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신년특별새벽기도 - 여섯째날

“주님의 길” (눅 9:57),

“길 가실 때에 어떤 사람이 여짜오되 어디로 가시든지 나는 따르리이다”

오늘 본문은 ‘길을 가실 때에’라는 말로 시작하므로, 이어지는 대화는 길을 걷는 도중에 나눠진 대화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예루살렘으로 가고자 하여 도중 먼저 사람들을 보내 사마라아에 숙소를 정하도록 말씀했지만, 사마리아인들은 예수님 일행이 예루살렘을 향하는 유대인들인 줄을 알고 숙소를 내주기를 하나같이 거부하였습니다.

이에 화가 난 야고보와 요한이 ‘주여 우리가 불을 명하여 하늘로부터 내려 저들을 멸하라 하기를 원하시나이까’라고 말하므로 예수님께 꾸지람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보아너게’ 즉 ‘우레의 아들’이라는 별명을 주셨던 것입니다(막 3:17).

이런 이유로 예수님과 제자들은 늦은 시간 다른 마을로 숙소를 찾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본문에서 ‘길 가실 때에’라는 말을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주님이 가시는 길이 그리 순탄한 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암시적으로 나타내는 문학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어디로 가시든지 나는 따르리이다’라고 말씀합니다.

마태복음 8:19에서는 이 말씀을 예수님께 한 사람이 ‘한 서기관’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서기관은 일반적으로 율법학자로 바리새인들의 우두머리격이 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이러한 사람이 예수님께 나아와 따르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순간적인 행동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분명히 니고데모나, 아리마대 사람 요셉과 같이 예수님의 행적과 그 하신 말씀들을 꾸준히 듣고 살펴서 예수님을 구약에서 예언된 오실 메시야로 인정하고 제자가 되기로 결심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를 칭찬하지 않으시고,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집이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도다’라고 답하시며, 서기관에게 선택의 기회를 다시 제시하셨습니다.

서기관이 어떠한 선택을 했는지는 나와 있지 않지만,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길은 머리 둘 곳조차 얻기 쉽지 않은 고난의 길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러한 것을 감수할 수 있어야만 주님을 따를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주님의 길은 고난의 길이셨지만, 그 길은 우리의 구원을 완성하는 길이셨고, 그 고난이 없었다면 구원도 없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분명히 생각하고, 믿음으로 주님 걸으신 고난의 길에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에는 예수님께서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르라

’라고 말씀하셨고, 그는 ‘나로 먼저 가서 내 아버지를 장사하게 허락하옵소서’라고 답하였습니다.

이 사람의 답은 지금 아버지가 돌아가셨기에 장례를 치러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연로하신 아버지를 모시기 때문에 그 아버지를 장사할 때까지는 어렵다는 거절의 뜻을 밝힌 것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죽은 자들로 자기의 죽은 자들을 장사하게 하고 너는 가서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라’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주님의 길을 따라가고자 하는 성도는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이 더 우선인가를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인간적 도리나 사회적 책임도 중요하지만, ‘나로 먼저 가서’라는 대상이 세상이 아니라 주님과 복음 전파가 될 때 그는 분명 주님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입니다.

또 다른 사람이 ‘주여 내가 주를 따르겠나이다마는 나로 먼저 내 가족을 작별하게 허락하소서’라고 말씀합니다.

이 사람은 주님을 따르겠다는 마음과 가족들이 과연 허락할 것인가라는 생각이 함께 있어서 망설이고 있습니다.

가족들에게 주님을 따르겠다고 말하였다가 그들이 반대한다면 포기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전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하지 아니하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농부가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본다면 그가 일군 밭이랑은 곧게 일궈질 수 없어 다시 일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주님의 말씀은 주님의 길을 걷는 도중에 후회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말에 흔들릴 신앙이라면, 끝까지 그 길을 완주하기 어려우며 오히려 주님의 길을 걷는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 요소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하시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예수님께서 세 사람과 나눈 대화를 통해 주님의 길을 걷는 성도의 자세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첫째로, 주님의 길을 걷는 성도는 반복된 고난이 온다 할지라도 피하거나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둘째로, 주님의 길을 걷는 성도는 세상 그 무엇보다 주님을 먼저 생각하고 믿음으로 따르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셋째로, 주님의 길을 걷는 성도는 믿음의 삶을 후회하거나 세상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는 모습이 없어야 합니다.

이러한 모습들은 종합적으로 말씀하신 구절이 누가복음 14:26-27절입니다.

“무릇 내게 오는 자가 자기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와 더욱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아니하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고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자도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으셨습니다.

영존하신 하나님의 본체이신 성자 하나님의 존귀함도 내려놓으셨습니다.

가족과 제자들까지 모든 인간관계를 내려놓으셨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장 소중하게 여길 목숨까지도 내려놓으셨습니다.

이처럼 ‘미워한다’는 것은 그들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 앞에 ‘내려놓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 언덕길을 올라 십자가에 못 박히셨듯이 성도들도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의 뒤를 따르는 결단이 있어야 참으로 제자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 7:13-14에서,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올 한 해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어떠한 방해에도 흔들리지 말고, 주님만 바라보고, 두려움 없이 그 좁은 문 좁은 길, 생명의 길, 주님의 길로 나아가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

고린도전서 1:18,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