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자와 구원의 진리로” (시 69:13-18)

13.여호와여 나를 반기시는 때에 내가 주께 기도하오니 하나님이여 많은 인자와 구원의 진리로 내게 응답하소서

14.나를 수렁에서 건지사 빠지지 말게 하시고 나를 미워하는 자에게서와 깊은 물에서 건지소서

15.큰 물이 나를 휩쓸거나 깊음이 나를 삼키지 못하게 하시며 웅덩이가 내 위에 덮쳐 그것의 입을 닫지 못하게 하소서

16.여호와여 주의 인자하심이 선하시오니 내게 응답하시며 주의 많은 긍휼에 따라 내게로 돌이키소서

17.주의 얼굴을 주의 종에게서 숨기지 마소서 내가 환난 중에 있사오니 속히 내게 응답하소서

18.내 영혼에게 가까이하사 구원하시며 내 원수로 말미암아 나를 속량하소서

오늘 본문은 자기 힘으로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은 깊은 물과 수렁에서 하나님께서 건져주시기를 간구합니다.

그는 하나님의 성호를 ‘여호와’로 부르는 데 이는 하나님께서는 자신과 맺으신 언약을 신실하게 지키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믿음으로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어서 고백하는 ‘나를 반기시는 때에 내가 주께 기도하오니’라는 말씀은 하나님께서 기도를 받으시는 특별한 때가 있다는 의미라기보다는 현재가 가장 기도하기 좋을 때라는 의미입니다.

가장 힘들고 고통스럽고 외로울 때 아무도 위로가 되지 않는 그때가 오히려 하나님께 기도할 때이며 주님은 기도하는 성도를 외면치 않으시고 그의 기도를 기뻐 받으시며 반드시 응답하시고 위로하시는 줄 믿으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볼 것은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으시는 때와 기도를 이루시는 때가 같냐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기도한 것에 응답이 늦어질 때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듣지 않으신 것처럼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작은 신음까지도 다 들으시고 기억하시는 분이십니다.

출애굽기 6:5, “이제 애굽 사람이 종으로 삼은 이스라엘 자손의 신음 소리를 내가 듣고 나의 언약을 기억하노라”

다만 그 기도에 응답하시고 이루시는 때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디게 주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성도는 믿음으로 기도하고 그 응답을 기다릴 줄 아는 인내가 있어야 합니다.

다윗은 자신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께서 ‘많은 인자와 구원의 진리’로 응답하시기를 간구합니다.

‘인자’는 언약에 기초한 변치 않는 사랑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람들에게 많은 부당함을 받았기에 다윗은 하나님의 변치 않는 사랑을 베푸시되 많은 인자를 구하고 있습니다.

‘구원의 진리’는 의인을 구원하시고 죄인을 심판하시는 공의로운 기준을 의미합니다.

다윗은 주의 구원의 진리로 자신과 함께하는 무리가 구원을 받고 대적하는 무리가 심판을 받기를 소원하는 것입니다.

14, 15절은 2절에서의 간구를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현재 상태가 그만큼 위급함을 보여줍니다.

현재 자신의 상태를 깊은 수렁과 깊은 물에 빠진 상태와 같음을 고백했던 다윗은 이제 그 수렁에서 건지사 다시 빠지지 않도록 지켜주시고 까닭 없이 자신을 미워하는 자들과 깊은 물에 빠진 것처럼 목숨이 위태로울 만큼 위급한 상황에서 건져주시기를 간구하고 있습니다.

15절에서는 현재의 고난에서 구원해주시기를 간구함에 있어서 ‘휩쓸거나’, ‘삼키지 못하게 하시며’, ‘그것의 입을 닫지 못하게’라는 말들을 사용합니다.

이는 고난 가운데 있더라도 살 소망마저 끊어지는 상태에 놓이지 말게 하시기를 구하는 것입니다.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다윗은 기도하는 즉시 현재의 고난이 사라지고 구원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을 그 고난을 이겨내고 결국에는 승리하도록 도우시리라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큰 물, 깊음, 웅덩이와 같은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는 상태에 처할지라도 응답이 완전히 이루어지기까지 소망이 끊어지지 않도록 도와주시기를 간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응답을 구하는 기도의 근거를 ‘주의 인자하심’과 ‘주의 많은 긍휼’에 두고 있습니다.

‘인자하심’(헷세드)는 언약에 기초한 변치 않는 사랑이며, ‘긍휼’(레헴)은 어머니의 사랑과 같은 하나님의 자기백성을 향한 깊은 사랑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긍휼은 오늘날도 변함없이 저와 여러분을 향하신 사랑의 모습이며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구한 것을 이루시기를 기다리는 근거가 되는 줄 믿습니다.

다윗은 ‘주의 얼굴을 주의 종에게서 숨기지 마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주의 얼굴’은 악인에게는 심판을 의인에게는 축복의 상징이며 여기서는 ‘인자하심’과 ‘긍휼’을 베푸시는 하나님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18절에서는 ‘내 영혼에게 가까이하사 구원하시며 내 원수로 말미암아 나를 속량하소서’라고 말씀합니다.

율법에서 기업 무를 자가 가까운 친척을 돌보듯이 하나님께서 친히 원수에게서 값을 치르고 사듯 완전히 구원해주시기를 간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긍휼을 따라 믿음으로 기도하고 주시는 응답으로 복된 삶을 사시는 모든 성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