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한 자의 기도” (시 7:1-5)

1.여호와 내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피하오니 나를 쫓아오는 모든 자들에게서 나를 구원하여 내소서

2.건져낼 자가 없으면 그들이 사자 같이 나를 찢고 뜯을까 하나이다

3.여호와 내 하나님이여 내가 이런 일을 행하였거나 내 손에 죄악이 있거나

4.화친한 자를 악으로 갚았거나 내 대적에게서 까닭 없이 빼앗았거든

5.원수가 나의 영혼을 쫓아 잡아 내 생명을 땅에 짓밟게 하고 내 영광을 먼지 속에 살게 하소서 （셀라）

시편 7편은 다윗의 시이며, 표제는 ‘다윗의 식가욘, 베냐민인 구시의 말에 따라 여호와께 드린 노래’입니다.

‘식가욘’은 정확한 뜻은 알려있지 않지만, 학자들은 탄식 내시는 방랑의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억울한 고난 가운데 탄식하며 쓴 시이거나 고난을 피해 방랑할 때에 지은 시일 것으로 해석합니다.

또 다윗에게 악한 말을 쏟아 냈던 ‘베냐민 사람 구시’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는 없습니다.

다만 유력한 인물로는 다윗이 압살롬에게 쫓길 때 저주하던 ‘시므이’나 왕이 다시 궁으로 돌아올 때 이스라엘 사람들을 선동하여 다윗을 따르지 못하게 하였던 ‘세바’가 있습니다.

사울왕도 베냐민 족속이긴 하지만 다윗이 도피 생활을 하는 가운데도 사울을 저주하거나 해하려 하지 않았음을 볼 때 구시일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어느 때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다윗은 구시라는 사람을 통해 모함을 받아 매우 곤란하고 괴로운 상황이었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이러한 억울한 심정을 하나님 앞에 탄식하며 기도하였습니다.

1절에서 다윗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쫓아오는 ‘모든 자들에게서 구원’하여 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는 자신을 모함하는 구시와 함께 동조하여 자신을 해하려 하는 무리에게서 벗어나는 길은 오직 주께 피하는 길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비록 대적자들을 피해 도망 중이지만 다윗은 사람을 의지하지 않고 이미 자신의 모든 것을 하나님께 의탁하였습니다.

마치 사자와 같이 찢고 뜯으려고 쫓아오는 그들에게서 구출하여 건져내실 뿐은 오직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믿기에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였던 것입니다.

다윗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공의의 하나님이시기에 죄 있는 자를 그냥 용서하시지는 않습니다.

만약 자신을 모략하는 그 내용이 사실이라면 아무리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분께 피한다고 하여도 하나님께서 보호해 주실 리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하나님 앞에 스스로 자신을 변호합니다.

다윗은 만일 지금 나열하는 여러 죄악의 모습이 사실이라면 “원수가 나의 영혼을 쫓아 잡아 내 생명을 땅에 짓밟게 하고 내 영광을 먼지 속에 살게 하소서”라고 고백합니다.

첫째로 다윗은 구시가 모함한 말들과 같이 행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구시의 말이 어떠한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다윗을 대적하는 무리들로 바뀌었음을 볼 때 매우 부적절한 행동을 하였다고 모함했던 것입니다.

둘째로 내 손에 죄악이 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이 말은 사람들에게 비난받을 만한 불의나 불법을 행하지 않았다는 말씀입니다.

구시는 다윗이 불법을 행하였다고 거짓으로 고발하였던 것입니다.

셋째로 화친한 자를 악으로 갚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사람들 간에 화친의 언약을 매우 중요시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에 들어갈 때 기브온 족속에게 속아 서로 화친을 맺었지만, 그 화친에 따라 여호수아는 그들을 살려주었습니다(수 9:15, 26).

다윗도 마찬가지로 친구로 또는 동맹으로 언약을 맺은 개인이든 족속이든 나라이든 어떤 사람들에게도 악으로 갚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넷째로 ‘내 대적에게서 까닭 없이 빼앗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다윗은 대적이라 할지라도 이유 없이 그들을 약탈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 죄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 앞에서는 죄인이나 사람들 앞에서는 모함을 받거나 비난을 받을 만한 죄가 없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하나님께 자신을 구원하시되 만일 죄가 있다면 그 죄의 값을 치러도 당연하다고 말하였던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비록 이 땅을 살아가기에 다윗처럼 사람들에게 모함을 당하고 곤경에 빠질 수도 있지만, 하나님은 모든 것을 다 아시기에 인간적인 방법으로 대적하기보다는 먼저 하나님께 기도하는 모습을 가져야합니다.

오늘도 우리의 삶을 다 아시는 주님을 의지하며 정직하게 사시고 주님의 보호하심 가운데 승리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