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평을 원할지라도” (시 120:1-7)

1.내가 환난 중에 여호와께 부르짖었더니 내게 응답하셨도다

2.여호와여 거짓된 입술과 속이는 혀에서 내 생명을 건져 주소서

3.너 속이는 혀여 무엇을 네게 주며 무엇을 네게 더할꼬

4.장사의 날카로운 화살과 로뎀 나무 숯불이리로다

5.메섹에 머물며 게달의 장막 중에 머무는 것이 내게 화로다

6.내가 화평을 미워하는 자들과 함께 오래 거주하였도다

7.나는 화평을 원할지라도 내가 말할 때에 그들은 싸우려 하는도다

시편 120편은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라는 표제를 가진 열다섯 편의 시편 중 첫 번째 시입니다.

표제에 대한 여러 해석이 있지만, 성전을 향하여 가는 순례자들이 부르던 노래와 성전에서 성가대가 부르던 찬양으로 보는 견해가 옳은 듯합니다.

본 시는 시인이 누구인지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대부분 학자는 시편 52편과의 내용의 유사성을 볼 때 다윗이 제사장 아히멜렉에 집에 찾아갔던 일을 에돔사람 도엑이 사울왕에게 고발하고 사울의 명을 받아 대제사장 아히멜렉 뿐 아니라 제사장 85명과 그 가족까지 몰살시키는 상황을 배경으로 다윗이 썼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거짓으로 고발하는 자로 인한 사망의 두려움과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화평을 구하는 기도입니다.

1절에서 시인은 환난 중에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하였고 그 기도에 응답을 받았다고 고백합니다.

그 부르짖었던 내용은 “거짓된 입술과 속이는 혀에서 내 생명을 건져 주소서”라는 기도였습니다.

겉으로는 평화를 말하면서 고의로 타인을 모함하여 곤경에 빠뜨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서 시인을 건져 주시기를 바라는 기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시인에게 확신을 주셨고 환난을 이겨내는 힘이 되어 주셨습니다.

거짓으로 남을 속이는 자들은 만족함이 없이 의로운 자들을 곤경에 빠뜨리고 끊임없이 욕심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그들이 거짓으로 드러내는 탐심의 끝에 얻게 될 것은 의로우신 하나님의 심판뿐입니다.

4절에서 그들에게 더해질 것은 ‘장사의 날카로운 화살과 로뎀 나무 숯불’이라고 말합니다.

장수의 화살은 살생을 위해 준비된 날카로운 것으로 피할 수 없이 신속히 이루실 하나님의 강력한 심판을 의미합니다.

로뎀 나무 숯불은 매우 화력이 좋으며 오랫동안 꺼지지 않고 지속으로 타는 숯불을 의미하는 것으로 거짓을 말하는 자가 타서 소멸하기까지 그치지 않으실 하나님의 진노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4절을 속이는 혀를 가진 자들의 악행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하는 해석도 있지만, 앞서 해석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악행을 그대로 그들에게 돌리시는 심판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데는 무리가 없습니다.

5절에서의 ‘메섹에 머물며 게달의 장막 중에 머무는 것이 내게 화로다’라는 말씀은 이해가 쉽지는 않습니다.

메섹은 노아의 손자이며 셈의 아들로서 흑해와 카시피해 사이에 거주하는 민족입니다.

또 게달은 이스마엘의 후손으로 아라비아 광야에서 유목을 하는 민족입니다.

어떤 이는 다윗이나 혹은 미상의 시인이 속이는 자에게 핍박을 받아 광야를 떠돌며 이런 민족들에게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기록했을 것으로 해석합니다.

그러나 두 지역 간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서 실제로 두 지역에 거주하였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메섹과 게달은 매우 호전적인 민족들로 앞서 말해 왔던 무자비하게 의인을 속이고 모함하는 무리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는 것이 옳은 해석입니다.

그들과 함께 거하며 살아가는 시인은 그 자체가 화라고 말씀합니다.

머문다는 의미는 오랫동안 거주하는 것은 아닙니다.

잠시일지라도 성도는 세상과 연하여 살 때 이득보다는 오히려 영육 간에 고난의 연속일 뿐입니다.

그들은 화평을 미워하는 자들입니다.

시인은 아무리 그들과 화평하기 위해 노력해도 소용없는 행동임을 알았습니다.

또 그들 사이에서 지냈던 오랜 세월이 무의미한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시인이 아무리 화평을 위한 말들을 전해도 도리어 꼬투리를 잡아 싸우려고만 합니다.

시인은 이러한 사람들 사이에서 화평을 소망하지만 부질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시인은 하나님께 진정한 화평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하였고 주신 응답이 속히 이루어지기를 간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도 기도하므로 삶 속에서 만나는 화평이 없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시고 그들과 다투지도 마시고 오직 그리스도의 화평을 전하고 승리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