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여 너의 신들이” (렘 2:26-28)

26.도둑이 붙들리면 수치를 당함 같이 이스라엘 집 곧 그들의 왕들과 지도자들과 제사장들과 선지자들이 수치를 당하였느니라

27.그들이 나무를 향하여 너는 나의 아버지라 하며 돌을 향하여 너는 나를 낳았다 하고 그들의 등을 내게로 돌리고 그들의 얼굴은 내게로 향하지 아니하다가 그들이 환난을 당할 때에는 이르기를 일어나 우리를 구원하소서 하리라

28.너를 위하여 네가 만든 네 신들이 어디 있느냐 그들이 네가 환난을 당할 때에 구원할 수 있으면 일어날 것이니라 유다여 너의 신들이 너의 성읍 수와 같도다

오늘 본문은 유다가 하나님께 반역하므로 인해 장차 그들이 겪게 될 위기에 관한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도둑이 붙들리면 수치를 당함 같이’라고 말씀하시며, 하나님의 징계로 유다 백성들 특히 지도자들이 당하게 될 수치를 ‘붙잡힌 도둑’에 비유하십니다.

여기서 말씀하시는 도둑은 사람들 사이에 살면서 오랫동안 반복하여 도둑질하므로 죄책감은 사라지고 더욱 대담하게 도둑질을 하다가 꼬리가 밟혀 붙잡히게 되면서 재판에 넘겨져 판결을 통해 큰 수치를 겪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유다의 지도자들은 하나님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속해서 우상을 숭배해 오면서도 전혀 수치스럽게 여기지 않았으며, 그들을 따라 모든 백성이 물들게 하여 하나님을 떠나게 하였습니다.

이러한 죄악의 결과로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심판하사 처벌하시므로 그들은 수치를 겪게 될 것입니다.

‘수치를 당하였느니라’라는 말씀은 자신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외부의 힘에 의하여 부끄러움을 겪게 되는 것을 말씀하는데, 그들이 겪는 수치가 이방 나라로부터 주어질지라도 전적으로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임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예언의 말씀은 아직 유다에 실현되지 않은 시기임에도 본 문장은 이미 과거에 완료된 듯 표현합니다.

이는 우상 숭배와 죄악에 물든 유다를 향한 하나님의 심판이 이미 확정되어 불변할 것임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수치를 당하는 대상을 ‘이스라엘 집’이라고 말씀한 것은 모든 백성까지 이방 나라들의 침공과 유다 멸망으로 인한 수치를 겪게 될 것이라는 말씀이지만, 이어서 ‘그들의 왕들과 지도자들과 제사장들과 선지자들’을 다시 구분하여 말씀하시는 것은 유다가 심판을 받아 이런 수치스러운 상태에 이르게 된 원인이 정치, 사회, 종교 등을 주관하는 지도자들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나무와 돌로 우상을 만들고 ‘나무를 향하여 너는 나의 아버지라 하며 돌을 향하여 너는 나를 낳았다’라고 말한 죄악을 지적하십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섬기는 나무와 돌은 가나안 토착신들인 바알과 아세라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스라엘이 ‘너는 나를 낳았다’라고 말하는 것은 풍요와 다산의 상징이었던 이 우상들의 축복으로 자신들이 번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에 정착하면서 사사 시대 내내 이러한 우상을 섬기는 일로 하나님을 배신하는 일을 반복하였으며, 유다의 멸망 때까지도 이러한 우상 숭배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히스기야 왕이나 요시야 왕의 개혁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러한 우상 숭배의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하나님의 심판을 스스로 재촉해 왔던 것입니다.

사실 이스라엘 특히 유다 백성들은 하나님 외에 다른 신들을 겸하여 섬겼을 뿐 하나님을 섬기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우상 숭배가 곧 하나님께 등을 돌리고 우상에게 그 얼굴을 향하는 행동이라고 규정하십니다.

즉 자기 얼굴을 우상에 향하고 그 우상을 섬기는 행위는 하나님께 등을 돌려 배신하는 행위입니다.

그럼에도 정작 자신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위험이 닥치면 그제야 하나님을 찾고 ‘일어나 우리를 구원하소서’라고 부르짖습니다.

위급한 상황에서 위기를 모면하려고 하나님을 찾고, 구원을 호소하는 것이 진실한 신앙 고백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들은 사사 시대 내내 조금만 평안을 찾으면 오래지 않아 하나님을 배신하고 다시 우상을 섬기며, 온갖 타락과 악행의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이들의 고백은 교묘히 하나님의 능력을 이용하여 위기를 모면하려는 계책일 뿐 이방신을 찾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너를 위하여 네가 만든 네 신들이 어디 있느냐 그들이 네가 환난을 당할 때에 구원할 수 있으면 일어날 것이니라 유다여 너의 신들이 너의 성읍 수와 같도다’라고 말씀하십니다.

평안할 때는 우상을 섬기다가 위기가 닥치면 그제야 하나님을 찾는 유다 백성들에게 너희가 만든 우상들에게나 가서 도움을 청해보라고 말씀하는 것이며, 만일 그들이 섬기는 우상이 진짜 신이라면 일어나 그들을 구원할 수 있을 것이라 말씀하시므로 우상은 어떠한 도움도 구원도 베풀 수 없는 무익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도록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너의 신들이 너의 성읍 수와 같도다’라는 것은 이미 셀 수 없을 정도로 우상 숭배가 만연되어 있다는 표현입니다.

우리 도움은 오직 하나님께 있음을 믿고 어떠한 상황에도 오직 주님만 의지하며 사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