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의 군주 미가엘” (단 10:13-19)

13.그런데 바사 왕국의 군주가 이십일 일 동안 나를 막았으므로 내가 거기 바사 왕국의 왕들과 함께 머물러 있더니 가장 높은 군주 중 하나인 미가엘이 와서 나를 도와 주므로

14.이제 내가 마지막 날에 네 백성이 당할 일을 네게 깨닫게 하러 왔노라 이는 이 환상이 오랜 후의 일임이라 하더라

15.그가 이런 말로 내게 이를 때에 내가 곧 얼굴을 땅에 향하고 말문이 막혔더니

16.인자와 같은 이가 있어 내 입술을 만진지라 내가 곧 입을 열어 내 앞에 서 있는 자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 주여 이 환상으로 말미암아 근심이 내게 더하므로 내가 힘이 없어졌나이다

17.내 몸에 힘이 없어졌고 호흡이 남지 아니하였사오니 내 주의 이 종이 어찌 능히 내 주와 더불어 말씀할 수 있으리이까 하니

18.또 사람의 모양 같은 것 하나가 나를 만지며 나를 강건하게 하여

19.이르되 큰 은총을 받은 사람이여 두려워하지 말라 평안하라 강건하라 강건하라 그가 이같이 내게 말하매 내가 곧 힘이 나서 이르되 내 주께서 나를 강건하게 하셨사오니 말씀하옵소서

오늘 본문은 가브리엘이 다니엘을 방문하게 된 목적을 밝히고, 기력이 쇠한 다니엘을 인자 같은 이가 만져주신 후에 다시 가브리엘이 다니엘을 격려하며 장차 있을 일에 관해 말씀하는 내용입니다.

가브리엘은 자신이 다니엘이 기도를 시작할 때 이미 응답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야 도착하게 된 것이 ‘바사 왕국의 군주가 이십일 일 동안 나를 막았으므로’ 오지 못하고 거기 바사 왕국의 왕들과 함께 머물러 있었다고 말합니다.

당시 바사 왕국의 군주라면 고레스 왕인데, 고레스 때문에 천사인 가브리엘이 올 수 없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그러므로 이 말씀은 실제적인 군주나 왕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영적인 것을 말씀하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13절은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영적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졌음을 짐작케 합니다.

가브리엘은 바사 제국을 자신들의 뜻대로 좌지우지하려는 악한 영의 세력 즉 마귀의 종들과의 대치로 하나님의 응답을 즉시 다니엘에게 전하고자 하였지만, 21일 동안을 지체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악한 영들이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여 21일을 마음대로 막아낼 능력이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다니엘이 작정하고 깊이 기도하는 그 시간이 그에게 귀한 것이기에 일시적으로 혀용하신 것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정하신 때에 가브리엘을 도와 악의 세력을 물리치도록 천사들 가운데 가장 높은 천사장 중 하나인 미가엘을 보내서 싸우게 하셨는데, 가브리엘이 하나님의 뜻을 전하는 천사장이라고 한다면, 미가엘은 하나님의 백성을 보호하고 악한 영들과의 영적 전쟁을 담당하는 천사들의 천사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바벨론에 포로 되었던 유다 백성들이 바사와 고레스의 영을 따라 1차 귀환을 하였지만, 성전을 건축하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된 것도 결국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회복을 방해하는 악한 영들의 역사였으며, 이스라엘을 위해 금식하며 기도하는 다니엘에게 응답을 주시기 위해 가브리엘과 미가엘까지 보내셔서 악한 영적 세력을 물리치게 하셨던 것입니다.

가브리엘이 다니엘에게 전하려는 말씀은 오랜 후에 일어날 일인 ‘마지막 날에 유다 백성들이 당할 일’입니다.

이는 장차 이스라엘 백성들이 겪게 될 큰 환란에 관련한 말씀인데, 1차적으로는 헬라와 셀류쿠스 왕조의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 4세와 관련한 말씀으로 보고, 궁극적으로는 종말의 때 성도들이 겪을 일들을 말씀하는 것으로 봅니다.

다니엘은 당시의 갓 포로 귀환한 유다 백성들을 위해 기도하였겠지만, 하나님께서는 유다의 미래와 나아가 영적 이스라엘이 겪게 될 먼 미래까지 계시하여 주신 것이며, 우리는 역사 속에서 계시하신 말씀들이 실현되는 것을 보아 알지만, 다니엘에게 들려주신 말씀으로 역사의 주관자가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분명히 드러내고 계십니다.

이러한 말씀을 들으며 다니엘은 영적 존재를 대하는 중압감과 들은 말씀의 심각성으로 인해 ‘얼굴을 땅에 향하고 말문이 막히는’ 혼절 직전의 상태까지 이르렀던 것으로 보이는데, 인자와 같은 이가 있어 그의 입술을 만졌습니다.

‘인자와 같은 이’가 누군가에 대해서는 대부분 가브리엘과 함께한 다른 천사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지만, 혼미하여 말조차 못하는 상태의 다니엘을 어루만지고 회복케 하는 분이라는 점에서 구약의 예수 그리스도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다니엘은 자신의 육신의 연약함으로 인하여 받은 계시와 천사와의 대화가 너무 힘들다고 고백합니다.

약 85세가 넘은 노인으로서 영육간에 겪는 압박감은 죽을 만큼 견디기 어려운 것도 분명한 사실일 것입니다.

이에 또 사람의 모양 같은 것 하나 즉 가브리엘 천사가 다시 다니엘을 만지며 강건하게 하여 ‘큰 은총을 받은 사람이여 두려워하지 말라 평안하라 강건하라 강건하라’라고 격려하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격려의 말이 아닌 만짐과 말씀을 통해 다니엘을 영육간에 다시 강건케 하는 역사가 일어난 것입니다.

다니엘은 즉시 힘을 되찾고 ‘내 주께서 나를 강건하게 하셨사오닌 말씀하옵소서’라고 답하였습니다.

천사의 어루만짐과 격려의 말은 특별한 힘이 있어서 다니엘을 다시 강건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지만, 성도의 중보기도와 진심 어린 사랑의 격려는 영육간에 병들고 지친 다른 성도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니엘과 같이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기도하고, 사랑의 말, 격려의 말을 항상 실천하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