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는 두려운 용사” (렘 20:11-18)

11.그러하오나 여호와는 두려운 용사 같으시며 나와 함께 하시므로 나를 박해하는 자들이 넘어지고 이기지 못할 것이오며 그들은 지혜롭게 행하지 못하므로 큰 치욕을 당하오리니 그 치욕은 길이 잊지 못할 것이니이다

12.의인을 시험하사 그 폐부와 심장을 보시는 만군의 여호와여 나의 사정을 주께 아뢰었사온즉 주께서 그들에게 보복하심을 나에게 보게 하옵소서

13.여호와께 노래하라 너희는 여호와를 찬양하라 가난한 자의 생명을 행악자의 손에서 구원하셨음이니라

14.내 생일이 저주를 받았더면, 나의 어머니가 나를 낳던 날이 복이 없었더면,

15.나의 아버지에게 소식을 전하여 이르기를 당신이 득남하였다 하여 아버지를 즐겁게 하던 자가 저주를 받았더면,

16.그 사람은 여호와께서 무너뜨리시고 후회하지 아니하신 성읍 같이 되었더면, 그가 아침에는 부르짖는 소리, 낮에는 떠드는 소리를 듣게 하였더면, 좋을 뻔하였나니

17.이는 그가 나를 태에서 죽이지 아니하셨으며 나의 어머니를 내 무덤이 되지 않게 하셨으며 그의 배가 부른 채로 항상 있지 않게 하신 까닭이로다

18.어찌하여 내가 태에서 나와서 고생과 슬픔을 보며 나의 날을 부끄러움으로 보내는고 하니라

오늘 본문은 하나님의 보호와 구원과 보복하심을 믿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고난 때문에 인간적 고뇌에 빠진 선지자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말씀입니다.

앞서 선지자는 하나님의 강권적인 부르심으로 순종하여 그 경고하시는 말씀을 백성들에게 전하므로 오히려 고난을 겪게 되는 상황에 대해 하나님께 아뢰었습니다.

그러나 선지자는 ‘여호와는 두려운 용사 같으시며 나와 함께 하시므로’라고 말씀합니다.

선지자는 신앙의 절망과 방황을 지나 이제 자신을 구원하심도 원수 갚아 주심도 오직 하나님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기에 절망 중에도 다시 하나님의 구원과 원수들에게 보복하심을 믿음으로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백성들은 선지자를 ‘사방의 두려움’이라고 불렀고, 자신들의 저주에 따라 선지자가 그 별명과 같이 되게 하실 분이 하나님이시라고 여겼을 것입니다.

그러나 선지자는 오히려 여호와 하나님을 ‘두려운 용사’ 같으시다고 하며, 그 하나님께서 자신과 함께하시므로 그들의 비방이 틀렸고, 하나님께서 오히려 그들에게 ‘두려움’이 되사 ‘나를 박해하는 자들이 넘어지고 이기지 못할 것이오며 그들은 지혜롭게 행하지 못하므로 큰 치욕을 당하오리니 그 치욕은 길이 잊지 못할 것이니이다’라고 고백을 합니다.

그는 어떠한 고난 중에도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면 원수는 패망하고 자신은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하고 있는 것입니다.

선지자는 다시 하나님을 ‘의인을 시험하사 그 폐부와 심장을 보시는 만군의 여호와여’라고 부릅니다.

이는 선지자 자신을 의인에 빗대어 은밀하게 감춰진 마음의 생각까지 다 아시는 하나님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시험하사’라는 말을 통해 자신들이 의롭다고 주장하는 유다 백성들도 그 판단의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선지자는 자신의 모든 상황과 마음에 생각까지 다 아뢰었으므로 하나님께서 판단하시어 자기를 구원하시고, 불의를 행하는 악한 자들에게 ‘주께서 그들에게 보복하심을 나에게 보게 하옵소서’라고 간구합니다.

13절에서 선지자는 ‘여호와께 노래하라 너희는 여호와를 찬양하라 가난한 자의 생명을 행악자의 손에서 구원하셨음이니라’라고 자신을 원수들 가운데서 구원하실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본 구절은 앞뒤의 말씀들을 생각할 때는 다소 뜬금없는 표현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학자들 가운데는 후대에 첨가된 구절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본 절은 앞 절에서 원수들에 대한 보복을 간구하였으므로, 그에 따른 응답으로 하나님께서 자신을 구원하시고 자신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편에 선 가난한 자들을 구원하실 것이라는 확신에서 찬양을 촉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가난한 자’는 물질적 가난을 말하는 것이 아닌 심령이 가난한 경건한 자를 말하며 선지자 자신을 의미합니다.

14-18절에서 선지자는 고난 겪는 욥의 고백을 연상시키듯 자신의 태어남을 저주하며 절망에 모습을 보입니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어떤 이들은 후대에 삽입되었을 것이라 말하고, 어떤 이들은 앞에 들어갈 내용이 뒤로 오기 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계속된 예언의 말씀을 선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돌이켜 회개하고 용서받는 일이 불가능한 상황처럼 보이는 데 따른 선지자의 고통스러운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을 전했지만, 그 말씀은 오히려 백성들의 조롱과 비난거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선지자는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어찌하여 내가 태에서 나와서 고생과 슬픔을 보며 나의 날을 부끄러움으로 보내는고’라고 고백하며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다면 이러한 고생과 슬픔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는 한탄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폐부와 심장까지 살피시는 하나님께서 오늘도 저와 여러분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다 아시는 줄 믿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 있는 모든 감정과 소원을 하나님께 솔직히 아뢰고 그 응답으로 사시는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