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기다리라” (시 37:7-11)

7.여호와 앞에 잠잠하고 참고 기다리라 자기 길이 형통하며 악한 꾀를 이루는 자 때문에 불평하지 말지어다

8.분을 그치고 노를 버리며 불평하지 말라 오히려 악을 만들 뿐이라

9.진실로 악을 행하는 자들은 끊어질 것이나 여호와를 소망하는 자들은 땅을 차지하리로다

10.잠시 후에는 악인이 없어지리니 네가 그 곳을 자세히 살필지라도 없으리로다

11.그러나 온유한 자들은 땅을 차지하며 풍성한 화평으로 즐거워하리로다

기독교는 투쟁보다는 인내를 가르칩니다.

그렇다고 불의를 인정하고 그저 참기만 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기독교 안에도 독일의 본 훼퍼 목사님과 같이 히틀러에게 맞서 목숨을 걸고 투쟁하던 분들도 있고 미국의 마틴루터 킹 목사님처럼 비폭력 투쟁으로 흑인의 인권운동을 하신 분도 있습니다.

본 훼퍼 목사님은 독일이 폐망하기 직전 히틀러를 암살하려 했다는 죄목으로 교수형을 당했고(1945년), 마틴루터 킹 목사님은 백인우월주의자에게 암살당했습니다(1968년).

많은 분이 본 훼퍼 목사님을 존경하고 그의 활동을 기억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마틴루터 킹 목사님의 활동이 더 기독교적인 모습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물론 독일의 나치 치하에서 폭력적 저항이 불가피한 면도 있었겠지만, 기독교는 언제나 핍박과 고난 가운데 성장해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참고 기다리라’는 의미가 그냥 포기하고 현실에 순응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모르고 자기가 생각한 대로 부를 축적하고 악한 꾀로 타인을 곤경에 빠뜨리는 자들이 잘 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됩니다.

분명 목회자들은 사회의 문제를 올바로 인식하고 성도들이 바른 성경적 시각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도록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회를 향하여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옳은 길을 제시하는 방법이 분노나 폭력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생각에는 온갖 불의한 방법으로 득세하고 부를 누리는 사람들을 향하여 분노하고 불평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폭력은 또 다른 악을 만들 뿐입니다.

‘참고 기다리라’는 말씀은 현실을 회피하거나 폭력에 순응하는 것이 아닌 참고 인내하는 가운데 이 모든 문제의 해결을 하나님께 맡겨드리는 것입니다.

이제까지 기독교 역사를 돌아봐도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악인들을 멸하시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들이 승리하게 하셨습니다.

지금의 현실을 부정하고 분노하고 불평하시기 전에 나를 위해, 가정을 위해, 사회를 위해, 나라를 위해, 세계를 위해 또는 악한 일을 행하는 그들을 위해 얼마나 기도해보셨습니까?

세상을 향하여 분노하고, 불평하며 하나님을 원망하시기 전에 얼마나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한 노력이 있었습니까?

지금에 당하는 고난과 어려운 상황에 대해 얼마나 하나님 앞에 소상히 아뢰어 보셨습니까?

진정으로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성도는 분노하거나 불평하지 않습니다.

하박국 2:4, “보라 그의 마음은 교만하며 그 속에서 정직하지 못하나 의인은 그의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하박국 선지자도 처음에는 하나님을 잊고 온갖 죄악으로 가득한 세대를 바라보며 분노하였습니다.

하박국 1:3-4, “어찌하여 내게 죄악을 보게 하시며 패역을 눈으로 보게 하시나이까 겁탈과 강포가 내 앞에 있고 변론과 분쟁이 일어났나이다 이러므로 율법이 해이하고 정의가 전혀 시행되지 못하오니 이는 악인이 의인을 에워쌌으므로 정의가 굽게 행하여짐이니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 그는 오히려 두려운 마음으로 “의인은 그의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라고 고백합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의 계획을 알게 되었을 때는 ‘진노 중에도 긍휼을 잊지 말아달라’(합 3:2)고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악인들에게 그 악행의 값을 치르게 하실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어떠한 변명도 통할 수 없습니다.

그날이 멀지 않았기에 성도는 더욱 믿음으로 기도하고 인내하여야 합니다.

시인은 고난 가운데도 참고 인내하는 자들을 온유한 자 즉 겸손한 자라고 말합니다.

이는 사람을 두려워함이 아니며 오직 하나님 앞에서의 겸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겸손한 자에게 예비하신 은혜를 베푸실 것이며 인내하는 자를 화평케 하실 것입니다.

오늘도 그리고 날마다 삶 속에서 겸손히 주의 주시는 화평으로 충만한 삶을 사시는 저와 여러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