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시 56:1-4)

1.하나님이여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사람이 나를 삼키려고 종일 치며 압제하나이다

2.내 원수가 종일 나를 삼키려 하며 나를 교만하게 치는 자들이 많사오니

3.내가 두려워하는 날에는 내가 주를 의지하리이다

4.내가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 말씀을 찬송하올지라 내가 하나님을 의지하였은즉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니 혈육을 가진 사람이 내게 어찌하리이까

시편 56편의 표제는 ‘다윗의 믹담 시, 인도자를 따라 요낫 엘렘 르호김에 맞춘 노래, 다윗이 가드에서 블레셋인에게 잡힌 때에’입니다.

‘믹담 시’라는 말은 정확하게 그 뜻을 알기는 어려우나 단어의 어원을 유추하여 ‘속죄의 시’ 또는 ‘황금 같은 시’로 해석하며 어떤 이는 ‘비석에 새긴 글’이라는 의미로 해석하는 데 이는 다윗이 도망 중에 동굴 벽이나 바위에 새겨 쓴 글이라는 의미로 보는 것입니다.

표제의 경우 저자가 직접 쓰는 것이 아니라 후대에 그 글을 편집하는 사람들이 제목을 붙여서 그 저자와 배경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쓰는 것이며 본 시의 내용이 회개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므로 ‘황금 같은 시’라고 해석하는 것이 적합하리라 생각합니다.

‘요낫 엘렘 르호김’은 ‘먼 지방에 있는 침묵의 비둘기’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시편 가운데 본 시의 표제에만 나오는 구절입니다.

이 구절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관하여 다양한 의견이 있으나 만일 이 시와 더불어 시의 곡조까지 다윗이 만들었다고 가정할 때 이 구절은 시를 인도자의 지휘에 따라 노래 부르도록 만든 곡조에 붙인 이름이며, 그 구절이 의미하는 비둘기는 사울의 핍박을 피해 블레셋까지 가서 마음 놓고 울 수 없는 심정을 표현하며 이름 붙였을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찬송가에도 작사가와 작곡자 그리고 곡의 이름이 각각 표기되어 있습니다.

표제에는 이 시가 지어진 때를 ‘다윗이 가드에서 블레셋인에게 잡힌 때에’라고 설명합니다.

다윗은 전쟁에 패하여서 포로가 된 적은 없습니다.

다만, 사울 왕의 추격을 피해 두 번에 걸쳐서 블레셋의 수도인 가드로 몸을 피했을 때 뿐입니다.

첫째는 가드 사람들이 아무도 자신을 몰라볼 것으로 생각하고 무방비 상태로 들어갔다가 발각된 때입니다(삼상 21:10).

아기스 왕의 신하들은 골리앗을 죽이고 여러 번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자신들을 패하게 했던 다윗을 기억하고 왕에게 고하였습니다(삼상 21:11).

다윗은 아기스 왕 앞에서 미친 척하여서 그 위기를 모면하였습니다.

둘째는 사울의 집요한 추격을 피해 600명을 이끌고 스스로 블레셋 가드 왕 아기스에게 찾아간 때입니다(삼상 27:2).

아기스 왕은 다윗과 그 무리의 망명을 받아들였고 시글락을 주어 거주하게 하였습니다.

다윗과 그 무리는 그곳에서 일 년 사 개월을 거주하였습니다(삼상 27:7).

시의 배경이 두 번의 방문 중 어느 때인지에 관하여는 의견이 나뉩니다.

그러나 내용 중 다윗의 행동을 엿보고 지켜본다는 구절들이 있는 것으로 볼 때 이 시가 두 번째 블레셋에 갔을 때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호시탐탐 자신을 고발하려고 살피는 아기스 왕의 신하들을 보며 지은 시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사울을 피해 블레셋으로 망명했지만, 그를 시기하고 의심하는 아기스 왕의 신하들로 인하여 항상 생명의 위협을 받는 긴장 가운데 지냈어야 했습니다.

1-4절은 자신이 처한 현재 상황을 하나님께 아뢰며 은혜를 베풀어 주시기를 간구하는 내용입니다.

다윗은 ‘하나님이여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라고 기도합니다.

블레셋에 거주하는 동안 시기하는 자들이 다윗을 하루도 편안히 두는 날이 없었습니다.

아기스의 신하들은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기회만 있으면 언제든지 삼키려고 종일토록 괴롭힙니다.

그들은 다윗을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도록 괴롭히며 많은 사람이 정복자의 자세로 다윗을 무시하며 압제하였습니다.

이러한 두려움의 상황에서 다윗이 의지할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뿐이시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그는 하나님께 은혜 베풀어 주시기를 간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고난이 오거나 위험에 처하면 자포자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성도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하심을 의지하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내가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 말씀을 찬송하올지라’라고 고백합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성도는 성경을 통해 이미 약속하신 모든 말씀을 의지하기에 승리를 확신하고 찬송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성도가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살피시는 자를 사람은 털끝 하나도 건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두려워하지 말고 사람을 의지하지 말며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평안을 누리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