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 포도나무의 악한 가지” (렘 2:20-25)

20.네가 옛적부터 네 멍에를 꺾고 네 결박을 끊으며 말하기를 나는 순종하지 아니하리라 하고 모든 높은 산 위에서와 모든 푸른 나무 아래에서 너는 몸을 굽혀 행음하도다

21.내가 너를 순전한 참 종자 곧 귀한 포도나무로 심었거늘 내게 대하여 이방 포도나무의 악한 가지가 됨은 어찌 됨이냐

22.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네가 잿물로 스스로 씻으며 네가 많은 비누를 쓸지라도 네 죄악이 내 앞에 그대로 있으리니

23.네가 어찌 말하기를 나는 더럽혀지지 아니하였다 바알들의 뒤를 따르지 아니하였다 하겠느냐 골짜기 속에 있는 네 길을 보라 네 행한 바를 알 것이니라 발이 빠른 암낙타가 그의 길을 어지러이 달리는 것과 같았으며

24.너는 광야에 익숙한 들암나귀들이 그들의 성욕이 일어나므로 헐떡거림 같았도다 그 발정기에 누가 그것을 막으리요 그것을 찾는 것들이 수고하지 아니하고 그 발정기에 만나리라

25.내가 또 말하기를 네 발을 제어하여 벗은 발이 되게 하지 말며 목을 갈하게 하지 말라 하였으나 오직 너는 말하기를 아니라 이는 헛된 말이라 내가 이방 신들을 사랑하였은즉 그를 따라 가겠노라 하도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과의 언약을 깨고 가증스러운 우상 숭배의 모습을 보인 유다 백성들의 죄악을 지적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네가 옛적부터 네 멍에를 꺾고 네 결박을 끊으며’라고 말씀합니다.

이는 이스라엘이 과거부터 계속해서 하나님과의 언약을 어기고 불순종의 모습을 보여왔음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다른 번역에서는 2인칭 문장이 아닌 1인칭 문장으로 보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구원하시고, 가나안 정착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방 나라들의 위협에서 구원해 주셨음을 말씀하는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이어지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고백인 ‘나는 순종하지 아니하리라’라는 말씀도 케티브와 케렙의 차이로 인해 케티브(에에보드)에 원문을 따르면 하나님과의 언약을 파기하고 불순종하겠다는 부정적 선언으로 보지만, 케렙(에에보르)에 나오는 단어를 본다면 ‘나는 결코 범죄하지 아니하리라’라는 긍정적 문장으로 이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이 부정적 마음을 가졌었든, 긍정적 마음을 가졌었든 현재 그들의 모습은 ‘모든 높은 산 위에서와 모든 푸른 나무 아래에서 너는 몸을 굽혀 행음하도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우상 숭배와 행음의 모습을 보입니다.

당시 가나안 민족들은 바알을 우주의 신으로 여겼기에 높은 산이나 크고 푸른 나무 밑에 제단을 쌓고 제사 드려야 좀 더 우상과 가까이서 큰 은총을 얻을 수 있다고 여겼는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 풍습을 따라 높은 산과 푸른 나무 아래에서 제단을 쌓고 음행하며 바알과 우상을 섬기는 모습을 보였던 것입니다.

그들이 행한 ‘행음’은 하나님을 저버린 영적 간음과 이방 신들을 섬기는 제의식 가운데 행해졌던 실제적인 음행을 포함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구약 성경은 종종 이스라엘을 포도원에 비유하는데, 여기서도 하나님께서 ‘내가 너를 순전한 참 종자 곧 귀한 포도나무로 심었거늘 내게 대하여 이방 포도나무의 악한 가지가 됨은 어찌 됨이냐’ 말씀하시고 그들의 죄악을 지적하십니다.

하나님께서 품질 좋은 포도나무를 택하듯 이스라엘을 택하시고 가나안에 정착시키신 것은 풍성한 극상품 열매를 맺는 하나님만 섬기는 백성이 되기를 원하신 것이지만, 그들은 하나님의 뜻하심과 달리 이방신을 섬기고 이방인들의 풍습을 따라 살면서 먹을 수 없는 들포도만 맺는 악한 가지와 같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죄악에 대하여 하나님께서는 ‘네가 잿물로 스스로 씻으며 네가 많은 비누를 쓸지라도 네 죄악이 내 앞에 그대로 있으리니’라고 세제로 세탁하는 모습을 비유로 말씀하십니다.

옷의 얼룩은 잿물이나 많은 비누를 사용하여 지우는 것이 보통의 방법이지만, 하나님을 향한 유다 백성들의 죄악은 하나님께서 친히 그들을 씻기시고 용서하시지 않으시는 한 어떠한 인간적 방법으로도 제거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유다 백성들은 ‘나는 더럽혀지지 아니하였다 바알들의 뒤를 따르지 아니하였다’라고 결백을 주장합니다.

그들의 말처럼 유다 백성들은 표면적으로는 하나님을 섬기는 백성으로서 의무를 잘 지키는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우상 앞에 제사했던 흔적을 제시하며, 그들이 바알과 우상들을 향하여 갈구하는 모습이 마치 발정기의 숫나귀를 찾는 들암나귀들처럼 자제함 없다고 지적하십니다.

또 하나님께서는 ‘네 발을 제어하여 벗은 발이 되게 하지 말며 목을 갈하게 하지 말라’ 말씀하시며 비참한 상황에서도 성욕을 이기지 못하는 창기를 비유로 하여 유다 백성들이 아무런 유익 없는 우상을 찾고 따르는 모습을 경고하십니다.

그러나 유다 백성들을 깨닫지 못하고 도리어 ‘이는 헛된 말이라 내가 이방 신들을 사랑하였은즉 그를 따라 가겠노라’라고 하나님을 거역하고 집요하게 우상을 따르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이렇데 본다면 유다 백성은 요시야의 종교개혁에 동참하는 듯하면서 실제로는 교묘히 우상을 섬기는 이중적 모습을 보여왔고, 이로 인해 하나님의 심판을 재촉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잘 익은 극상품 열매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그 주시는 은혜 가운데 살아가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