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 딸 바벨론이여” (사 47:1-5)

1.처녀 딸 바벨론이여 내려와서 티끌에 앉으라 딸 갈대아여 보좌가 없어졌으니 땅에 앉으라 네가 다시는 곱고 아리땁다 일컬음을 받지 못할 것임이라

2.맷돌을 가지고 가루를 갈고 너울을 벗으며 치마를 걷어 다리를 드러내고 강을 건너라

3.네 속살이 드러나고 네 부끄러운 것이 보일 것이라 내가 보복하되 사람을 아끼지 아니하리라

4.우리의 구원자는 그의 이름이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거룩한 이시니라

5.딸 갈대아여 잠잠히 앉으라 흑암으로 들어가라 네가 다시는 여러 왕국의 여주인이라 일컬음을 받지 못하리라

오늘 본문은 바벨론이 그들의 죄악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심판을 받아 멸망을 당하게 될 것을 예언하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처녀 딸 바벨론이여 내려와서 티끌에 앉으라’라고 말씀합니다.

‘처녀 딸’이라는 말은 아직 남자를 알지 못하는 동정녀라는 의미의 말로, 당시 바벨론 성이 어떠한 이방 나라로부터도 침략을 받지 않았다는 의미로 사용된 것입니다.

그러한 바벨론을 향하여 ‘내려와서 티끌에 앉으라’, ‘땅에 앉으라’라고 말씀하는 것은 마치 슬픔에 잠겨 재를 머리에 뒤집어 쓰고 땅바닥에 앉아 있는 모습처럼 바벨론이 멸망으로 비참한 상태에 이르게 될 것을 묘사한 것입니다.

바벨론의 마지막 왕은 나보니더스였는데, 그는 느부갓네살 왕의 사위로 느부갓네살의 아들인 2인자 벨사살과 공동으로 통치하였으며, 바벨론 성이 함락될 당시 나보니더스는 원정길에 나섰고, 벨사살이 대신하여 바벨론 성을 대리 통치하였다가 급습한 바사 군대에게 죽임을 당하고 군대가 항복하므로 바사왕 고레스는 전쟁없이 바벨론 성을 차지하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바벨론은 멸망하고 ‘네가 다시는 곱고 아리땁다 일컬음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말씀이 실현되었습니다.

‘맷돌을 가지고 가루를 갈고 너울을 벗으며 치마를 걷어 다리를 드러내고 강을 건너라’는 말씀은 바벨론이 멸망으로 인하여 그 백성들이 비참한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맷돌을 가지고 가루를 갈고’라는 말씀은 여자 노예들이 맷돌로 곡식을 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너울을 벗으며’라는 말씀은 고귀한 신분에서 천한 신분이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치마를 걷어 다리를 드러내고 강을 건너라’라는 말씀은 노예 신분의 여성들이 허벅지를 드러내고 일하는 모습이나 또는 강을 건너 노예로 팔려가는 모습을 묘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의 비참함은 이어지는 ‘네 속살이 드러나고 네 부끄러운 것이 보일 것이라’라는 말씀에서 더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전쟁의 포로가 되어 노예가 된 여인들을 알 몸이 드러나도록 벗거 놓아 수치를 당하게 하는 것처럼 바벨론과 그 백성들이 비참한 상태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바벨론이 이러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을 ‘내가 보복하되 사람을 아끼지 아니하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즉 바벨론이 이스라엘을 향한 징계의 도구로 사용되었지만, 그들은 도에 지나치도록 무자비하게 이스라엘 백성들을 대하였고, 게다가 그들은 교만하여 자신들이 하나님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것처럼 말하고 행동한 것에 대한 심판으로 그들을 멸망시키실 것이라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사람을 아끼지 아니하리라’라는 말씀의 원문의 뜻은 ‘나는 한 사람도 만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바벨론을 심판하심에 있어서 그 누구도 중재자가 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으며, 또는 심판함에 있어서 그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다는 단호함을 드러낸 표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을 전하던 중 선지자는 ‘우리의 구원자는 그의 이름이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거룩한 이시니라’라고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던 중 갑작스러운 선지자의 고백은 그가 바벨론의 멸망에 관한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을 들으며 선지자가 느낀 놀람의 감정과 하나님을 향한 감사와 신앙고백을 기록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구원자’라는 칭호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어떠한 값을 치르고서라도 반드시 구원하실 분이시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며, 바벨론을 멸망시키시는 일도 결국은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기 위한 방편이심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입니다.

‘만군의 여호와’라는 칭호는 하나님께서 천군천사를 주관하시는 분이시라는 뜻이지만, 바벨론이 섬기는 일월성신이 하나님 앞에서는 그저 피조물일 뿐 아무것도 아님을 드러내는 표현이라 하겠습니다.

‘이스라엘의 거룩한 이’라는 칭호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신 여호와는 세상 어떤 우상과도 구별되는 유일하신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말씀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딸 갈대아여 잠잠히 앉으라 흑암으로 들어가라 네가 다시는 여러 왕국의 여주인이라 일컬음을 받지 못하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바벨론이 멸망할 것이며, 그들이 다시는 예전과 같은 명성을 회복하지 못하게 될 것을 선언하시는 것입니다.

바벨론은 하나님의 심판의 도구로 남유다뿐 아니라 열국을 다스리는 권세를 얻어지만, 교만으로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겸손히 주를 섬기고 순종하며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맡기신 복음 사명을 잘 감당하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