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하지 마소서” (시 70:1-5)

1.하나님이여 나를 건지소서 여호와여 속히 나를 도우소서

2.나의 영혼을 찾는 자들이 수치와 무안을 당하게 하시며 나의 상함을 기뻐하는 자들이 뒤로 물러가 수모를 당하게 하소서

3.아하, 아하 하는 자들이 자기 수치로 말미암아 뒤로 물러가게 하소서

4.주를 찾는 모든 자들이 주로 말미암아 기뻐하고 즐거워하게 하시며 주의 구원을 사랑하는 자들이 항상 말하기를 하나님은 위대하시다 하게 하소서

5.나는 가난하고 궁핍하오니 하나님이여 속히 내게 임하소서 주는 나의 도움이시요 나를 건지시는 이시오니 여호와여 지체하지 마소서

시편 70편은 다윗의 시이며 표제는 ‘다윗의 시로 기념식에서 인도자를 따라 부르는 노래’입니다.

시의 배경은 알려 있지 않지만, 고난 중에 있는 다윗이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본문이 시편 40:13-17까지의 내용이 거의 흡사하다는 것입니다.

표제가 가리키는 기념식에 관해서도 명확하게 알려진 바는 없지만, 본 시는 다윗이 어떤 기념식에 사용하기 위해 자신이 지은 시에서 발췌하여 구별해 놓은 것이거나 극한 고난을 겪을 때 자신이 과거에 힘들었던 때 고백했던 기도를 기억하여 다시 고백하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가 발췌하여 만들어진 것임에도 단독으로 시편에 편집된 것은 이 시가 많은 사람에게 불리고 예배 시에도 자주 사용되었던 것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이여 나를 건지소서 여호와여 속히 나를 도우소서’라고 고백합니다.

5절에서도 ‘하나님이여 속히 내게 임하소서’라고 고백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재촉하는 것은 다윗이 이 시를 지을 당시 얼마나 절박한 상황인가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는 언제나 하나님을 의지했고 신뢰하였으며 주의 응답을 기다릴 줄 아는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마치 그가 하나님의 응답이 더디다고 여기고 재촉하는 듯합니다.

이는 실제로 그가 겪는 고난이 너무 크고 오랫동안 지속 되어 왔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가 하나님의 구원을 촉구하는 기도를 드리는 것은 그가 믿음 없어서가 아니라 하나님만이 자신을 구원하실 수 있는 유일한 분이심을 믿음으로 고백하는 것입니다.

특이한 점은 시편 40:13에서는 하나님을 부를 때 여호와로만 두 번을 부른 반면 오늘 본문은 엘로힘과 여호와를 각각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 하나님으로 번역하는 엘로힘은 온 세상을 창조하신 전능하신 하나님을 나타내는 성호이고 여호와는 이스라엘을 건국하게 하시고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신 하나님을 나타내는 성호입니다.

다윗이 오늘 본문을 40편에서 떼어내어 다시 고백할 때의 상황이 다윗의 왕권을 위협하는 무리로 인하여 몹시 고통당하고 있어서 전능하신 하나님, 다윗과 언약을 맺으신 하나님께서 그 전능하신 힘으로 다윗과 그 가문을 보호하여 주시고 그 언약을 지켜주사 속히 구원하여 주시기를 간구하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기도가 정말 절박할 때는 잘 나오지 않기도 하지만, 평소 기도하시던 분들은 이제까지 고백해왔던 기도들을 되새겨보면서 묵상하다 보면 다시 입이 열리고 기도하게 되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성도는 다윗처럼 항상 기도의 훈련이 되어야 할 이유가 됩니다.

다윗은 현재 자신을 대적하는 자들을 ‘나의 영혼을 찾는 자들’이며, ‘나의 상함을 기뻐하는 자들’이라고 말합니다.

즉 그들은 다윗의 생명을 해하려고 계략을 꾸미며 다윗이 심신이 다 고통당하는 모습을 기뻐하는 자들입니다.

그들은 무죄한 다윗이 고난 겪는 모습을 보며 ‘아하, 아하’하고 비웃으며 조롱하였습니다.

다윗은 자신을 해하고 조롱하는 그들이 오히려 수치와 무안을 당하고 수모를 당하여 물러가게 하시기를 간구합니다.

그들과 반대로 다윗의 편에 서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무리를 ‘주를 찾는 모든 자들’이라고 말합니다.

그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오직 주님을 찾고 주의 구원을 사모하는 사람들입니다.

다윗은 그러한 자들에게 주로 말미암아 기뻐하고 즐거워하게 하시며 자신과 그들을 구원하심을 통해 그들의 입술로 ‘하나님은 위대하시다’라고 고백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간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도우심을 촉구하면서 그 이유를 ‘나는 가난하고 궁핍하오니’라고 고백합니다.

이는 실제적인 가난이라기보다는 하나님의 도우심이 아니고는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상태임을 강조하는 말씀입니다.

그가 하나님께 이렇게 고백하는 이유는 ‘주는 나의 도움이시오 나를 건지시는 이시다’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도 내 힘으로 되지 않고 내가 할 수 없는 일들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 많지만, 모든 것을 하나님께 아뢰고 주의 응답하심을 통해 ‘우리 하나님은 위대하시다’라고 고백할 수 있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