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께서 강림하사” (사 64:1-4)

1.원하건대 주는 하늘을 가르고 강림하시고 주 앞에서 산들이 진동하기를

2.불이 섶을 사르며 불이 물을 끓임 같게 하사 주의 원수들이 주의 이름을 알게 하시며 이방 나라들로 주 앞에서 떨게 하옵소서

3.주께서 강림하사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두려운 일을 행하시던 그 때에 산들이 주 앞에서 진동하였사오니

4.주 외에는 자기를 앙망하는 자를 위하여 이런 일을 행한 신을 옛부터 들은 자도 없고 귀로 들은 자도 없고 눈으로 본 자도 없었나이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께서 강림하셔서 남유다와 예루살렘 성전을 침략하고 파괴하였던 이방 나라들을 향하여 심판해주실 것을 간구하는 기도입니다.

선지자는 ‘원하건대 주는 하늘을 가르고 강림하시고’라고 간구합니다.

‘원하건대’라는 말은 보통 ‘~하면 좋을을텐데’라는 아쉬움의 뜻이 있지만, 여기서는 오랜 시간 구원을 베푸시지 않았던 하나님께서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므로 속히 구원하시고 대적을 심판해달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긴 표현입니다.

‘하늘을 가르고 강림하시고’라는 말씀은 마치 옷을 찢듯이 하나님께서 하늘을 찢으며 속히 강림셔서 이스라엘을 괴롭게 했던 이방 나라들을 심판하시고 구원하여 주시기를 간구하는 말씀입니다.

이어서 ‘주 앞에서 산들이 진동하기를 불이 섶을 사르며 불이 물을 끓임 같게 하사’라고 말씀합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하늘을 가르며 속히 강림하실 때 나타나는 현상을 가정하여 표현한 것입니다.

출애굽기 19:18의 말씀을 보면, 하나님께서 시내산에 강림하실 때 ‘온 산이 크게 진동하며’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즉 하나님께서 강림하실 때 이 땅에 나타나는 현상은 강한 지진이 동반된다는 사실을 설명한 것입니다.

그 강한 진동은 온 산을 마치 불이 섶을 사르는 것과 같을 것이고, 불이 물을 끓임 같게 될 것입니다.

혹자는 진동으로 산이 불타고 녹아내리는 현상을 산 위에 용암이 분출하여 온 산을 태우며 흘러 내리는 현상을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물론 선지자가 용암 분출의 모습을 기억하여 하나님의 강림때에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상상 속에 고백하고 있는 것일 수 있겠으나 그보다는 하나님의 강림하심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하시기 위함인 동시에 대적들을 심판하시기 위함이기에 불과 끓는 물을 예로 들어 심판의 엄중함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강림과 진동에 따른 현상이 나타나기를 소원하는 선지자가 간구하는 것은 ‘주의 원수들이 주의 이름을 알게 하시며 이방 나라들로 주 앞에서 떨게 하옵소서’입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알지 못하고 조롱하며, 그의 아끼시는 백성들을 함부로 핍박하였던 그들에게 하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똑똑히 알게 해주시기를 간구하는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의 강림하심에 산이 흔들이 진동하고 녹아내리는 것과 같이 이방 나라들이 하나님의 위엄 앞에 두려워 벌벌 떨게 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선지자는 다시 ‘주께서 강림하사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두려운 일을 행하시던 그 때에 산들이 주 앞에서 진동하였사오니’라고 말씀합니다.

1절에서는 앞으로 주의 강림이 실행되기를 소망하는 말씀인데 반해, 본 절은 과거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강림하셨던 사건을 말씀하는 것입니다.

이는 분명 출애굽 이후 시내산에 하나님께서 강림하신 사건을 염두해 두고 말씀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강림하시는 것은 그들로서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두렵고 떨리는 일이었습니다.

너무 놀란 나머지 출애굽기 20:19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에게 이르되 당신이 우리에게 말씀하소서 우리가 들으리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시지 말게 하소서 우리가 죽을까 하나이다’라고 요청하였습니다.

그 때에 하나님의 불 가운데 강림하심으로 말미암아 산에 연기가 자욱했고, 온 산에 큰 진동이 일어났습니다.

그 때에는 이러한 진동으로 인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이 두려움을 느꼈지만, 그 때와 같이 하나님께서 미래에 고통받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도 공개적으로 강림하심을 통해 심판받을 원수들과 이방 나라들이 두려워 떨게 되는 역사가 있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선지자는 ‘주 외에는 자기를 앙망하는 자를 위하여 이런 일을 행한 신을 옛부터 들은 자도 없고 귀로 들은 자도 없고 눈으로 본 자도 없었나이다’라고 말씀합니다.

‘앙망하는 자’는 오직 하나님만이 구원을 베푸실 줄 알고 간절히 소망하며 기다리는 사람을 뜻하는 말입니다.

주를 앙망하는 자 즉 구원을 사모하고 기다리는 백성에게 강림하셔서 그들을 구원하실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 뿐이시기에, 이러한 일은 어떠한 우상도 행할 수 없으며 세상 사람들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구원받은 성도로서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사시는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