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를 아는 것” (미 3:1-4)

1.내가 또 이르노니 야곱의 우두머리들과 이스라엘 족속의 통치자들아 들으라 정의를 아는 것이 너희의 본분이 아니냐

2.너희가 선을 미워하고 악을 기뻐하여 내 백성의 가죽을 벗기고 그 뼈에서 살을 뜯어

3.그들의 살을 먹으며 그 가죽을 벗기며 그 뼈를 꺾어 다지기를 냄비와 솥 가운데에 담을 고기처럼 하는도다

4.그 때에 그들이 여호와께 부르짖을지라도 응답하지 아니하시고 그들의 행위가 악했던 만큼 그들 앞에 얼굴을 가리시리라

오늘 본문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정치, 군사 지도자들의 죄악을 지적하시고 심판을 경고하는 말씀입니다.

먼저 1-4절은 이스라엘의 정치적, 군사적 지도자들이 범하는 악행을 지적하시며, 그들을 심판하실 것을 예언하시는 말씀으로, 지적하는 지도자들은 넓은 의미에서는 남북의 이스라엘 모든 지도자를 지칭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이어지는 말씀들을 볼 때 본문에서는 남유다의 지도자들을 향하여 말씀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합당한 해석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정의를 아는 것이 너희의 본분이 아니냐’라고 지적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하나님의 율법에 따른 정의를 가지고 백성들을 공정하게 다스리고 옳은 길로 인도해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그들의 본분인 ‘정의를 아는 것’에 소홀히 하고 정의를 제대로 실천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정의롭지 못한 악행을 저질렀습니다.

다시 말해, 그들이 백성의 지도자들임에도 백성들을 향하여 악행을 저지른 이유가 바로 그들이 ‘정의’를 제대로 알지 못하게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아는 것’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라다아트’의 원형인 ‘야다’의 뜻은 단순한 지식이 아닌 깊은 체험적 지식을 말하는 것으로 삶을 통한 실천을 전제로 하는 ‘앎’입니다.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머리로는 정의에 관한 지식은 있을지 몰라도 그들이 체험해보지 못했기에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조차 알지 못하는 상태에 이른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선을 미워하고 악을 기뻐하여’ 왔습니다.

‘미워하고(사네)’라는 단어는 ‘증오하다’, ‘혐오하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로 극도의 미움을 표현한 때 사용합니다.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정의를 알지 못하고 실천하지 않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선을 증오하고 혐오하는 모습을 보여 왔던 것입니다.

‘기뻐하여(웨오하베)’라는 단어의 원형인 ‘아하브’의 뜻은 단순히 좋아한다는 뜻이 아니라 아주 친밀한 관계와 같이 강한 애착을 보이는 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악을 기뻐하여’라는 말은 백성의 지도자들이 악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이므로 우발적이 아닌 고의적이고 지속적으로 악만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지도자들의 악행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내 백성의 가죽을 벗기고 그 뼈에서 살을 뜯어 그들의 살을 먹으며 그 가죽을 벗기며 그 뼈를 꺾어 다지기를 냄비와 솥 가운데에 담을 고기처럼 하는도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물론 이 말씀은 가난한 백성들을 향한 지도자들의 악행을 비유적으로 설명한 것이지만, 그들의 행위는 마치 짐승을 잡는 도살자의 모습처럼 그리고 그 고기로 요리하는 것과 같이 백성들을 처참하게 학대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마치 가죽을 벗기듯 약한 자들의 겉옷을 벗겨 빼앗았고, 그들의 뼈에서 살을 뜯어내듯이 가난한 자들의 재물과 양식을 빼앗으므로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악한 지도자들은 하나님께서 자신들에게 주신 권한으로 맡기신 백성들을 정의와 선으로 다스리는 것이 아닌 백성들을 자신들의 재산을 불리기 위해 착취할 대상으로밖에 여기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들의 이러한 행위는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데서 오는 것이며, 자신들에게 임할 심판을 재촉하는 행동들입니다.

그렇기에 선지자는 그들을 향한 심판에 실행될 때에는 ‘그 때에 그들이 여호와께 부르짖을지라도 응답하지 아니하시고 그들의 행위가 악했던 만큼 그들 앞에 얼굴을 가리시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잘못된 선민사상에 빠져 있어서 자신들이 정의를 저버리고, 선을 미워하고, 악을 기뻐하며, 어떠한 악행을 저지를지라도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멸하시는 일을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백성의 지도자들은 하나님과의 언약의 율법을 무시하고 악을 행하였으므로 스스로 하나님과의 언약을 파기한 것이므로 그들에게 심판이 주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얼굴을 가리시리라’라는 말씀은 은혜의 상징인 하나님의 얼굴을 그들에게 감추시므로 그들의 부르짖는 간구를 응답하지 않으신다는 의미에 더해 더는 그들을 보호하시지 않으실 것이고 은혜를 베풀지 않으실 것을 강조하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지식으로만 머리에 채우는 것이 아닌 삶을 통해 실천하므로 주시는 은혜를 누릴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아는 일에 힘쓰고, 그 말씀을 실천하므로 은혜와 평강을 누리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