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날개 그늘 아래서” (시 57:1-3)

1.하나님이여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 영혼이 주께로 피하되 주의 날개 그늘 아래에서 이 재앙들이 지나기까지 피하리이다

2.내가 지존하신 하나님께 부르짖음이여 곧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이루시는 하나님께로다

3.그가 하늘에서 보내사 나를 삼키려는 자의 비방에서 나를 구원하실지라 （셀라） 하나님이 그의 인자와 진리를 보내시리로다

시편 57편은 다윗의 시로서 표제는 ‘다윗의 믹담시, 인도자를 따라 알다스헷에 맞춘 노래, 다윗이 사울을 피하여 굴에 있던 때에’라고 되어 있습니다.

표제는 시의 형식과 만들어진 배경을 설명하므로 그 의미들을 살피는 것은 중요합니다.

‘믹담’은 그 어원이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데, ‘속죄의 시’, ‘황금 같은 시’ 또는 ‘도장을 찍다’, ‘조각하다’, ‘새기다’의 뜻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다윗이 동굴에 있을 때 지은 시라고 하는 것을 생각할 때는 벽에 새긴 글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겠으나 표제는 다윗이 붙이는 것이 아니라 후대에 붙이는 것이므로 ‘황금 같은 시’ 곧 ‘황금과 같이 보배로운 시’라는 해석이 옳은 듯합니다.

‘알다스헷’은 시편을 노래하던 곡조의 이름입니다.

오늘날 찬송가에도 곡조에 이름이 붙어있어서 같은 곡조의 이름을 가진 찬송은 서로 가사는 달라도 같은 선율에 맞춰서 노래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 예로 찬송가에 ‘시온의 영광이 빛나는 아침’과 ‘맘 가난한 사람’이라는 제목의 찬송은 같은 ‘WESLEY(서쪽 들판)’라는 이름의 곡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윗이 사울을 피하여 굴에 있던 때에’라고 말씀하는 것은 다윗이 이 시를 지은 때를 의미하는 것인데, 그가 피하였던 동굴은 아둘람 굴과 엔게디 광야에 있는 굴인데 어느 굴인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아둘람 굴의 경우는 블레셋 가드 왕 아기스 앞에서 미친 척하고 빠져 나와 잠시 머무르며 세력을 키웠던 곳이고, 엔게디 굴은 사울 왕의 추격을 피해 했던 긴박한 상황 중에 숨었던 곳이므로 후자로 보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다윗은 하나님을 부르며 ‘은혜’를 베풀어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개역한글 성경에서는 ‘나를 긍휼히 여기시고 나를 긍휼히 여기소서’라고 되어 있던 구절이, 개역개정 성경에서는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로 바뀌었습니다.

해석은 달라졌을지라도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그 의미는 동일합니다.

다윗이 두 번에 걸쳐 반복하여 은혜 베풀어 주시기를 간구하는 것은 얼마나 현재 상황이 절박하며 이 상황을 벗어나게 하실 분은 오직 하나님뿐이시라는 사실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다윗은 자신이 피할 곳은 오직 ‘주의 날 개 그늘 아래’라고 생각했습니다.

‘주의 날개 그늘 아래’는 주님의 보호하심을 비유하는 말인데 마치 솔개가 병아리를 노릴 때 어미 닭이 날개를 펴고 새끼들을 불러 모아 그 품에 보호하는 것과 같은 표현입니다.

다윗은 자신에게 닥친 재앙들이 지나갈 때까지 자신의 영혼이 주의 날개 그날 아래서 피하기를 소망하였습니다.

사울이 군사들을 이끌고 자신을 잡기 위해 추격하는 것을 알고 엔게디 광야의 한 동굴에 숨어 들어 있기는 하지만, 언제 발각될지 모르는 위험 속에서 그가 의지할 곳은 동굴이 아닌 하나님의 품이었습니다.

다윗은 지존하신 하나님께 부르짖습니다.

‘지존하신 하나님’이라는 칭호는 하나님이 가장 높으신 분으로 온 우주를 다스리시는 분이심을 드러내는 표현입니다.

그 하나님께서는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이루시는 하나님’이라고 다윗은 믿었습니다.

그렇기에 믿음으로 막막한 상황에서도 하나님께 부르짖을 수 있는 것입니다.

다윗은 ‘그가 하늘에서 보내사 나를 삼키려는 자의 비방에서 나를 구원하실지라’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께서 하늘에서 무엇인가를 보내시어서 나를 삼키려는 자의 비방에서 구원하실 것이라는 말씀인데, 그 보내시는 것은 무엇일까요?

뒤이어서 ‘하나님의 그의 인자와 진리를 보내시리로다’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인자’는 하나님의 언약에 기반한 변치 않는 사랑을 뜻하며, ‘진리’는 하나님의 진실하심 또는 신실하심을 뜻하는 말로서 죄인을 심판하시는 기준이 됩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인자와 진리를 보내셔서 자신을 모함하고 비방하며 죽이려 하는 자들에게서 반드시 구원하시리라는 믿음과 소망을 노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도 하나님은 여전히 주의 날개 그늘 아래 피하는 모든 성도를 인자와 진리로 구원하시는 줄 믿습니다.

날마다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고난 중에도 평안함을 누리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