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자는” (시 53:1-6)

1.어리석은 자는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도다 그들은 부패하며 가증한 악을 행함이여 선을 행하는 자가 없도다

2.하나님이 하늘에서 인생을 굽어살피사 지각이 있는 자와 하나님을 찾는 자가 있는가 보려 하신즉

3.각기 물러가 함께 더러운 자가 되고 선을 행하는 자 없으니 한 사람도 없도다

4.죄악을 행하는 자들은 무지하냐 그들이 떡 먹듯이 내 백성을 먹으면서 하나님을 부르지 아니하는도다

5.그들이 두려움이 없는 곳에서 크게 두려워하였으니 너를 대항하여 진 친 그들의 뼈를 하나님이 흩으심이라 하나님이 그들을 버리셨으므로 네가 그들에게 수치를 당하게 하였도다

6.시온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여 줄 자 누구인가 하나님이 자기 백성의 포로된 것을 돌이키실 때에 야곱이 즐거워하며 이스라엘이 기뻐하리로다

시편 53편은 다윗의 시이며 표제는 ‘다윗의 마스길, 인도자를 따라 마할랏에 맞춘 노래’라고 되어 있습니다.

표제에 따라 이 시는 다윗이 교훈을 위해 지은 지혜시이며, 마할랏이라는 슬픈 곡조에 맞춰 부른 노래입니다.

시편 53편은 분명 다윗의 시가 맞지만, 그 저작 시기에 관하여는 많은 논란이 있는 시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시가 시편 14편의 말씀과 거의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들은 두 시편의 유사성을 들어 시편 53편이 후대에 편집자들이 수정하여 수록하였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시의 내용상 볼 때 두 시는 분명 같은 시를 기반으로 하지만 다른 시로 분류되는 것은 다윗이 둘 중 하나에 수정을 가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뜻을 달리했기 때문입니다.

즉 다윗이 둘 중 하나를 기록하고 다른 목적을 가지고 수정하여 다른 시를 만들었다는 말씀입니다.

보통은 시편 14편이 우선이고, 시편 53편을 나중에 기록한 것으로 봅니다.

만일 하나의 시를 후대 편집자가 수정을 가했다면 진위를 가려서 둘 중 하나만 시편에 수록되었을 것입니다.

두 시가 각각 실린 이유는 두 시가 다 하나님의 영감으로 된 다윗의 시이며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크기 때문입니다.

두 시가 다른 첫 번째 부분은 하나님의 이름입니다.

14편에서는 ‘여호와’라는 이름이 4번 나오지만, 53편에서는 모두 하나님으로 통일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14편은 이스라엘 백성 안의 무신론자들에게, 53편은 이방인 무신론자들에게 말씀하는 경고이기 때문입니다.

언약의 백성에게는 여호와의 이름이 특별하지만, 이방인들에게는 창조주 하나님(엘로힘)이 받아들이기 쉬울 것입니다.

두 번째 다른 점은 5절의 말씀의 차이입니다.

시편 14:5, “그러나 거기서 그들은 두려워하고 두려워하였으니 하나님이 의인의 세대에 계심이로다”

시편 53:5, “그들이 두려움이 없는 곳에서 크게 두려워하였으니 너를 대항하여 진 친 그들의 뼈를 하나님이 흩으심이라 하나님이 그들을 버리셨으므로 네가 그들에게 수치를 당하게 하였도다”

두 구절의 차이는 14편 5절은 하나님께서 의인들과 함께 계신다는 데 초점을 둔 반면 53편 5절은 악인을 심판하시는 데 초점을 두어 의인을 돌보실 것을 말씀하였습니다.

학자들은 시의 배경을 삼상 25장에 나오는 다윗과 그의 무리를 박대하였던 나발의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고 말합니다.

나발은 마온에 사는 사람으로서 갈멜에서 목장을 크게 하는 부자였습니다.

다윗은 도망 중에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피해가 없도록 하고 또 그들은 지켜주곤 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나발의 목자들이 갈멜에서 가축들을 기를 때 그들을 보호하고 이방 족속들이나 강도들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도록 도와주었습니다.

하루는 나발의 목자들이 갈멜에서 양털을 깎는다는 소식을 듣고 음식을 얻기 위해 소년들을 몇 명 보내었습니다.

소년들이 다윗이 보냈음을 알리고 그의 목자들을 지켜주었던 사실까지 다 알렸지만, 나발을 음식을 주지 않을뿐더러 심한 모욕적 말까지 내뱉으며 그들을 쫓아 버렸습니다.

이에 다윗은 400명을 이끌고 나발과 그 모든 소유를 진멸하려 하였지만,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이 그 소식을 듣고 뒤늦게 많은 음식을 준비하고 다윗을 찾아 사죄하고 선대하기를 구할 때 다윗이 노를 그치고 그의 가정을 용서하였습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나발은 심히 놀라며 급작스러운 질병이 걸려 열흘쯤 후에 죽었으며 아비가일은 다윗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나발이 다윗과 그 무리를 우습게 보고 멸시하였던 이유를 다윗은 그가 어리석은 자였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즉 그는 어리석어서 그 마음에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인정하지 않는 무신론자이기 때문이라는 말입니다.

그렇기에 하나님께서 기름 부어 세운 다윗을 무시하고 다윗의 선의를 무시하며 오히려 악을 행하였던 것입니다.

오늘날도 세상 사람들이 지속해서 반복하여 악을 행하는 이유가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를 의지하기 때문입니다.

날마다 유일하신 하나님만을 나의 중심에 모시며 그리스도를 따라 선한 삶을 사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