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을 긍휼히 여기시리니” (시 102:12-17)

12.여호와여 주는 영원히 계시고 주에 대한 기억은 대대에 이르리이다

13.주께서 일어나사 시온을 긍휼히 여기시리니 지금은 그에게 은혜를 베푸실 때라 정한 기한이 다가옴이니이다

14.주의 종들이 시온의 돌들을 즐거워하며 그의 티끌도 은혜를 받나이다

15.이에 뭇 나라가 여호와의 이름을 경외하며 이 땅의 모든 왕들이 주의 영광을 경외하리니

16.여호와께서 시온을 건설하시고 그의 영광 중에 나타나셨음이라

17.여호와께서 빈궁한 자의 기도를 돌아보시며 그들의 기도를 멸시하지 아니하셨도다

이제까지 시인은 오랜 질병으로 인한 육체적 고난과 심적 고통을 하나님께 토로하였습니다.

비록 그 모든 고통의 원인이 자신의 죄로 인한 주의 분노와 진노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시인은 여전히 하나님을 신뢰하고 부르짖어 기도하였습니다.

본 시의 독특한 전개는 개인의 고난과 민족적 고난을 함께 연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시인은 자신의 고통을 통하여 민족의 고통을 더욱 깊이 깨달았고 역으로 민족을 구원하시는 하나님께서 개인도 구원하시리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마치 시인은 개인이 아닌 이스라엘 민족의 대표로서 이스라엘의 회복을 간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믿음의 근거는 바로 영존하시는 하나님의 언약에 기초합니다.

시인은 ‘여호와여 주는 영원히 계시고 주에 대한 기억은 대대에 이르리이다’라고 고백합니다.

11절에서 시인은 자신의 날이 ‘기울어지는 그림자 같고 내가 풀의 시들어짐’ 같다며 인생의 유한함을 고백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영원히 계시는 분이시기에 언약하심도 영원히 지키시는 분이십니다.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신 영존하신 여호와 하나님은 대대에 이르도록 그 이름을 기억하게 하셨습니다(출 3:15).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맺으신 언약을 기억하여 430년간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시키셔서 약속하신 땅 가나안을 선물로 주셔서 정착하게 하셨습니다.

시인은 언약의 하나님께서 지금도 여전히 동일하게 역사하시며 앞으로도 역사하실 것을 믿음으로 고백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연약할지라도 영존하신 하나님의 언약을 믿고 의지할 때 성도는 양육 간에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시인은 ‘주께서 일어나사 시온을 긍휼히 여기시리니’라고 말합니다.

시온은 다윗성 예루살렘을 지칭하는 말로서 이 고백은 침략으로 황폐해진 예루살렘을 하나님께서 친히 재건하게 해주실 것을 간절히 소망하는 것입니다.

도저히 스스로의 힘으로는 회복될 수 없는 예루살렘이 회복될 수 있다면, 도저히 불가능한 자신의 질병의 치료도 가능하리라는 믿음이 함께 고백되고 있는 것입니다.

만일 이 시의 배경을 바벨론의 포로기로 본다면 시인은 하나님께서 미리 정하신 70년의 포로 기간이 끝나가고 있음을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렘 25:12).

그렇기에 ‘지금은 그에게 은혜를 베푸실 때라 정한 기한이 다가옴이니이다’라고 고백합니다.

여기서 ‘그’는 시온을 뜻하는 것으로 시온 즉 예루살렘의 회복의 때가 임박했음으로 믿음으로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비록 시온이 훼파되고 포로가 되어 오랫동안 자유롭지 못하게 되었을지라도 그들의 마음만은 항상 무너져 버린 시온의 돌과 티끌들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하나님의 언약하심을 따라 예루살렘의 재건을 기대할 때 슬픔과 절망이 아닌 다시 쌓게 될 돌들로도 즐거움을 누리고 부서진 티끌만 봐도 감격의 은혜가 넘치게 되리라고 고백합니다.

어쩌면 평안할 때는 아무런 감동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쓸데없는 것들로 여겼을 돌과 티끌이었지만 시온을 다시 보기를 소망하고 재건하기를 기도하는 백성들은 그 돌과 티끌에도 깊은 애정의 마음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이 놀라운 역사는 이방 나라들이 여호와의 이름을 두려워하고 공경하게 할 것이며 세상의 모든 왕들도 하나님의 크신 위엄 앞에 영광을 돌리며 두려워하게 될 것입니다.

시인은 16절과 17절의 시제를 과거 완료형으로 고백합니다.

여기서 독특한 히브리인들의 문확적 특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일을 간절히 소망할 때 마치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과거 완료시제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아직 시온의 재건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시임은 믿음으로 ‘여호와께서 시온을 건설하시고 그의 영광 중에 나타나셨음이라’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여호와께서 빈궁한 자의 기도를 돌아보시며 그들의 기도를 멸시하지 아니하셨도다’라고 고백하는 것도 시온의 재건과 더불어 자신의 기도도 돌아보시고 질병에서 회복되리라는 믿음을 함께 드러내는 것입니다.

오늘도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께서 이미 이루실 것을 믿고 즐거이 이 하루를 승리하시는 복된 삶이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