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곧 너로다” (시 55:9-15)

9.내가 성내에서 강포와 분쟁을 보았사오니 주여 그들을 멸하소서 그들의 혀를 잘라 버리소서

10.그들이 주야로 성벽 위에 두루 다니니 성 중에는 죄악과 재난이 있으며

11.악독이 그 중에 있고 압박과 속임수가 그 거리를 떠나지 아니하도다

12.나를 책망하는 자는 원수가 아니라 원수일진대 내가 참았으리라 나를 대하여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나를 미워하는 자가 아니라 미워하는 자일진대 내가 그를 피하여 숨었으리라

13.그는 곧 너로다 나의 동료, 나의 친구요 나의 가까운 친우로다

14.우리가 같이 재미있게 의논하며 무리와 함께 하여 하나님의 집 안에서 다녔도다

15.사망이 갑자기 그들에게 임하여 산 채로 스올에 내려갈지어다 이는 악독이 그들의 거처에 있고 그들 가운데에 있음이로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의 궤가 모셔진 은혜로운 예루살렘 성이 반역자들의 손안에 들어가 악독과 죄악이 가득한 상태가 되었음을 탄식하며 하나님께 고발하는 내용입니다.

더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주동자들 아들 압살롬과 믿었던 모사 아히도벨과 가까운 신하들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다윗은 ‘성내에서 강포와 분쟁을 보았사오니’라고 말합니다.

이는 현재 그들이 평화롭던 예루살렘 성을 폭력으로 점령하고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다윗은 ‘주여 그들을 멸하소서’라고 간구합니다.

‘주’는 히브리어 ‘아도나이’로서 다윗을 돕는 하나님 앞에 자신은 충성스러운 종이라고 고백하는 것이며, 주의 종을 대항하여 폭력으로 성을 차지한 그들을 주이신 하나님께서 친히 멸하여 주시기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멸하소서’라는 말은 ‘통채로 삼키다’라는 뜻으로 흔적도 없이 완전히 멸하여 주시기를 간구하는 표현입니다.

이어서 ‘그들의 혀를 잘라 버리소서’라고 간구합니다.

이 말은 벙어리가 되게 해달라는 요청이 아니라 그들의 언어를 혼잡케 하여 달라는 의미입니다.

즉 아히도벨의 모략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반역을 성공적으로 일으켰던 그들이 서로 분열되어 자멸하게 해주시기를 구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아히도벨의 모략을 따르던 압살롬은 결정적인 순간에 다윗을 돕는 후새의 말을 따르므로 다윗이 위기를 모면하게 되었고 이 일로 인하여 아히도벨은 분을 이기지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목을 매달아 자살하였으며 압살롬이 반역을 실패하게 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다윗이 볼 때 성을 불법으로 차지하고 있는 그들의 행동은 죄악과 재난뿐이며 악독으로 거룩한 평화의 도성을 압박과 속임수가 가득한 곳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들이 성을 차지할 뿐 아니라 평화롭던 성안에 거주하던 사람들에게 많은 악행을 저지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2-14절은 현재 반역을 일으켜 자신을 위험에 빠뜨린 사람들이 누구인가를 밝히고 있습니다.

다윗을 책망하여 모욕하는 자들이 차라리 원수라면 그래도 견딜 만할 텐데 그들은 원수가 아닙니다.

자기를 높이고 다윗을 업신여기는 자들이 원래부터 대적하는 자들이었다면 그들을 의심하고 피하여 숨기라도 했을 텐데 그들은 대적자들이 아니었습니다.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으로 인해 다윗은 손 쓸 겨를도 없이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믿었던 동료, 친구, 가까운 친우였습니다.

‘친우’라는 말은 서로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관계를 뜻하는 말로 일반적인 친구보다 더 가까운 관계를 뜻합니다.

다윗은 반역하는 자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전혀 의심할 수 없는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배신했기 때문입니다.

다윗도 그들과 도저히 의심할 수 없는 관계였다는 사실을 밝힙니다.

배신한 친우는 어떤 일이든 함께 즐겁게 의논하였으며, 군중이 모이는 행사에도 함께 참여하였고, 하나님께 제사 드리는 일에도 동행한 사람이었습니다.

다윗이 자신의 모사였던 아히도벨과 친구같이 형제같이 아끼고 믿었던 관계였었는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다윗의 신뢰를 깨뜨렸고, 하나님께서 세우신 왕에게 반역하였으며, 거룩한 도성을 더럽혔습니다.

다윗은 아히도벨과 그 무리를 향하여 강한 저주를 퍼붓습니다.

그들이 사는 집은 악독이 가득한 곳이므로 사망이 갑작스럽게 그들에게 임하여 광야에서 고라 자손에게 임했던 땅이 갈라져 그 장막과 사람들을 삼켜버린 것처럼(민 16:32) 완전히 산채로 삼켜지도록 저주하였습니다.

이 땅을 사는 동안 하나님께 기도하지 않고 내 힘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일에 항상 하나님께 기도로 아뢰고 주시는 은혜 가운데 성공과 평안을 누리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