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말하기를” (렘 3:1-5)

1.그들이 말하기를 가령 사람이 그의 아내를 버리므로 그가 그에게서 떠나 타인의 아내가 된다 하자 남편이 그를 다시 받겠느냐 그리하면 그 땅이 크게 더러워지지 아니하겠느냐 하느니라 네가 많은 무리와 행음하고서도 내게로 돌아오려느냐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2.네 눈을 들어 헐벗은 산을 보라 네가 행음하지 아니한 곳이 어디 있느냐 네가 길 가에 앉아 사람들을 기다린 것이 광야에 있는 아라바 사람 같아서 음란과 행악으로 이 땅을 더럽혔도다

3.그러므로 단비가 그쳤고 늦은 비가 없어졌느니라 그럴지라도 네가 창녀의 낯을 가졌으므로 수치를 알지 못하느니라

4.네가 이제부터는 내게 부르짖기를 나의 아버지여 아버지는 나의 청년 시절의 보호자이시오니

5.노여움을 한없이 계속하시겠으며 끝까지 품으시겠나이까 하지 아니하겠느냐 보라 네가 이같이 말하여도 악을 행하여 네 욕심을 이루었느니라 하시니라

오늘 본문은 죄악에 물든 유대 백성들이 고난 중에 잠시 회개하는 모습을 보일지라도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회개가 진실한 것이 아님을 아시기에 받지 않으실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말하기를’(레모르)이라는 말로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말하는 속담 내지는 상식적인 말을 소개하며 ‘가령 사람이 그의 아내를 버리므로 그가 그에게서 떠나 타인의 아내가 된다 하자 남편이 그를 다시 받겠느냐 그리하면 그 땅이 크게 더러워지지 아니하겠느냐 하느니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이미 신명기 24:1-4에서 이혼과 재혼에 관하여 백성들에게 주어진 율법의 내용이므로, 어떤 이들은 ‘그들’이 말한 것이 아닌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율법이 당시 상황이나 상식과 동떨어진 전혀 새로운 것을 제시한 것이 아닌 인간이라면 가져야 할 상식적인 부분까지 담고 있음을 고려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사람들의 상식을 소개하는 것처럼 말씀하는 것은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남편이 아내가 음행한 일이 없음에도 단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혼증서를 써주고 내보냈는데, 그 여인이 타인의 아내가 되었다면, 아무리 후회하여도 그 여인을 다시 아내로 맞이하고자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며 하나님께서 주신 땅을 더럽히는 악한 행위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유다 백성들의 실상은 제시된 이야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더 악하고 더러운 모습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부당하게 이스라엘 백성들을 내쫓으신 일이 없으며, 큰 은혜를 베풀었음에도 오히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을 저버리고 다른 우상들을 자신들의 신들로 받아들이고 섬기는 죄악을 범하였으므로, 하나님께서 그들을 받기를 거부하고 그들을 용서하지 않는다고 해도 부당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하나님께서는 ‘네가 많은 무리와 행음하고서도 내게로 돌아오려느냐’라고 반문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범한 우상 숭배의 실상을 말씀하기를 ‘네 눈을 들어 헐벗은 산을 보라 네가 행음하지 아니한 곳이 어디 있느냐 네가 길 가에 앉아 사람들을 기다린 것이 광야에 있는 아라바 사람 같아서 음란과 행악으로 이 땅을 더럽혔도다’라고 말씀하십니다.

2:20에서도 밝혔듯이 그들은 ‘모든 높은 산 위에서’ 바알과 우상들을 섬기고 음행하는 제의식을 행하였습니다.

조금만 눈을 들어 높은 산이나 민둥산을 바라봐도 어렵지 않게 그들이 우상을 섬기기 위해 만들어 놓은 산당과 제단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유다 백성들은 길거리에서 사람들을 유혹하는 창기처럼 음란과 행악으로 하나님께서 기업으로 주신 가나안 땅을 더럽혔는데, 그들이 우상과 음행에 적극적인 모습이 마치 약탈하려고 광야에서 매복하는 아라바 사람과 같았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하나님께서는 ‘단비가 그쳤고 늦은 비가 없어졌느니라’라고 말씀하십니다.

보통은 ‘이른 비와 늦은 비’로 표현되는 파종과 경작을 위해 꼭 필요한 비가 내리지 않았음을 말합니다.

학자들은 실제로 예레미야 선지자의 사역 초기에 비가 내리지 않는 극심한 가뭄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럼에도 유다 백성들은 깨닫지 못하였으므로 ‘그럴지라도 네가 창녀의 낯을 가졌으므로 수치를 알지 못하느니라’라고 회개치 않는 그들을 책망하십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제부터는 그들이 부르짖으며 ‘나의 아버지여 아버지는 나의 청년 시절의 보호자이시오니 노여움을 한없이 계속하시겠으며 끝까지 품으시겠나이까’라고 말하게 될 것이라는 말씀합니다.

유다 백성들은 선지자들을 통해 수없이 경고하여도 듣지 않다가 가뭄으로 고통을 겪게 되는 그제야 뻔뻔하게도 하나님은 자비로우신 하나님이시기에 곧 노여움을 푸시고 자신들을 구원하여주실 것이라는 기대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치 자신들의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계속해서 죄악의 모습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학자들은 이미 시작된 요시야의 종교개혁에도 이 면에는 유다 백성들이 우상 숭배와 악행을 버리지 못했다고 봅니다.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께 정직한 신앙의 고백과 합당한 삶이 드려지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