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굽히사 응답하소서” (시 55:1-8)

1.하나님이여 내 기도에 귀를 기울이시고 내가 간구할 때에 숨지 마소서

2.내게 굽히사 응답하소서 내가 근심으로 편하지 못하여 탄식하오니

3.이는 원수의 소리와 악인의 압제 때문이라 그들이 죄악을 내게 더하며 노하여 나를 핍박하나이다

4.내 마음이 내 속에서 심히 아파하며 사망의 위험이 내게 이르렀도다

5.두려움과 떨림이 내게 이르고 공포가 나를 덮었도다

6.나는 말하기를 만일 내게 비둘기 같이 날개가 있다면 날아가서 편히 쉬리로다

7.내가 멀리 날아가서 광야에 머무르리로다 （셀라）

8.내가 나의 피난처로 속히 가서 폭풍과 광풍을 피하리라 하였도다

시편 55편은 다윗의 시이며, 표제는 ‘다윗의 마스길, 인도자를 따라 현악에 맞춘 노래’입니다.

‘마스길’은 보통 교훈적 내용을 의미하지만, 본 시는 배신당하여 고난 중에 있는 다윗의 비통함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시의 배경은 표제나 내용에도 나와 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다윗이 아들 압살롬의 반역으로 예루살렘 성에서 도망친 때 지은 것으로 봅니다.

다윗은 ‘하나님’을 부르며 자신의 기도에 응답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간구합니다.

‘귀를 기울이시고’라는 말은 사람이 손을 귀에 대고 주의 깊게 듣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자신의 기도를 주의 깊게 들어주시기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숨지 마소서’라는 말도 자신의 비참한 상황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입니다.

이러한 기도는 다윗의 처한 상황이 마치 하나님께서 자신을 외면하시거나 버리신 것과 같은 참기 어려운 고난의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다윗은 2절에서도 다시 ‘내게 굽히사 응답하소서’라고 간구합니다.

이어서 반복하여 하나님의 응답을 구하는 이유를 ‘내가 근심으로 편하지 못하여 탄식하오니’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즉 다윗이 겪고 있는 고난이 단순히 외적으로 힘든 것이 아닌 내적으로서 심히 탄식할 만한 고통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한 고통을 주는 원인은 ‘원수의 소리와 악인의 압제’ 때문입니다.

원수와 악인은 아들 압살롬과 당대 최고의 지략가인 아히도벨과 그들을 따르는 무리들을 의미합니다(삼하 15:12).

그들은 무죄한 다윗을 대적하여 죄악을 행하고 노를 발하여 핍박하였습니다.

누구보다 믿었던 그들의 반역은 육체적 고난보다 더한 마음의 근심을 갖게 하였습니다.

다윗은 상심한 마음을 ‘내 마음이 내 속에서 심히 아파하며’라고 표현합니다.

이는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느껴오는 내장이 다 뒤틀리는 듯한 큰 아픔을 느끼고 있음을 표현입니다.

사랑하고 믿었던 이들의 배신은 참기 어려운 심적 고통을 더하게 하였습니다.

이제 다윗은 실제적인 사망의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두려움과 떨림이 이르고 공포가 덮었습니다.

만일 압살롬이 아히도벨의 말을 따라 다윗과 무리를 따라가 공격하였다면 다윗의 목숨도 장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압살롬이 아히도벨의 말을 따르지 않고 다윗을 위해 거짓으로 말하는 후새의 말을 따르게 하므로 위험을 모면하게 하셨습니다.

사무엘하 17:14, “압살롬과 온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르되 아렉 사람 후새의 계략은 아히도벨의 계략보다 낫다 하니 이는 여호와께서 압살롬에게 화를 내리려 하사 아히도벨의 좋은 계략을 물리치라고 명령하셨음이더라”

다윗은 현재 상황을 벗어나고픈 심정으로 노래합니다.

‘만일 내게 비둘기같이 날개가 있다면 날아가서 편히 쉬리로다’

비둘기는 맹금류와 싸울 만한 힘도 없는 새지만, 한 번에 쉬지 않고 멀리 날 수 있는 새입니다.

그렇기에 통신용으로 훈련하여 많이 사용하였는데, 중국에서는 비둘기 경주가 있는데 보통은 한번에 150km에서 400km까지 날기도 한다고 합니다.

다윗은 비둘기같이 날개가 있다면 멀리 날아가 아무런 위험도 없는 광야에서 머물고 싶은 마음을 고백합니다.

다윗은 압살롬과 아히도벨의 반역으로 풍전등화와 같은 생명의 위협을 받는 현재 상황을 폭풍과 광풍으로 표현하며 비둘기 날개로 속히 날아가서 모든 위협에서 벗어나 피난처로 피하기를 소망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피난처는 오직 하나님이시며,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신 줄 믿습니다(시 46:1).

오늘도 세상의 일들로 두려워하거나 놀라지 마시고 항상 피난처와 큰 도움이 되시는 주님을 의지하며 기도하는 가운데 평안을 누리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