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섞인 물을 마셨나이다” (시 102:6-11)

6.나는 광야의 올빼미 같고 황폐한 곳의 부엉이 같이 되었사오며

7.내가 밤을 새우니 지붕 위의 외로운 참새 같으니이다

8.내 원수들이 종일 나를 비방하며 내게 대항하여 미칠 듯이 날뛰는 자들이 나를 가리켜 맹세하나이다

9.나는 재를 양식 같이 먹으며 나는 눈물 섞인 물을 마셨나이다

10.주의 분노와 진노로 말미암음이라 주께서 나를 들어서 던지셨나이다

11.내 날이 기울어지는 그림자 같고 내가 풀의 시들어짐 같으니이다

오랜 질병으로 인해 몸이 많이 쇠약해진 시인은 자신을 광야의 올빼미와 황폐한 곳의 부엉이 같다고 고백합니다.

둘 다 야행성 조류로 캄캄한 밤 광야에서 또는 아무도 찾지 않는 황폐한 곳에서 슬퍼하는 것처럼 우는 소리는 마치 시인의 외롭고 고독한 모습을 대변하는 듯하였을 것입니다.

더구나 이 새들은 부정한 것으로 율법에 분류된 새들입니다.

사람들은 질병으로 초라해진 시인의 모습을 마치 부정한 것을 보는 것처럼 멀리하였고 그로 인해 상처받은 시인은 자신을 외면당하는 부정한 새에 비유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시인은 자신을 지붕 위의 외로운 참새 갔다고 말합니다.

올빼미와 부엉이 소리에 밤을 새우고 동이 터올 무렵 창 너머 지붕 위에 홀로 울고 있는 참새를 보며 ‘저 참새도 짝을 잃고 나처럼 외로이 우는구나!’하고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질병이 깊어지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쇠약해지지만, 주변의 상황도 많이 달라집니다.

시인이 강건할 때는 자기 속마음을 숨기고 아첨하던 자들이 그가 병들어 힘을 잃어 갈 때는 위로와 힘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감추었던 본색을 드러내어 원수로서 시인을 조롱하며 대적합니다.

그들은 이 상황을 기회로 보는 듯 미쳐 날뛰며 시인을 가리켜 저주하는 맹세를 퍼붓습니다.

어떤 이들은 시인을 괴롭게 하는 대적자들이 이스라엘을 무너뜨린 정복자들로 해석합니다.

시인은 많은 백성과 함께 포로로 끌려가 온갖 고초를 당하며 몸까지 망가져 버린 상태로 이방인들의 온갖 조롱과 수모를 견뎌야 했던 것입니다.

시편 137:1,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에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

포로로 끌려가 온갖 고된 노동을 견디면서 바벨론 여러 강가에 앉아 시온을 기억하며 눈물 흘렸을 수많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고통도 시인이 겪는 고통과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생각할 때는 시의 배경을 바벨론 포로기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시인은 현재 자신이 겪고 있는 상태를 ‘나는 재를 양식 같이 먹으며 나는 눈물 섞인 물을 마셨나이다’라고 표현합니다.

이스라엘에서 ‘재’는 보통 비참하고 참담한 자기의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며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앉거나 머리에 뿌리거나 뒤집어쓰는 행위로 표현합니다.

시인은 마치 양식처럼 재를 먹는다고 표현하므로 현실에서 느끼는 참담함이 얼마나 크고 비통한가를 표현하였습니다.

‘눈물 섞인 물을 마셨나이다’라는 말씀도 마르지 않고 흐르는 눈물이 물을 마실 때마다 그 물과 섞여서 마실 수밖에 없었음을 말하는 것으로 시인의 마음이 얼마나 애통한가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시인은 자신이 겪고 있는 질병과 비참한 현실의 원인이 자신의 죄에 대한 주의 분노와 진노의 결과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마치 이 고난의 상태가 하나님께서 자신을 들어 던지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질병이 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징계는 아닙니다.

그러나 내가 병중에 있을 때 또는 견디기 어려운 고난의 시기를 겪고 있을 때 내 마음에 깨닫게 되는 죄의 문제들이 있다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하나님 앞에 즉시 회개하는 것이 옳은 성도의 자세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징벌은 하나님께서 해결하지 않으시면 어떠한 방법으로도 회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주의 도우심을 고대하는 시인은 자신의 남은 생명의 절박함을 석양에 기울어지는 그림자와 베어져 시들어가는 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자신의 질병이 죄의 결과라고 표현하면서도 결국은 이스라엘의 고난도 자신처럼 죄의 결과로 인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눈으로 볼 때는 도저히 다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자신과 민족의 상태를 생각하면서 시인은 마지막으로 하나님께 자신과 민족의 상태를 아뢰며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고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주님은 언제나 우리와 동행하십니다(마 28:20).

어떠한 상황에도 주를 의지하고 기도하며 주시는 위로와 평강으로 새 힘을 얻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