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신년특별새벽기도 - 넷째날

“막다른 길” (히 6:4-6)

4.한 번 빛을 받고 하늘의 은사를 맛보고 성령에 참여한 바 되고

5.하나님의 선한 말씀과 내세의 능력을 맛보고도

6.타락한 자들은 다시 새롭게 하여 회개하게 할 수 없나니 이는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을 다시 십자가에 못 박아 드러내 놓고 욕되게 함이라

운전을 오래 하신 분들은 한 번쯤 막다른 골목이나 논둑 길 한 가운데서 길이 좁아져서 오도가도 못하게 된 경험들이 있으실 겁니다.

그래도 운전 실력이 뛰어난 분들은 조심해서 빠져나오지만, 경험이 부족한 분들은 좁은 골목에서 후진하다가 접촉사고가 나거나 논으로 추락의 위기를 겪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처럼 신앙의 막다른 길 끝에 서게 되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바울의 동역자 가운데 데마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데마는 바울이 로마에 1차 투옥되었을 때, 열심히 그를 도왔던 사람입니다.

바울은 그를 빌레몬서 1:24에서는 ‘나의 동역자’, 골로새서 4:14에서는 누가와 더불어 ‘사랑받는’ 데마라고 소개합니다.

그러나 로마의 기독교에 대한 핍박이 심해지고 바울이 다시 로마에 2차 투옥되어 죽음의 위기에 놓였을 때 그는 바울 곁에 없었습니다.

바울은 디모데후서 4:10에서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하여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갔고’라고 말씀합니다.

물론 바울이 복음 사역을 감당하면서 그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겠습니까만, 디모데에게 편지하면서 데마가 ‘나를 버렸다’라는 말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바울 생각에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일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바울이 그를 두고 이렇게 안타까워하는 것은 세상을 사랑하고 고난을 피해 도망간 그가 믿음을 회복하고 돌아올 가능성이 희박해 보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오늘 본문에서 신앙의 뜨거운 체험을 가진 성도가 타락하게 된다면 다시 회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하나님의 아들을 다시 십자가에 못 박아 드러내 놓고 욕되게’ 하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람들도 교회 안으로 들어와 처음에는 다른 성도들과 다름없이 뜨겁게 헌신하고, 믿음 충만해 보이는 모습으로 신앙생활을 하던 이들입니다.

문제는 그들 안에 중생의 경험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거듭난 신앙을 갖지 못하면, 그의 신앙은 그럴듯한 가짜일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그들은 교회 안에 있으면서도, 교회의 지도를 따르기를 거부하고 다툼을 일으키며 마음이 부패하여 신앙마저 자신의 이익의 도구로 여기기도 합니다.

디모데전서 6:5, “마음이 부패하여지고 진리를 잃어 버려 경건을 이익의 방도로 생각하는 자들의 다툼이 일어나느니라”

예수님의 제자 가룟인 유다는 성도들이 주의 사역을 위해 자원하여 드린 헌금을 관리하면서 손을 대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기에 사도 요한은 ‘그는 도둑이라 돈궤를 맡고 거기 넣는 것을 훔쳐 감이러라’라고 말했습니다.

요한복음 12:6, “이렇게 말함은 가난한 자들을 생각함이 아니요 그는 도둑이라 돈궤를 맡고 거기 넣는 것을 훔쳐 감이러라”

이에 만족하지 못한 유다는 결국 예수 그리스도까지도 대제사장에게 은 삼십에 팔아버렸습니다.

비록 그가 그 돈을 쓰지도 못하고 되돌려 주려 하기는 하였지만, 이미 상황을 돌이킬 수는 없었습니다.

데마도, 유다도 처음에는 다 믿음이 충만해 보이고, 바울의 동역자로, 예수님의 제자로 인정받을 만큼 헌신하는 모습이었음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진짜 믿음으로 행한 일들이 아니었기에, 순간적으로는 기쁨으로 신앙생활을 하였지만, 이내 실망하고 세상으로, 사망의 길로 돌아올 수 없는 막다른 길로 가버리고 만 것입니다.

이러한 말씀을 듣다가 보면 배교한 사람들 가운데는 하나님께서 구원하시기로 택하신 자들은 없다는 것인가? 라는 의문을 갖게 될 것입니다.

대부분 장로교 목사님들은 칼빈주의 선택교리를 따라 하나님께서 창세 전에 택하신 자들은 잠시 미혹되어 세상으로 나가게 된다 할지라도 결국에는 회심하고 돌아오게 하신다는 설교를 합니다.

그럼에도 히브리서 기자가 단호히 배교자들이 다시 새롭게 회개할 수 없다고 말씀하는 것은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말씀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로마의 핍박이 극에 달한 시기에 많은 성도가 순교하는 때에 세상을 사랑하고 자기 목숨을 위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배반하는 이들을 볼 때 그들이 다시 돌아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며, 남아 있는 성도들에게 변치 않는 인내와 믿음을 갖도록 독려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러나 히브리서 기자의 이런 말씀은 심판에 대한 경고이지, 그들이 돌아올 길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씨뿌리는 자의 비유를 보면 돌밭과 가시떨기 밭에 떨어진 씨앗이 열매 맺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시면서, 둘 다 처음에는 말씀을 기쁨으로 받았지만, 돌밭의 씨는 뿌리가 깊지 않아서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날 때는 곧 넘어지는 게 되고, 가시 떨기밭의 씨는 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에 말씀이 막혀 결실하지 못하게 된다 라고 말씀합니다.

분명 그들이 열매 맺지 못한 것은 그들은 원래부터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좋은 밭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좋은 밭은 어떠한 핍박이나 세상 유혹에도 믿음을 지키는 자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마태복음 13장에서 이어지는 알곡과 가라지 비유에서는, 주인이 같은 밭에 뿌려진 좋은 씨와 가라지 씨를 그냥 두어 추수 때까지 기다리도록 하는 모습을 통해 배교자들에 대한 판단도 우리가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태복음 13:29, “주인이 이르되 가만 두라 가라지를 뽑다가 곡식까지 뽑을까 염려하노라”

그러나 추수 할 때가 가까워져 오지만, 세상은 여전히 더 힘들어지고, 고난은 감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가 아니고는 배교하고 세상을 향한 그들이 다시 돌아오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예레미야 6:16,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너희는 길에 서서 보며 옛적 길 곧 선한 길이 어디인지 알아보고 그리로 가라 너희 심령이 평강을 얻으리라 하나 그들의 대답이 우리는 그리로 가지 않겠노라 하였으며”

유다의 멸망이 임박한 마지막 때에 하나님께서 예레미야 선지자를 통해 아무리 경고하여도 남유다는 그 누구도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따르는 자가 없었고, 결국은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구주로 믿으십니까?, 하나님을 아버지로 고백하십니까? 성령의 도우시는 은혜를 체험하셨습니까? 그렇다면 이 믿음 주님 오실 그날까지 흔들리지 말고, 신앙의 막다른 길에 들어설지라도 다시 돌이켜 주님께 돌아올 수 있는 은혜를 누리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