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도 마음을 넓히라” (고후 6:11-13)

11.고린도인들이여 너희를 향하여 우리의 입이 열리고 우리의 마음이 넓어졌으니

12.너희가 우리 안에서 좁아진 것이 아니라 오직 너희 심정에서 좁아진 것이니라

13.내가 자녀에게 말하듯 하노니 보답하는 것으로 너희도 마음을 넓히라

이제까지 바울은 자신의 직분과 사역에 대한 오해를 풀고 고린도 교회 성도들과 무너졌던 신뢰 관계를 회복하고자 하는 내용에 중점을 두어 말씀해왔습니다.

바울은 디도를 통해 보낸 눈물의 편지로 인해 성도들이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바울을 대적하던 무리를 권징하여 어느 정도 진압한 내용을 디도를 통해 이미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사도권과 사역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기록했던 것은 대적자들이 진압되었어도 거짓 교사들과 율법주의자들이 뿌려놓은 불신의 문제를 해결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바울은 ‘고린도인들이여’라고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부르며 변호와 권면의 말씀을 이어갑니다.

어떤 이들은 이 부르는 칭호가 단호하고 엄중한 분위기의 말투라고 하고 어떤 이들은 아버지가 자녀를 향한 사랑의 어조로 부르는 말투라고 말합니다.

누군가와 대화 중 그 사람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대부분 이후 엄중하고 중요한 이야기를 꺼내겠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13절에서 바울이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향해 책망하는 지도자가 아닌 아비의 마음으로 자녀에게 말하듯 하고 있다고 밝혔듯이 엄중한 어투이지만 충분한 애정을 가지고 부르는 칭호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11절에서 바울은 ‘우리의 입이 열리고 우리의 마음이 넓어졌으니’라고 말씀합니다.

사람들은 보통 분쟁이 있을 때 한쪽에만 잘못이 있다고 100%를 인정하기보다는 일정 부분은 다른 쪽에도 그 책임을 찾으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마도 불거진 여러 문제의 일정 부분이 바울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즉 바울을 대적하지는 않더라도 교회 내에서 불신과 대적하는 이들이 일어났던 이유가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애정 있게 살피지 못한 바울의 좁은 마음 때문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어쩌면 지난 짧은 방문에서 대적자들을 진압하려 하다가 실패하고 떠났던 바울에 대한 기억이 성도들에게는 단호하고 애정 없고 관용을 모르는 모습으로 기억됐을 수도 있습니다.

바울은 이러한 분위기를 디도를 통해 들었을 것이고 이에 자신은 한 번도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향한 마음을 좁혀본 적이 없다고 설명하고자 하는 말씀입니다.

첫째는 ‘입이 열리고’라고 말씀하므로 고린도에서 처음 복음을 전할 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여전히 숨김없고 가감 없이 오직 구원을 주시는 그리스도의 복음만을 전하여 왔음을 주장합니다.

둘째는 ‘마음이 넓어졌으니’라고 말씀합니다.

비록 일전의 방문이 권징을 위한 방문이었기에 단호하고 애정없는 모습처럼 보일 수 있었으나 이는 마음이 좁아져서가 아니라 아버지가 자녀를 사랑으로 징계하듯 사랑의 마음을 잃지 않은 행동이었으며 지금도 거짓 없고 변함없이 넓은 마음으로 모두를 포용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바울은 달라진 것이 없지만 오히려 달라진 것은 고린도 교회 성도들입니다.

이렇게까지 설명함에도 만일 바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면 이는 바울의 문제가 아닌 고린도 교회 성도들이 바울을 향하여 색안경을 끼고 의심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를 향하여 항상 아버지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린도 교회를 개척할 때 그는 엄마가 아이를 해산하는 수고와 같은 고난을 감내하며 1년 6개월이란 시간 동안 전력을 다해 헌신했습니다(갈 4:19 참고).

바울은 성도들이 이러한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다시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하나님과의 화목이 온전히 이루어지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바울은 자녀가 아버지의 은혜에 보답하듯이 ‘너희도 마음을 넓히라’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울은 아버지의 위치로서 어떠한 특별한 대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말씀에 순종하는 자녀의 자세를 바랍니다.

성도들이 마음을 넓히는 것은 목회자에게 유익이 되는 것이 아닌 성도들 자신에게 유익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목회자를 도구로 삼아 전해질 뿐이며 그릇이 아무리 보잘것없는 질그릇이라도 그 그릇에 담긴 것은 보배로운 복음이기에 말씀을 받을 때 마음을 넓혀야만 충만한 은혜를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또 마음이 넓어진 성도는 바울처럼 회개하는 자들을 용서하고 포용하는 사랑의 마음도 넘쳐나게 될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 모두 주님 앞에서 넓은 마음으로 말씀을 순전히 받고 은혜 충만한 삶을 누리고 삶 속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복된 성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