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앞에 굳게 서리이다” (시 102:23-28)

23.그가 내 힘을 중도에 쇠약하게 하시며 내 날을 짧게 하셨도다

24.나의 말이 나의 하나님이여 나의 중년에 나를 데려가지 마옵소서 주의 연대는 대대에 무궁하니이다

25.주께서 옛적에 땅의 기초를 놓으셨사오며 하늘도 주의 손으로 지으신 바니이다

26.천지는 없어지려니와 주는 영존하시겠고 그것들은 다 옷 같이 낡으리니 의복 같이 바꾸시면 바뀌려니와

27.주는 한결같으시고 주의 연대는 무궁하리이다

28.주의 종들의 자손은 항상 안전히 거주하고 그의 후손은 주 앞에 굳게 서리이다 하였도다

시온의 재건과 민족의 회복을 믿음으로 고백하던 시인은 다시 자신에게로 시선을 옮기고 있습니다.

현재 시인의 건강은 다가올 시온의 영광을 볼 만큼 견뎌내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육체뿐 아니라 영적으로도 많이 지쳐 있는 상태입니다.

시인은 자신의 질병의 원인을 자신의 죄에 대한 주의 분노와 진노의 결과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가 하나님께서 자신을 치유하여 주시기를 간구할 수 있는 근거는 시온을 긍휼히 여기사 용서하시고 재건하게 하실 하나님께서 자신에게도 동일한 긍휼을 베푸실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시인은 단순히 생명 연장만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죽기 전에 이스라엘의 재건과 시온의 영광을 직접 눈으로 보기를 소망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시인은 ‘그가 내 힘을 중도에 쇠약하게 하시며 내 날을 짧게 하셨도다’라고 고백합니다.

아직 인생의 길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되는 나이인데 인생의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스스로 느낄 정도로 몸이 많이 쇠약해져 있습니다.

이 질병의 이유가 하나님의 징계라면 질병을 고치실 분도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시인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나의 하나님이여 나의 중년에 나를 데려가지 마옵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주변에 중한 병으로 신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분들을 보면 처음에는 자기 질병에 대해 인정하지 못하는 모습을 봅니다.

조금 불편하거나 조금 아플 뿐이지 특별히 자리에 눕거나 거동이 힘들거나 한 것도 아닌데 돌팔이 의사가 잘못 진단한 것이라고 현실을 부정합니다.

그러다가 급격히 나빠지는 상태가 되면 더 손쓸 겨를도 없이 인생을 마감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내게 주신 삶을 어떻게 사느냐입니다.

시인은 아직 감당해야 할 사명이 남아 있기에, 시온이 재건되는 날을 함께 보아야 하기에 아직은 데려가지 마시기를 간구하는 것입니다.

시인은 ‘주의 연대는 대대에 무궁하니이다’라고 고백하며 언약을 대대에 지키시는 영존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과의 언약으로 인하여 그 후손으로 이스라엘을 건국하게 하시고 그 나라를 지켜 주셨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나님과의 언약을 저버리고 죄악으로 인하여 징계를 받아 시온은 훼파되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포로로 끌려가 흩어졌습니다.

그렇다 할지라도 하나님은 여전히 그 언약을 기억하시고 정한 기한에 시온을 재건케 하시고 흩어졌던 백성들을 모아 시온의 영광을 다시 보게 하실 것입니다.

이 사실을 믿기에 그 날을 보기 위해 살려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시인은 세상 모든 만물은 유한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더더욱 인간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다는 것도 잘 압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창세 전에 이미 계셔서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시고 이제까지 세계가 존재하도록 섭리하십니다.

혹여 천지가 없어지는 일이 있을지라도 하나님은 영원히 계시며 변하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무한할 것 같은 하늘과 땅도 결국은 다 낡아질 때가 있을 것이며 사람이 의복이 낡으면 바꿔 입듯이 하나님께서 바꾸고자 하시면 천지를 새롭게도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원히 변치 않고 한결같으신 분은 오직 유일하신 하나님 한 분뿐이십니다.

그러므로 천지는 변하고 세상은 변할지라도 영존하신 하나님께서 맺으신 언약은 하나님께서 불변하시기에 반드시 지켜지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택하신 백성들에게 언약의 성취로 주신 이스라엘 땅을 반드시 지켜 주실 것이며 잠시 받은 징계로 그 땅을 빼앗겼을지라도 시온을 재건케 하시고 이스라엘을 회복시키어 대대로 안전히 거주하게 하실 것입니다.

어쩌면 시인은 단순히 이스라엘의 회복과 시온의 재건만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예언자적 입장에서 오실 메시야를 통해 이루어질 영원한 새 하늘과 새 땅을 꿈꾸는 것일 수 있습니다.

시인이 이스라엘과 시온의 재건을 보기를 갈망하여 쇠약해진 자신의 육신도 회복되기를 소망했던 것처럼 저와 여러분도 주님의 재림을 고대하며 영육간에 참 평안을 누리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