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괴로운 날에” (시 102:1-5)

1.여호와여 내 기도를 들으시고 나의 부르짖음을 주께 상달하게 하소서

2.나의 괴로운 날에 주의 얼굴을 내게서 숨기지 마소서 주의 귀를 내게 기울이사 내가 부르짖는 날에 속히 내게 응답하소서

3.내 날이 연기 같이 소멸하며 내 뼈가 숯 같이 탔음이니이다

4.내가 음식 먹기도 잊었으므로 내 마음이 풀 같이 시들고 말라 버렸사오며

5.나의 탄식 소리로 말미암아 나의 살이 뼈에 붙었나이다

시편 102편은 표제가 ‘고난 당하는 자가 마음이 상하여 그의 근심을 여호와 앞에 토로하는 기도’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시인은 단순히 개인적 고난만을 토로하는 것이 아니라 자진과 같이 함께 고난 당하는 민족의 아픔과 이스라엘의 회복을 위하여 간구하고 있습니다.

시의 저자나 배경에 관하여는 특별히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다만 다윗, 다니엘, 느헤미야 등 빼앗긴 시온의 기억을 가진 왕이나 선지자 중 하나가 아닐까 추정할 뿐입니다.

시인이 누군가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본 시는 고난 중에 있는 모든 자에게 위로가 되며 낙심한 자가 여호와 하나님을 의지하게 하는 은혜의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시인은 ‘여호와여 내 기도를 들으시고 나의 부르짖음을 주께 상달하게 하소서’라고 기도합니다.

기도를 들어주시기를 기도하면서도 자신의 부르짖음이 주께 상달하게 해주시기를 기도하는 것은 주님께서 받으시는 기도는 내가 많은 말을 하거나 오랫동안 기도하였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주께서 받으시기에 합당한 기도여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시인의 고난과 그 고난에서 벗어나기를 위한 기도는 오랫동안 지속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시인은 ‘나의 괴로운 날에 주의 얼굴을 숨기지 마소서’라고 간구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부르짖는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더 잘 들으시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께서 귀를 기울이시면 우리의 아주 작은 신음까지도 다 들으시는 줄 믿습니다.

시인은 그러한 하나님을 믿기에 포기하지 않고 속히 응답해주실 것을 간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3절부터는 고난 중에 있는 개인적 상태를 밝히고 있습니다.

시인은 ‘내 날이 연기 같이 소멸하며 내 뼈가 숯 같이 탔음이니이다’라고 고백합니다.

‘내 날이 연기 같이 소멸하며’라는 말씀은 인생이 연기처럼 쉽게 사라지는 연약한 존재라는 것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보통은 이러한 감정 표현은 인생의 황혼기를 맞은 사람이나 중한 질병으로 인하여 죽음의 위기를 겪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러나 24절에서 자신의 나이를 ‘중년’으로 밝히고 있으므로 시인은 중한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어지는 ‘내 뼈가 숯 같이 탔음이니다’라는 표현도 질병으로 인하여 뼛속까지 느껴지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큰 질병이 걸리면 공통으로 나타나는 신체적 현상 중 하나가 음식을 잘 먹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입맛이 없어서 도저히 먹지 못하는 이들도 있고 어떤 이들은 먹고자 해도 속에서 받지 못해 다 토해버리기도 합니다.

시인은 그 결과로 ‘내 마음이 풀 같이 시들고 말라 버렸사오며’라고 말합니다.

사람은 먹지 못해서 몸이 쇠약해지면 마음도 약해지기 마련입니다.

이와 반대로 중한 질병으로 인하여 마음이 쇠약해져서 음식마저 거부하게 되기도 합니다.

어느 것이 먼저이든 절망에 빠뜨린 질병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몸도 마음도 회복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시인은 하나님 앞에 탄식의 소리로 외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고통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의 소리이며 마음에서부터 나오는 애통의 소리입니다.

그의 탄식은 살이 뼈에 붙도록 계속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시인의 고백을 종합해보면 시인의 몸 상태는 오랜 질병과 극심한 영향 부족과 고통의 연속으로 마음도 쇠약해지고 살가죽이 달라붙어 완전히 뼈가 다 드러나는 비참한 상태가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시인은 그러한 가운데도 그가 의지할 분은 오직 하나님뿐이시라는 사실을 깨닫고 주님께서 자신의 기도를 들어주시기를 간절히 간구하고 있습니다.

오늘날도 성도들 가운데도 육신과 마음의 질병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무리 고통스러운 질병 가운데 있더라도 여호와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는 새 힘을 얻는 줄 믿습니다(사 40:31).

오늘도 나의 힘이 되신 하나님을 의지하고 모든 것을 주께 맡기며 기도로 새 힘을 얻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