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번째 표적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이적)

요한복음 2:11, “예수께서 이 첫 표적을 갈릴리 가나에서 행하여 그의 영광을 나타내시매 제자들이 그를 믿으니라”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 첫째 날입니다.

오늘부터 한 주간 요한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표적 7가지를 살펴보며 함께 은혜받고자 합니다.

사도 요한은 제자들 가운데 가장 어린 나이였으며, 예수님의 사랑을 많이 받은 제자였습니다.

요한은 제자들 가운데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남아서 복음을 전한 제자이며, 다른 어떤 복음서 기자보다 더 자세히 예수님의 행적을 기록하였으며, 특별히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메시야이심을 드러내는 표적이 되는 이적을 일곱 번에 걸쳐서 기록하였습니다.

‘표적’(세메이온)은 ‘신호’, ‘표시’등의 뜻을 가지며, 일반적으로 어떤 인격이나 사물을 다른 것과 구별됨을 알게 해 주는 독특한 표시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예수님께서 공생애 동안 보이신 표적이 7번만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요한은 요한복음 21:25에서 “예수께서 행하신 일이 이 외에도 많으니 만일 낱낱이 기록된다면 이 세상이라도 이 기록된 책을 두기에 부족할 줄 아노라”라고 고백하였습니다.

즉 공생애 기간 예수님께서 그리스도로서 행하신 일들은 그 모든 일을 다 기록하지 못할 정도라 많았지만, 그 가운데 일부만을 기록했을 뿐이지만,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알리기에는 충분하다고 사실을 밝히는 것입니다.

오늘 살필 요한복음에 나오는 첫 번째 표적은 가나 혼인 잔치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이적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 부정하던 나다니엘(바돌로매)에게 ‘빌립이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을 때에 보았노라’ 말씀하시자 나다니엘은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시요 당신은 이스라엘의 임금이로소이다’라고 고백하였고, 예수님은 그에게 “~내가 너를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보았다 하므로 믿느냐 이보다 더 큰 일을 보리라”(요 1:50) 하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바로 연결되는 2장의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이적은 예수님께서 나다니엘에게 말씀하셨던 ‘이보다 더 큰 일을 보리라’ 하신 말씀에 대한 성취이며, 하나님의 아들이신 메시야가 이루실 구원 즉 재창조 역사를 예표하는 것입니다.

사건의 내용을 잠시 요약하자면,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가나의 한 혼인 잔치에 초청되어 참석하게 되셨습니다.

이 잔치에는 마리아도 참석하였고, 찬치 기간 내내 자리하면서 그 가정에서 준비한 음식들을 챙겨보는 것으로 보아 결혼식을 하는 가정이 마리아와 인척 관계일 것으로 추정되며, 그렇기에 마리아의 자매 살로매의 아들인 요한도 자연스럽게 예수님께서 행하신 이적의 장면을 목격하고 상세히 기록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보통 유대인들의 결혼식은 최소 일주일 정도 계속되는데, 이 기간 음식과 포도주가 떨어지지 않도록 제공돼야 합니다.

그런데 잔치가 끝나기도 전에 포도주가 떨어졌습니다.

흥겹게 축하하며 잔치하는 가운데 포도주가 떨어진다는 것은 축복된 결혼을 망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 사실을 안 마리아는 예수님께 ‘저들에게 포도주가 없다’라고 알리고 도움을 청합니다.

예수님은 ‘여자여(귀나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요 2:4)라고 답하셨습니다.

이는 공생애를 시작하면서 공적 관계에서의 정중한 어조로 말씀하신 것으로 ‘여사님, 나와 당신에게 이 일이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라는 말씀은 아직 표적을 행하실 때가 아니라는 거부 의사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이루실 구원을 완성하실 때를 의미한다고도 해석할 수 있겠으나, 이어서 이적을 행하시는 모습을 볼 때는 인간 마리아의 요청에 의해서가 아닌, 하나님의 뜻에 따라서만 이러한 이적을 행하신다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말씀에도 불구하고 마리아는 잔칫집 하인들에게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당부했습니다.

여기서 생각해볼 것은 과연 마리아가 예수님께서 이 문제를 이적을 통해 해결하실 것을 믿고 알았는가? 입니다.

학자들 가운데 다수는 예수님의 특별한 탄생과정과 성전에서의 시므온과 안나의 축복과 예언의 말씀 등을 알고 있었던 마리아가 예수님께서 이러한 이적을 행하실 능력이 있음을 이미 알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공생애 전 예수님께서 마리아의 요청 내지는 특별한 경우에 종종 범상치 않은 이적을 행하시지 않았다면, 예수님께서 어린 아기 때 있었던 일들로 인해 30살이 넘은 아들에게 갑작스럽게 이적을 요청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오히려 공생에 전까지 요셉이 소천한 후 항상 어머니를 도와 지혜롭게 집안일들을 처리했던, 순종적인 장남에게 어머니로서 어려움에 처한 친척의 결혼식을 위해 해결의 방법을 찾아주기를 원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하인들은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포도주 통이 아닌 유대인의 정결 예식을 위한 두세 통 드는 돌항아리 여섯에 물을 채웠고, 그 물을 떠서 연회장에게 가져다주었을 때, 그 물은 이미 질 좋은 포도주가 되어 있었습니다.

대부분 이 사건을 설교할 때면, 하인들의 순종을 주제로 삼아 순종하는 성도가 되자는 결론을 맺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구절은 요한복음 2:11, “예수께서 이 첫 표적을 갈릴리 가나에서 행하여 그의 영광을 나타내시매 제자들이 그를 믿으니라”입니다.

요한이 의도하는 바 이 이적을 첫 번째 표적으로 제시한 것은 이 이적이 바로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 되시는 메시야이심을 나타내어 이 이야기를 읽고 듣는 이로 하여금 오직 예수님만이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우리를 구원하실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려는 것입니다.

제자들은 이 이적을 자신들의 눈으로 목도하였고, 그들이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며, 메시야시라는 사실을 확실히 믿게 되었으며, 공생애 기간 예수님을 믿고 따를 수 있는 증거가 되었고, 장차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해 순교할 수 있는 믿음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고난 주간 첫날입니다.

이 말씀을 통해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고, 간구하는 것을 이루시고, 영생을 누리게 하실 유일한 구세주라는 사실을 믿음으로 받고 기도하는 가운데 영육간에 큰 은혜를 체험하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