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빌 2:5-8)

5.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6.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7.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8.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이번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의 주제는 “이 마음을 품으라”입니다.

이 마음은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입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으려면 그 마음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밝히는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은 ‘겸손’입니다.

교회는 머리를 중심으로 다른 지체들이 합쳐져 한 몸을 이루는 것 같이 여러 사람이 모여 만들어진 공동체입니다.

공동체 안에는 성품과 환경과 연령과 생각 등등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 모여 있지만,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서로 어우러져서 교회라는 이름으로 하나를 이룹니다.

그러므로 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체 간에 유기적으로 서로 연합된 모습을 가져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말하기에 앞서 빌립보서 2:3에서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라고 말씀합니다.

즉 건강한 교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성도들에게 요구되는 것이 겸손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겸손한 사람들이 모인 곳에는 다툼이나 허영이 있지 않습니다.

‘허영’은 내용 없는 헛된 것을 자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교회 안에서는 자신이 가진 어떤 것도 자랑의 거리가 될 수 없습니다.

서로가 자신을 높이려는 허영이 있을 때 불만이 생기고 다툼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우리는 오직 주되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만 자랑해야 합니다.

고린도후서 10:17-18, “자랑하는 자는 주 안에서 자랑할지니라 옳다 인정함을 받는 자는 자기를 칭찬하는 자가 아니요 오직 주께서 칭찬하시는 자니라”

이 말씀은 결국 주께서 옳다고 칭찬하실 때까지 자기 스스로 자랑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내가 스스로 자랑할만하다 생각되는 순간부터 내게는 이미 허영이 자리 잡은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겸손을 가장한 교만을 드러내는 분들도 있습니다.

진정한 겸손은 나를 낮추는 것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높여주는 모습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장점을 먼저 생각하고 타인의 단점을 먼저 찾으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라고 말씀하므로 상대방이 아무리 나보다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일지라도 나보다 뛰어난 장점을 찾아 그 사람을 인정해주라는 것입니다.

나는 타인의 장점 하나를 인정해주었을지 모르지만 오히려 내게 있는 많은 장점은 더 빛나게 드러나는 것입니다.

사실 이 당시에 ‘겸손’이라는 단어는 미덕의 성품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노예들이 어쩔 수 없이 갖게 되는 ‘굴욕’과 ‘비굴함’의 의미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겸손’이 의미 있는 것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본을 보이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근본 하나님의 본체이신 성자 하나님이십니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6문 하나님의 신격에 몇 위가 계신가? 라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 답은 “하나님의 신격에 삼위가 계시니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신데 이 삼위는 한 하나님이시다. 본체는 하나요 권능과 영광은 동등이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즉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본체시라고 말씀하는 것은 권능과 영광이 동등하신 하나님이시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성부 하나님보다 권능과 영광이 부족해서 ‘겸손’을 보이신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에 동등하신 하나님이시지만 우리를 구원하시고자 하는 성부 하나님의 예정하심에 순종하여 스스로 겸손하게 인간이 되어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무죄하신 분이지만 우리의 모든 죄를 대속하시고자 십자가에 죽기까지 복종하셨습니다.

충분히 높임을 받을 만한 자격을 가지신 분이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자신을 낮추사 겸손의 본을 보이신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도 예수님의 겸손하신 마음을 본받아 나보나 남을 낫게 여기고 오직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순종의 삶을 사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