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휼하심으로 받은 직분” (고후 4:1-3)

1.그러므로 우리가 이 직분을 받아 긍휼하심을 입은 대로 낙심하지 아니하고

2.이에 숨은 부끄러움의 일을 버리고 속임으로 행하지 아니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혼잡하게 하지 아니하고 오직 진리를 나타냄으로 하나님 앞에서 각 사람의 양심에 대하여 스스로 추천하노라

3.만일 우리의 복음이 가리었으면 망하는 자들에게 가리어진 것이라

앞서 바울은 자신이 맡은 새 언약의 직분이 모세의 영광보다 영광스러운 것임을 밝혔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이 직분을 받은 것이 하나님의 긍휼하심으로 된 것이기에 결코 낙심하지 아니한다고 말씀합니다.

이는 바울 자신은 그리스도인들을 핍박하는 일에 앞장서서 사망의 길인 줄도 모르고 열심을 내었는데 하나님께서 불쌍히 여기셔서 사망의 권세에서 불러내시어 사도의 직을 맡기셨으니 이러한 영광스러운 직분을 행함에 있어서 어떠한 고난이나 힘든 일이 있어도 결단코 낙심하지 않겠다는 각오의 말씀입니다.

우리 성도들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은혜를 값없이 받았으므로 어떠한 고난이 온다고 할지라도 낙심하지 말고 오히려 감사로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사명감에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고 복음을 위해 헌신하는 바울이었지만 고린도교회 내에서는 거짓교사들의 영향으로 바울의 사역이 개인적인 이익을 위한 율법에서 벗어난 행동을 한다고 비난하는 이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바울을 비난하는 대적자들은 겉으로는 율법을 지키는 자들처럼 행사하지만, 자신들은 율법을 지키지도 못하는 자들이요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로 인하여 주시는 구원의 은혜를 저버린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바울 자신은 외식의 모습을 버리고 오직 하나님과 사람 앞에 부끄럼 없는 사역을 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첫째는 숨은 부끄러운 일을 버렸습니다.

숨은 부끄러운 일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겉으로는 경건한 척하면서 속으로는 온갖 더러운 것을 감추고 교묘히 바울과 성도들을 이간질하는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바울은 억울하게 모함을 받고 고난을 받을지라도 하나님과 사람 앞에 숨어서 행하는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기로 작정하고 그대로 지키고 있음을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는 속임으로 행하지 아니하였습니다.

‘속임’(파누르기아)은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파렴치한 행위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바울을 대적하는 이들은 복음마저도 자신들의 이익의 재료로 삼는 파렴치한 자들입니다.

그러나 바울 자신은 고린도교회 성도들을 속임 없이 진실한 마음과 행동으로 임했음을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셋째는 하나님의 말씀을 혼잡하게 하지 아니하고 오직 진리를 나타내었습니다.

‘혼잡하게(돌룬테스)한다’라는 말은 ‘불순물을 섞다’라는 의미입니다.

고린도교회에 남아 있는 거짓 교사들은 율법과 복음을 함께 지켜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이는 그럴듯한 말이지만 율법을 복음의 효력과 동등한 위치에 놓으므로 오직 은혜로 받은 구원의 의미를 약화하는 일이며 순수한 복음에 악의적으로 불순물을 섞는 행위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어떠한 것도 첨가하지 않고 오직 믿음으로 얻는 구원의 은혜만을 명확하게 드러내어 전하였습니다.

바울이 이러한 사역의 자세에 관해 밝히는 것은 사람 앞에 자랑하여 인정받기 위해 스스로 자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이러한 순수한 마음으로 복음을 전하는 사역은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선다 할지라도 두렵지 않은 이유가 되며 그리스도로 변화된 양심을 가진 자들은 자신의 모습을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으리라 확신하는 것입니다.

3절에서는 ‘만일 우리의 복음이 가리었으면 망하는 자들에게 가리어진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바울을 비난하는 이들 가운데는 바울이 전하는 복음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성경이 완성된 이후의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을 통해 값없이 믿음으로 받은 구원의 은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씀이지만, 초대교회 당시 성도들에게는 이해가 쉬운 말씀은 아니었습니다.

사도 베드로도 바울이 전하는 구원의 복음에 대해 ‘어려운 것이 더러 있으니’라고 말씀하며 ‘억지로 풀다가 스스로 멸망’에 이르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씀했습니다(벧후 3:16).

바울이 전하는 복음은 불신자들에게는 어려운 것이지만 믿음을 가진 성도는 쉽게 이해되는 은혜로운 말씀입니다.

바울을 대적하는 이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복음을 순수하게 받는 것이 아닌 그들의 마음을 덮고 있는 수건을 걷어내지 못하고 율법주의의 관점에서 이해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도 우리는 길거리에서 관계 속에서 복음을 전하지만 우리에게는 너무 간단하고 쉬운 복음을 세상 사람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고 받을 수도 없는 숨겨진 이야기로 들릴 것입니다.

오늘도 주의 긍휼하심으로 그리스도의 복음 전파의 사명을 맡은 자로서 부끄럽지 않은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시는 저와 여러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