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쁘게 할 자” (고후 2:1-4)

1.내가 다시는 너희에게 근심 중에 나아가지 아니하기로 스스로 결심하였노니

2.내가 너희를 근심하게 한다면 내가 근심하게 한 자밖에 나를 기쁘게 할 자가 누구냐

3.내가 이같이 쓴 것은 내가 갈 때에 마땅히 나를 기쁘게 할 자로부터 도리어 근심을 얻을까 염려함이요 또 너희 모두에 대한 나의 기쁨이 너희 모두의 기쁨인 줄 확신함이로라

4.내가 마음에 큰 눌림과 걱정이 있어 많은 눈물로 너희에게 썼노니 이는 너희로 근심하게 하려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내가 너희를 향하여 넘치는 사랑이 있음을 너희로 알게 하려 함이라

바울은 고린도교회 방문을 미루고 있는 이유를 고린도교회 성도들을 아끼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1:23).

오늘 본문은 고린도교회 방문을 미뤄온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1절에서 ‘내가 다시는 너희에게 근심 중에 나아가지 아니하기로 스스로 결심’하였다고 말씀합니다.

이는 이전의 방문이 상당한 근심 가운데 방문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근심’(뤼페)은 ‘감정적으로 그리고 영적으로 매우 비통한 상태’를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두 번째 방문했을 때 바울을 당황하게 했던 것은 고린도교회 성도들의 서신과 고린도로부터 온 사람들로부터 전해 들은 교회 내의 여러 문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비통할 만큼 훨씬 심각한 상태였던 것입니다.

바울은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교회 내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고린도교회를 떠나게 되므로 바울은 반대하는 이들에게 더 큰 비난을 받게 되었습니다.

짐작해보기는 두 번째 방문의 경우 육로가 아닌 해로를 택했을 것이고 고린도교회 뿐 아니라 마게도냐 지역까지 돌아봤다면 다시 고린도를 거쳐서 에베소로 돌아가야 함에도 고린도교회를 들르지 않고 에베소로 돌아갔던 것 같습니다.

이번 방문에도 고린도를 통하지 않고 육로를 택해 오게 되므로 마치 일부러 고린도교회 방문을 꺼려서 미루고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학자들은 바울이 이러한 오해를 받지 않고 해결하지 못한 교회 내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에베소를 떠나기 전 디도의 편에 지금은 소실되어 남아 있는 한 편의 편지를 보냈다고 봅니다.

이 편지는 4절에서 밝히는바 ‘많은 눈물’로 썼던 편지였습니다.

만일 재차 방문함에도 대적자들을 색출하여 출교하고 관련자들을 징계하는 일들을 단행한다면 바울이 그렇게 눈물로 가슴 아파할 정도로 사랑하는 성도들에게 기쁨의 회복이 아닌 재차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반복될 것이기에 바울의 넘치는 사랑을 알게 하려고 편지를 썼었다고 그 이유를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이 편지는 상당한 효과를 내어 교회 내에 많은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이전 방문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완전히 정리할 수 있기를 기대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 소식을 디도를 통해 마게도냐에서 듣고 바울은 고린도교회 방문에 앞서 이 서신을 쓰는 것입니다.

바울은 성도들을 가슴 아프게 할 우려가 있는 방문을 미루고 대신 눈물의 서신을 보내었는데 기대했던 만큼 교회가 스스로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임에 따라 이번 방문은 오히려 서로 간에 위로가 있는 방문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이제 고린도교회 성도들에게 기쁨으로 나아가기를 소망합니다.

상황이 좋아졌다 해도 바울을 반대하는 이들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완전한 관계 회복의 기대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3절에서 ‘너희 모두에 대한 나의 기쁨이 너희 모두의 기쁨인 줄 확신’한다고 말씀합니다.

그러나 바울은 서로 기쁨을 나눠야 할 성도들을 가슴 아프게 하는 일을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와 고린도교회와 성도들을 사랑하는 바울의 간절한 마음을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교회는 분명 정당한 권징을 통해 그리스도의 복음의 순수성을 지켜가야 합니다.

그러나 사랑이 식고 미움과 아픔만 남는 권징이라면 올바른 교회와 성도의 모습이 아닙니다.

요한계시록 2:4,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예수님께서 요한을 통해 계시로 에베소 교회에 말씀하실 때 악한 자들과 거짓 사도들을 처단한 일을 칭찬하시면서도 그들이 처음 사랑을 버린 것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하셨습니다.

사랑과 긍휼 없는 권징은 오히려 서로 간에 사랑을 잃어버리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바울은 나를 기쁘게할 자인 성도들에게 다시는 아픔의 만남이 아닌 사랑과 위로와 기쁨의 교제로 나아가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많은 교회가 이단의 문제와 성도들 간의 분열 그리고 목회자와의 불신 등의 문제로 어려워합니다.

정당한 권징의 시행으로 교회를 바로 세워야 하지만 긍휼과 사랑의 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늘도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 5:44)라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공의의 편에 서되 사랑의 마음을 잃지 않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