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일곱 개와 작은 생선 두어 마리” (마 15:32-39)

32.예수께서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내가 무리를 불쌍히 여기노라 그들이 나와 함께 있은 지 이미 사흘이매 먹을 것이 없도다 길에서 기진할까 하여 굶겨 보내지 못하겠노라

33.제자들이 이르되 광야에 있어 우리가 어디서 이런 무리가 배부를 만큼 떡을 얻으리이까

34.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에게 떡이 몇 개나 있느냐 이르되 일곱 개와 작은 생선 두어 마리가 있나이다 하거늘

35.예수께서 무리에게 명하사 땅에 앉게 하시고

36.떡 일곱 개와 그 생선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니 제자들이 무리에게 주매

37.다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을 일곱 광주리에 차게 거두었으며

38.먹은 자는 여자와 어린이 외에 사천 명이었더라

39.예수께서 무리를 흩어 보내시고 배에 오르사 마가단 지경으로 가시니라

오늘은 예수님께서 보이신 이적 가운데 오병이어와는 다른 칠병이어 사건에 관한 말씀입니다.

어떤 이들은 오병이어의 사건과 칠병이어의 사건이 같은 기사를 달리 기록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 근거로서 두 이야기의 전개가 유사한 점을 들고 있는데, 장소가 같은 광야이고, 둘 다 물고기와 떡을 축사하시고 제자들을 통해 나눠 주셨으며, 이후 배를 타고 떠나셨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두 이야기에서 분명하게 다른 것은 이적을 베푼 대상이 전자는 유대인들이고, 후자는 이방인이라는 것입니다.

또 예수님께서 축사하신 물고기와 떡의 개수도 다르며 음식을 먹은 인원과 남은 조각을 담은 광주리의 수도 다릅니다.

결정적으로 오병이어의 사건은 하루 동안에 일어난 사건이지만, 오늘 본문에서는 예수님과 무리가 사흘이나 광야에서 있었음이 분명하게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두 사건은 유사한 면을 가지고 있지만, 분명 예수님께서 행하신 서로 다른 사건임이 분명합니다.

앞서 예수님께서 이방지역인 데가볼리의 갈릴리 호수와 인접된 한 장소에서 병자들을 고치신 사건을 살폈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 사건에 이어지는 말씀으로 찾아온 병자들을 계속해서 고치시는 데 이미 사흘이나 걸렸습니다.

예수님을 찾아온 무리가 아무리 병 낫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왔을지라도 예수님께 고침을 받는데 사흘이 넘도록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무리는 이미 준비한 식량이 바닥이 났고, 낮의 뜨거운 태양과 밤의 추운 바람을 견디며 시간을 보냈기에 육체적으로도 피곤하고 기진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태로는 질병은 고침은 받았을지라도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 탈진하여 쓰러질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불러 말씀하시기를 ‘내가 무리를 불쌍히 여기노라 그들이 나와 함께 있은 지 이미 사흘이매 먹을 것이 없도다 길에서 기진할까 하여 굶겨 보내지 못하겠노라’ 말씀하십니다.

오병이어의 사건에서와 달리 여기서는 예수님께서 먼저 적극적으로 그들을 먹이시기 위해 제자들을 부르셨습니다.

이에 제자들은 ‘광야에 있어 우리가 어디서 이런 무리가 배부를 만큼 떡을 얻으리이까’라고 반문합니다.

이러한 질문은 과연 이들이 벳새다 광야에서 오천 명을 먹었던 사건을 경험한 제자들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들의 손으로 예수님께서 축사하고 주신 떡과 물고기를 나눠 주었고, 그 남은 음식을 모아 열두 광주리를 채웠던 경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인간적인 계산이 앞서는 불신앙적 모습을 보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당시 제자들만의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오늘날 저와 여러분도 사는 동안 주님께서 보여주신 수많은 은혜의 경험이 있으면서도, 정작 새로운 인생의 여러 문제가 닥치게 되면 또 걱정하고 때로는 낙심하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책망치 않으시고 제자들에게 ‘너희에게 떡이 몇 개나 있느냐’ 물으십니다.

예수님의 질문은 제자들에게 떡이 몇 개인가를 묻고자 하신 것이 아닌 예수님 자신이 적은 떡과 물고기 몇 마리로 이 많은 무리를 먹이실 수 있는 신적 능력을 가지신 분이심을 믿고 있는가를 물으시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제자들은 ‘떡이 몇 개나 있느냐’는 예수님의 물음에 ‘일곱 개와 작은 생선 두어 마리가 있나이다’라고 답합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오병이어의 사건을 기억하고 믿음으로 답할 수도 있으련만, ‘작은 생선 두어 마리’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자신들이 가진 것이 수적으로도 적지만 질적으로도 하찮은 것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무리에게 명하사 땅에 앉게 하시고, 떡 일곱 개와 그 생선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어 무리에게 주게 하셨습니다.

제자들이 순종하여 예수님께서 주신 떡과 물고기를 무리에게 나누어 줄 때 무리가 다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을 일곱 광주리나 모았으며, 먹은 수가 여자와 어린이 외에 사천 명이나 되었습니다.

이후 예수님께서는 떡과 물고기를 배불리 먹은 무리를 흩어 보내시고 배에 오르사 마가단 지경으로 가셨습니다.

내 능력이 아닌 주님의 능력을 의지하므로 의심 없이 앞으로의 삶을 승리하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