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선한 일” (몬 1:7-14)

7.형제여 성도들의 마음이 너로 말미암아 평안함을 얻었으니 내가 너의 사랑으로 많은 기쁨과 위로를 받았노라

8.이러므로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아주 담대하게 네게 마땅한 일로 명할 수도 있으나

9.도리어 사랑으로써 간구하노라 나이가 많은 나 바울은 지금 또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갇힌 자 되어

10.갇힌 중에서 낳은 아들 오네시모를 위하여 네게 간구하노라

11.그가 전에는 네게 무익하였으나 이제는 나와 네게 유익하므로

12.네게 그를 돌려 보내노니 그는 내 심복이라

13.그를 내게 머물러 있게 하여 내 복음을 위하여 갇힌 중에서 네 대신 나를 섬기게 하고자 하나

14.다만 네 승낙이 없이는 내가 아무 것도 하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이는 너의 선한 일이 억지 같이 되지 아니하고 자의로 되게 하려 함이라

어머니들이 자녀들에게 “너도 나중에 커서 아이 낳아보면 엄마 마음 알꺼다”라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부모도 부모가 되기 전까지는 자신의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아마도 이 세상이 존재하는 이상 우리의 이성으로 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부모의 마음일 것입니다.

부모의 마음과 비할 수는 없겠지만 때로는 성도들이 과연 목회자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목회자들은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처럼 성도들이 마음 아파하고 인생의 여러 문제로 힘들어할 때 함께 근심하며 그들이 평안하고 복되고 기쁨을 누릴 때 가장 행복을 느낍니다.

그 가운데 목회자와 마음을 같이하여 다른 성도들을 돌보는 일에 동참하는 이들을 보면 위로와 기쁨을 받습니다.

빌레몬은 바울에게 있어서 그러한 기쁨과 위로가 되는 믿을 만한 동역자입니다.

빌레몬이라면 분명 어떤 힘든 부탁을 해도 다 순종할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오네시모의 일을 부탁함에 있어서는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냅니다.

어쩌면 오네시모는 도망치면서 빌레몬에게 재산 상의 큰 피해를 입혔을 수도 있고, 그 자체가 노예이기에 빌레몬에게는 이미 금전적 손해가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감정적으로도 용서하기 힘든 상처가 남아 있을 수도 있습니다.

빌레몬이 아무리 다른 성도들을 위해 헌신하고 바울에게 기쁨과 위로를 주는 동역자라고 할지라도 그 마음을 헤아리지 않고 순종만을 요구한다면 겉으로는 충성할 수 있어도 마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아픔과 혹은 분노가 남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도리어 사랑으로써 간구하노라’라고 말씀합니다.

여기서 ‘사랑’은 앞서 빌레몬이 성도들과 바울에게 보여주었던 사랑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가 그리스도 안에서의 헌신적인 사랑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그 사랑으로써 오네시모에게도 관대한 마음으로 대해 주기를 소망하는 것입니다.

바울은 다시 자신을 ‘나이 많은 나’라고 말합니다.

이는 자신이 나이가 많아서 현재 자신이 감옥 생활을 잘 견딜만한 건강이 충분치 못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안다면 빌레몬은 분명 무엇이라도 할 사람인데 그 일을 오네시모가 대신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즉 오네시모가 비록 도망쳐서 로마까지 오게 되었지만, 결국 바울을 돕는 조력자가 되게 된 것은 하나님께서 빌레몬을 대신하여 바울을 돕는 역할을 감당하도록 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이셨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오네시모는 분명 도망친 종이기에 빌레몬에게는 무익한 존재였습니다.

무익하다는 말은 오네시모가 회심하기 전에 어떠한 성품의 사람이었는가를 짐작하게 하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갇힌 중에 그를 만나서 복음을 전하므로 그가 회심하여 이제는 복음으로 낳은 아들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럼으로 이제는 바울에게도 유익한 존재가 되었으며 복음 안에서 형제된 빌레몬에게도 유익한 존재가 된 것입니다.

바울은 이러한 이유로 빌레몬에게 오네시모를 로마에 계속 있으면서 자신과 함께 하게 할 것을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선한 일은 자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억지로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선한 일이라 할지라도 자원하여 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일이 복이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오네시모의 자유에 대한 권한은 주인인 빌레몬에게 있기에 혹여 빌레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당시 상황에서 비난받을 만한 일은 아닙니다.

바울은 오네시모를 돌려보내면서 빌레몬에게 ‘그는 내 심복이라’라고 말합니다.

‘심복’은 ‘내장’을 뜻하는 말로 보통은 ‘마음’으로 번역되는 말인데 여기서는 ‘분신과 같은 존재’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빌레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오네시모는 정말 용서하기 어려운 무익한 종일 수도 있겠지만, 바울은 ‘원수도 사랑하라’하신 주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또 이렇게 부탁하는 자신을 생각해서라도 용서하고 자유를 주기를 부탁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빌레몬이 어떠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옳다고 여겨지십니까?

오늘도 화해하지 못한 이들과 화해하기를, 사랑하지 못한 이들을 사랑하기를 기도하며 선한 일을 이루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라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