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두려우심을 알므로” (고후 5:11-15)

11.우리는 주의 두려우심을 알므로 사람들을 권면하거니와 우리가 하나님 앞에 알리어졌으니 또 너희의 양심에도 알리어지기를 바라노라

12.우리가 다시 너희에게 자천하는 것이 아니요 오직 우리로 말미암아 자랑할 기회를 너희에게 주어 마음으로 하지 않고 외모로 자랑하는 자들에게 대답하게 하려 하는 것이라

13.우리가 만일 미쳤어도 하나님을 위한 것이요 정신이 온전하여도 너희를 위한 것이니

14.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하시는도다 우리가 생각하건대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었은즉 모든 사람이 죽은 것이라

15.그가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으심은 살아 있는 자들로 하여금 다시는 그들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오직 그들을 대신하여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이를 위하여 살게 하려 함이라

누군가 내가 아는 어떤 사람에 대해 ‘그 사람을 아는가?’라고 묻는다면 과연 어느 정도 알아야 ‘안다’라고 답하십니까?

때로는 ‘안다’라고 답하고도 정작 ‘무엇은 아는가?’하고 물으면 거의 답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말로 ‘안다’라고 답할 때는 옆집을 사는 사람도 아는 것이고, 동창도 아는 것이고, 친구도 아는 것이고, 가족도 아는 것이며 심지어 이름조차 모르고 그저 안면만 있어도 ‘안다’라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바울은 ‘주의 두려우심을 알므로’라고 말씀합니다.

이 앎은 단순히 주님은 무서운 분이시라는 사실을 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주의 두려우심을 지식이 아닌 부인할 수 없는 ‘체험적으로 알게 되었음’(에이도테스)을 의미합니다.

바울은 다메섹 도상에서 강한 빛 가운데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체험을 하였습니다(행 9:1-5).

그 만남은 너무나 강렬했고,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만큼 주를 향한 경외의 마음을 갖게 한 사건이었습니다.

바울은 이 사건을 통해 주께서 재림의 때에 심판의 주로 오실 분이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10절).

그러므로 바울은 그리스도를 체험적으로 알고 있기에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두려움 없이 서기 위해서는 ‘주를 기쁘시게 하는 자’(고후 5:9)가 되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바울은 주의 두려우심과 우리가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될 것을 알고 있기에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의 말처럼 고린도 교회를 통해 어떠한 이득을 취하기 위한 거짓을 말할 수 없으며 오직 주를 경외하므로 진실하게 그리스도의 복음만을 전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

바울은 자신의 진실한 복음 사역을 하나님께서는 이미 다 아실 것을 믿었고 더불어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도 다 알려지기를 소망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을 하는 것이 자신을 스스로 칭찬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대적자들이 바울을 비난하는 말을 할 때 성도들이 담대히 바울의 편에 서서 변호해주기를 원하였던 것입니다.

바울을 대적하는 유대주의자들과 거짓 교사들은 그럴듯한 말과 행동으로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접근하지만 그들의 마음은 바울과 같이 진실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가진 할례와 추천서, 출신 등으로 자신을 자랑할지라도 고린도 교회 성도들이 바울이 전하는 그리스도의 복음의 진실성을 확실히 깨닫는다면 충분히 그들을 대적하여 물리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13절에서 바울은 “우리가 만일 미쳤어도 하나님을 위한 것이요 정신이 온전하여도 너희를 위한 것이니”라고 말합니다.

‘미쳤다’는 의미는 이성적으로 가르치는 유대주의자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과 달리 성령의 은사와 체험을 많이 가졌고 유대적 전통을 따르지 않는 바울이 미쳤다고 생각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미쳤다면 오직 ‘하나님을 위해 미친 것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것입니다.

또 ‘정신이 온전한 것’은 자신을 대적하는 자들의 사악한 의도를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논리 있게 잘 설명하므로 성도들이 깨닫고 그들을 물리치기를 원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오직 성도들의 유익이 되는 것입니다.

바울은 자신이 이렇게까지 헌신하는 이유를 ‘그리스도의 사랑이 강권’하시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사람의 죄를 대신하여 죽으셨기에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한 모든 성도는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고 또 그리스도 안에서 새 생명을 얻었습니다.

바울은 이러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깨닫고 나니까 더는 자신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닌 오직 자신을 위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진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살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제 바울은 고린도 교회 성도들도 자신과 같이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부활에 동참한 자들로서 자신처럼 오직 주되신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며 주께서 맡기신 복음의 사명을 함께 감당하는 이들이 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그리스도의 사랑을 값없이 받은 자들로서 내가 주인 삼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주를 위해 그가 맡기신 복음의 사명을 잘 감당하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