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데에 남겨 둔 이유” (딛 1:5-9)

5.내가 너를 그레데에 남겨 둔 이유는 남은 일을 정리하고 내가 명한 대로 각 성에 장로들을 세우게 하려 함이니

6.책망할 것이 없고 한 아내의 남편이며 방탕하다는 비난을 받거나 불순종하는 일이 없는 믿는 자녀를 둔 자라야 할지라

7.감독은 하나님의 청지기로서 책망할 것이 없고 제 고집대로 하지 아니하며 급히 분내지 아니하며 술을 즐기지 아니하며 구타하지 아니하며 더러운 이득을 탐하지 아니하며

8.오직 나그네를 대접하며 선행을 좋아하며 신중하며 의로우며 거룩하며 절제하며

9.미쁜 말씀의 가르침을 그대로 지켜야 하리니 이는 능히 바른 교훈으로 권면하고 거슬러 말하는 자들을 책망하게 하려 함이라

바울은 선교여행 중 항상 자신을 돕는 동역자였던 디도를 그레데에 감독으로 남겨 두었습니다.

자신의 유익을 위함이 아닌 교회의 유익을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바울이 그레데에 얼마나 머물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곳에 교회는 세워졌으되 성도들이 아직 신앙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그렇기에 믿을 만한 사역자가 남아서 그들을 가르치고 교회를 바로 세워야 했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교회들은 다 그리스도의 지체들인데 어디서든 신앙생활 잘하면 되는 거로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목회자로서 성도들을 지도하다 보니 나의 부족함도 많이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성도들이 교회와 목회자를 잘 만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목회자가 잘못 전한 말씀은 성도들의 신앙을 왜곡시키고 그 영혼마저 망치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베드로후서 2:18, “그들이 허탄한 자랑의 말을 토하며 그릇되게 행하는 사람들에게서 겨우 피한 자들을 음란으로써 육체의 정욕 중에서 유혹하는도다”

교회는 직분자들을 세울 때도 사사로운 감정을 따라 세워서는 안 됩니다.

바울은 디도를 그레데에 남겨둔 이유는 ‘남은 일을 정리하고 내가 명한 대로 각 성에 장로들을 세우게 하려 함’입니다.

그리하여 오늘 본문은 각 성에 장로들로 세워질 자들의 자격에 관하여 말씀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책망할 것이 없어야 합니다.

이는 신앙적으로나 도덕적이나 인격적으로 흠잡을 데가 없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사도들이 예루살렘 교회에서 일곱 집사를 세울 때 성도들이 추천하도록 하였는데 그 기준이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받는 사람’이었습니다(행 6:3).

둘째는 가정을 평안하게 이끄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한 아내의 남편이며 자녀를 신앙 안에서 잘 교육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즉 생활이 문란하거나 가정과 자녀교육을 등한시하는 사람은 교회의 장로가 될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셋째는 교회의 살림을 잘 운영할 수 있는 성품과 자질을 가진 사람이어야 합니다.

7절에서는 장로를 감독이라고 말하는 데 이는 목회자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살림을 맡아 잘 집행되도록 감독하고 지도하는 위치라는 의미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높은 도덕성과 독불장군이 아닌 모든 사람을 아우를 수 있는 인품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넷째는 세상에서의 모습도 신앙인다운 모습을 지키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화를 자주 낸다거나, 주초를 즐긴다거나, 구타하는 습관이 있거나, 이득을 위해 불법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는 사람은 장로의 자격이 없습니다.

여기서 ‘술을 즐기지 아니하며’라는 말을 근거로 자주 즐기지만 않으면 되지 않나! 하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울이 디모데에게 위장병을 치료하기 위해 포도주를 조금씩 쓰라고 권면하는 것을 볼 때 오히려 초대교회 때부터 바울은 성도들의 술 문화를 금지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딤전 5:23).

장로들뿐 아니라 모든 성도는 삶 속에서도 나그네를 대접하며 선행을 좋아하며 신중하며 의로우며 거룩하며 절제하며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다운 삶의 모습을 지켜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장로는 미쁜 말씀의 가르침을 그대로 지키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목회자가 아무리 하나님의 말씀으로 성도들을 가르치고 권면하여도 교회의 가장 어른의 직분을 가진 장로들이 귀감이 되지 못한다면 교회는 바로 세워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장로들은 목회자와 협력하여 성도들을 바른 교훈으로 권면하고 거슬러 말하는 자들을 책망하고 지도해야 합니다.

장로들은 교회를 대표하여 일하도록 세운 사람들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성도들의 삶의 본보기가 되는 것입니다.

세워진 직분자들과 협력하고 그 본을 따라서 올바른 신앙의 성장을 이루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