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께서 우리를 버려” (시 44:9-16)

9.그러나 이제는 주께서 우리를 버려 욕을 당하게 하시고 우리 군대와 함께 나아가지 아니하시나이다

10.주께서 우리를 대적들에게서 돌아서게 하시니 우리를 미워하는 자가 자기를 위하여 탈취하였나이다

11.주께서 우리를 잡아먹힐 양처럼 그들에게 넘겨 주시고 여러 민족 중에 우리를 흩으셨나이다

12.주께서 주의 백성을 헐값으로 파심이여 그들을 판 값으로 이익을 얻지 못하셨나이다

13.주께서 우리로 하여금 이웃에게 욕을 당하게 하시니 그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조소하고 조롱하나이다

14.주께서 우리를 뭇 백성 중에 이야기 거리가 되게 하시며 민족 중에서 머리 흔듦을 당하게 하셨나이다

15.나의 능욕이 종일 내 앞에 있으며 수치가 내 얼굴을 덮었으니

16.나를 비방하고 욕하는 소리 때문이요 나의 원수와 나의 복수자 때문이니이다

시인은 이스라엘의 왕이신 하나님께서 마치 더는 함께하시지 않는 것과 같은 단절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하나님께서 잠시 거리를 두신 정도가 아니라 주께서 이스라엘을 버리셨다고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주께서 이스라엘을 버리시므로 그들은 욕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히스기야 왕 때 예루살렘을 함락하려고 하던 앗수르의 장군 랍사게는 이스라엘과 하나님을 모욕했습니다.

이사야 36:18, “혹시 히스기야가 너희에게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우리를 건지시리라 할지라도 속지 말라 열국의 신들 중에 자기의 땅을 앗수르 왕의 손에서 건진 자가 있느냐”

이러한 모욕을 당하면서도 히스기야는 앗수르의 강한 군대와 감히 나가 싸울 엄두도 내지 못 했습니다.

시인도 이스라엘이 모욕을 당하면서도 제대로 대적하지 못하는 이유를 주께서 ‘우리 군대와 함께 나아가지 아니하시나이다’라고 말씀합니다.

주께서 함께하지 않는 전쟁은 패배하여 돌아설 수밖에 없으며 승리한 대적들은 마음껏 이스라엘을 탈취하였습니다.

앗수르는 1차 침공 때 예루살렘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을 수탈하였고 히스기야는 앗수르의 침략으로부터 예루살렘을 지키기 위해 여호와의 성전과 왕궁 곳간에 있는 은을 다 주었고 성전의 문과 기둥에 입힌 금까지 벗겨서 앗수르 왕에게 조공을 받쳤습니다(왕하 18:15-16).

사실 히스기야와 이스라엘이 1차 침공 때 많은 수탈을 당했던 이유는 그들이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세속적인 방법을 택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는 전쟁은 결코 승리할 수 없으며 하나님도 그들과 함께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마치 도살장에 끌려간 양처럼 대적자들에게 넘겨 주었고 여러 민족 중에 흩으셨습니다.

이는 히스기야 시대에 점령당했던 유다의 여러 성에서 북이스라엘의 멸망 때처럼 많은 포로를 잡아갔음을 의미합니다.

시인은 주의 백성이 포로가 되어 끌려가는 상황을 주께서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주의 백성을 헐값으로 파신 것으로 표현합니다.

시인은 도대체 왜 하나님께서 이렇게까지 이스라엘을 버리시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시인은 민족이 당하는 절망의 상황을 더 낱낱이 하나님께 아뢰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북이스라엘의 멸망이나 바벨론 포로기로 보는 해석도 있지만, 시인이 17절에서 ‘우리가 주를 잊지 아니하며 주의 언약을 어기지 아니하였나이다’라고 언약에 근거하여 무죄함을 고백하는 것을 볼 때 하나님의 심판과 징계로 임한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의 멸망을 연결하는 데는 해석에 있어서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시인은 이스라엘이 이렇게 처절하게 버려지고 전쟁에서 패하며 수탈당하는 모습을 이웃 나라들이 보고 조롱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스라엘의 주변에는 블레셋, 에돔, 모압, 암몬과 같은 나라들이 있었고, 가나안 정복기에는 하나님께서 명하셔서 에돔, 모압, 암몬등의 나라와는 전쟁하지 아니하였으나 다윗 시대 이후로 대부분이 이스라엘에게 조공을 바쳤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침략을 당하거나 힘이 약해졌을 때는 어김없이 대적자들의 편에 서거나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모독하고 그들이 당하는 고난의 상황을 조롱하였습니다.

고난 가운데 있는 이스라엘은 세상 사람들에게 속담 거리가 되었고 민족 중에서 조롱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시인이 더 절망하고 가슴 아픈 이유는 이 모든 것이 주께서 허락하지 않으신다면 일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시인은 민족이 겪고 있는 고난이 곧 나의 능욕이며 내 얼굴의 수치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원인이 ‘나를 비방하고 욕하는 소리 때문이요 나의 원수와 나의 복수자 때문이니이다’라고 말합니다.

시인은 전쟁에서 패한 이스라엘이 겪고 있는 참상을 보며 민족의 수치를 얼굴에서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도 주께서 함께하지 않으시면 우리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으며, 주께서 원수들을 막아주지 않으신다면 우리는 실패할 수밖에 없으며, 주께서 보호하지 않으신다면 우리는 세상에서 수치를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도 기도로 주께 우리의 처한 상황들을 낱낱이 아뢰고 응답받아 승리의 삶을 사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