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서 먹으라” (마 26:26-30)

26.그들이 먹을 때에 예수께서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받아서 먹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 하시고

27.또 잔을 가지사 감사 기도 하시고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너희가 다 이것을 마시라

28.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

29.그러나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가 포도나무에서 난 것을 이제부터 내 아버지의 나라에서 새것으로 너희와 함께 마시는 날까지 마시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30.이에 그들이 찬미하고 감람 산으로 나아가니라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유월절 만찬을 하시면서 새로운 성만찬 규례를 제정하신 말씀입니다.

26-29절까지는 구약 유월절 어린양의 실체로 이 땅에 오신 예수께서 십자가 수난을 통한 죄인의 구속과 구원을 기념하는 신약의 성만찬 의식을 새롭게 제정하신 역사적 사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원래 유월절이란 유월절 어린양의 피를 통하여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구원되어 해방된 날을 기념하는 날이지만, 장차 영원한 유월절 어린양 되신 예수께서 오셔서 하나님께서 택한 영적 이스라엘을 죄악된 이 세상에서 구원해 주실 것을 예표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유월절 어린양이 예표했던 실체로서, 그리고 유월절 사건이 예표하는 실체인 십자가 수난을 통해 택한 자들을 위한 구속 사역을 완수하시기 이전에 미리 구약의 유월절 기념 의식을 그 실체인 자신의 십자가 구속 수난을 기념하는 성만찬의 의식으로 새롭게 제정하여 주신 것이며, 이 성만찬 의식은 세례와 함께 기독교의 2대 성례로서 세례가 단회적 의식이라면 성찬식은 계속 반복 시행되어야 하는 의식입니다.

우리는 성찬의 반복 시행을 통해 과거 2천 년 전 십자가에서 자기 몸을 찢으시고 피흘려 주심으로 구속의 새 언약을 세우신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은혜를 직접 체험하게 되는 것이며, 교회와 성도 각 개인에게 임하는 하나님의 은혜가 무한히 확대 재생산되는 의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오늘날 성찬 예식과 마찬가지로 먼저 떡을 가지사 축복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떡은 어떤 특별한 떡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제자들이 먹고 있었던 떡들 가운데 한 떡이며, 당시에 유대인들이 흔히 먹었던 누룩을 넣지 않은 보통의 떡이었습니다.

예수님은 평범한 떡 한 덩이에 인류의 대속을 위해 찢기신 자신의 몸이라는 상징성을 더하여 떼어 주셨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찬 예식에 참여하여 떡을 받는 사람마다 그 떡이 상징하는 바, 나 자신을 구원하기 위하여 대신 찢기신 그리스도의 몸임을 기억하며 그 구원의 은혜에 동참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떡을 가지사 축복하신 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받아서 먹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내 몸이니라’라는 말씀을 천주교에서는 실제로 성찬으로 받은 떡이 그리스도의 몸으로 변화된다고 믿고 화체설을 주장하지만, 이 말씀은 은유적 표현으로 떡은 죄사함을 얻게 하려고 찢기신 예수님의 몸을 상징하며, 이 떡에 예수께서 영적으로 임하신 것을 나타내는 의미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합니다.

누가복음 22:19에서는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 너희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신 것으로 말씀하는데, 교회는 성찬 예식을 통해 그리스도의 찢기신 살과 흘리신 피를 기념하며 항상 기억하고 시행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리스도의 몸을 상징하는 떡을 나누는 예식 이후에 이어서 그리스도의 피를 상징하는 포도주를 나누는 예식을 거행하셨습니다.

이때에도 제자들에게 포도주를 나누어 주시기 전에 잔을 가지사 감사 기도를 하시고 주시며, ‘너희가 다 이것을 마시라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유대인들이 통상적으로 유월절에 마시는 포도주에 자신의 ‘언약의 피’라는 창조적 의미를 부여하셨으며, 그것은 자신이 인류의 죄를 속하기 위하여 무죄한 피를 흘리실 것을 미리 알려주시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피흘리심은 모든 사람을 위함이 아니라 많은 사람을 위함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물론 히브리 관용구에 의하면 ‘많은 사람’은 ‘모든 사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흘리심이 하나님께서 구원하시기로 택하신 신자들에게만 적용된다는 사실을 말씀하심이 분명합니다.

성찬 예식을 마치신 후 예수님께서는 ‘그러나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가 포도나무에서 난 것을 이제부터 내 아버지의 나라에서 새것으로 너희와 함께 마시는 날까지 마시지 아니하리라’ 말씀하십니다.

이는 예수님께만 적용되는 말씀으로, 예수님의 의도는 자신이 많은 사람의 죄사함을 위하여 십자가에서 죽게될 것이라는 사실을 제자들에게 강조하기 위한 것이며, 마지막 때에 재림의 주와 함께 누릴 영광을 소망케 하는 말씀입니다.

다른 복음서들에서는 다른 말씀을 더 기록하지만, 마태는 마지막 기도의 장소인 감람 산으로 가신 것만 기록합니다.

떡과 잔을 대할 때마다 주의 찢기신 살과 흘리신 피를 기억하며 주의 영적 임재를 체험하는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