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절 준비” (마 26:17-25)

17.무교절의 첫날에 제자들이 예수께 나아와서 이르되 유월절 음식 잡수실 것을 우리가 어디서 준비하기를 원하시나이까

18.이르시되 성안 아무에게 가서 이르되 선생님 말씀이 내 때가 가까이 왔으니 내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을 네 집에서 지키겠다 하시더라 하라 하시니

19.제자들이 예수께서 시키신 대로 하여 유월절을 준비하였더라

20.저물 때에 예수께서 열두 제자와 함께 앉으셨더니

21.그들이 먹을 때에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의 한 사람이 나를 팔리라 하시니

22.그들이 몹시 근심하여 각각 여짜오되 주여 나는 아니지요

23.대답하여 이르시되 나와 함께 그릇에 손을 넣는 그가 나를 팔리라

24.인자는 자기에 대하여 기록된 대로 가거니와 인자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으리로다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아니하였더라면 제게 좋을 뻔하였느니라

25.예수를 파는 유다가 대답하여 이르되 랍비여 나는 아니지요 대답하시되 네가 말하였도다 하시니라

오늘 본문은 유월절 만찬 준비, 만찬 중 유다의 배신 예고에 관한 말씀입니다.

본문에서는 제자들이 예수님께 ‘유월절 음식 잡수실 것을 우리가 어디서 준비하기를 원하시나이까’라고 물은 때를 무교절의 첫날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무교절 규례는 출 12:1-22에 의하면 유대력으로 니산월 13일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에 어린양을 잡아 그날 저녁 해가 진 후 유대력으로 14일이 되면 유월절 음식인 쓴나물과 무교병 및 그 양을 먹음으로 유월절을 지키고 이어 그날부터 7일간 무교절로 지키도록 되어있으므로, 이렇게 본다면 무교절 첫날은 유월절인 닛산월 14일이 됩니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통상적으로 유월절과 무교절을 엄격하게 구분하여 호칭하지 않고 혼용하여 쓰고 있었습니다.

이에 사도 요한도 요한복음 19:14에서 예수님께서 잡히시고 십자가에 달리신 니산월 13일을 ‘이 날은 유월절의 준비일이요’라고 말하고 있지만, 당시 유대인들은 유월절을 준비함에 있어서 보통 이틀 전인 12일에 집에서 누룩을 제거하였다는 점에서 이 누룩을 제거한 니산월 12일을 본문에서 ‘무교절 첫날’로 말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성만찬을 예비한 무교절 첫날은 니산월 12일이고 성만찬을 거행한 때는 니산월 13일이 시작되는 때입니다.

유월절 만찬을 먹을 장소를 어디다 준비해야 하겠는가를 묻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성안 아무에게 가서 이르되 선생님 말씀이 내 때가 가까이 왔으니 내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을 네 집에서 지키겠다 하시더라 하라’ 말씀합니다.

누가에 의하면 장소를 준비하기 위해 보냄을 받은 제자들은 베드로와 요한이었고, 이적적으로 성 안에서 물동이를 지고 가는 사람을 만나 따라가서 집주인에게 장소를 요구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그러나 마태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이 만날 그 사람을 ‘아무’라고 칭하시므로 이미 약속된 누군가가 있었던 것처럼 말씀하는데, 만일 약속된 누군가가 있었다면, 마태가 복음서를 쓸 당시에도 그 사람이 생존해 있어서 실명이 알려질 경우 유대 종교지도자들로부터 박해받을 것을 고려해서 마태가 실명을 가리고 ‘아무’라고 기록했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예수님과 제자들을 위하여 만찬과 장소를 준비를 하도록 그 ‘아무’에게 특별한 계시가 있었다고 추정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복음서에서 나오는 집주인과의 제자들의 대화에서도 집주인이 이미 예수님을 알고 있었고, 준비된 큰 다락방을 내 준 것을 볼 때 이미 그 ‘아무’가 예수님과 약속된 관계임이 분명합니다.

어떤 이는 집주인이 자신의 집을 내주고, 만찬을 준비하여 드렸지만, 그 만찬에 참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아 겸손한 신앙인이라고 말하고, 어떤 이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통해 자신을 설명하게 하실 때 ‘선생님’이라고 칭하신 것을 보아 집주인의 믿음이 예수님을 주로 고백할 만큼의 상태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분명한 것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올랐던 구레넷 사람 시몬처럼 무명의 집주인도 자의든 타의든 예수님을 위해 마지막 만찬의 장소를 제공해 드릴 수 있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던 것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시키신 대로 가서 유월절을 준비하였고, 저물 때에 예수님께서 12제자들과 그 집에서 함께 앉으셔서 유월절 만찬을 드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식사 중 제자들에게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의 한 사람이 나를 팔리라’ 말씀하셨습니다.

자신을 팔 사람이 가룟 유다라고 직접적으로 밝히지는 않으셨지만, 유다는 자신에 대한 말씀인 줄 깨달았을 것입니다.

제자들은 이해할 수 없는 말씀에 몹시 근심하며 각각 ‘주여 나는 아니지요’라고 물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와 함께 그릇에 손을 넣는 그가 나를 팔리라 인자는 자기에 대하여 기록된 대로 가거니와 인자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으리로다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아니하였더라면 제게 좋을 뻔하였느니라’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25절에서 유다는 다른 제자들과 달리 예수님을 ‘랍비’로 칭하며 ‘나는 아니지요’라고 물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네가 말하였도다’라고 답하시므로 우회적으로 ‘맞다’고 말씀하셨지만, 다른 제자들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악한 마음을 숨기고 예수님과 만찬을 나눈 유다처럼 거짓되지 않게 온전히 주를 따르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