렀으리라 생각됩니다.

질병이 창궐하고 교회가 사람들에게 조롱을 받는 이 시대에 성도들이 행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세상 사람들과 맞서서 싸우고 고소하며 우리의 옳음을 증명해야 합니까?

오히려 교회는 우리들의 신앙이 안일했음과 하나님의 뜻을 아는데 무지했음을 인정하고 세상을 향했던 눈을 들어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바라보며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우리에게 자비를 내려 주시옵소서’

‘우리에게 은혜를 내려 주시옵소서’

우리가 진정으로 회개하고 주님의 이름을 부를 때 하나님께서는 다시 교회를 바로세우시고 우리를 통하여 이 땅에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보이실 것입니다.

오늘도 주님을 의지하시고 신앙인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시며 주님께 영광이 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