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하나님이 내게 응답하시리이다” (시 38:11-16)

11.내가 사랑하는 자와 내 친구들이 내 상처를 멀리하고 내 친척들도 멀리 섰나이다

12.내 생명을 찾는 자가 올무를 놓고 나를 해하려는 자가 괴악한 일을 말하여 종일토록 음모를 꾸미오나

13.나는 못 듣는 자 같이 듣지 아니하고 말 못하는 자 같이 입을 열지 아니하오니

14.나는 듣지 못하는 자 같아서 내 입에는 반박할 말이 없나이다

15.여호와여 내가 주를 바랐사오니 내 주 하나님이 내게 응답하시리이다

16.내가 말하기를 두렵건대 그들이 나 때문에 기뻐하며 내가 실족할 때에 나를 향하여 스스로 교만할까 하였나이다

1-10절에서는 자신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로 오게 된 질병을 상세히 설명하며 용서해주시기를 간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심한 질병 가운데 있는 자신을 외면하는 친구들과 기회를 틈타 자신을 해하려는 원수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윗이 어떠한 질병을 앓고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수 없지만, 앞에서 고백한 질병의 증상들을 미루어 볼 때 심한 피부병의 일종으로 생각됩니다.

당시 사람들은 심한 피부병의 경우 나병과 더불어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로 보았습니다.

물론 율법에서 나병이나 심한 피부병의 경우 진영에서 격리할 것을 명하였습니다.

이러한 질병을 부정하게 보는 이유는 전염성을 가졌기에 지금같이 의료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때에는 공동체에 심각한 해를 입힐 우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중한 피부병이 다 범죄의 결과로 귀결되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소외된 나병환자나 유출병에 걸린 여인까지도 외면하지 않으시고 다 고쳐주셨습니다.

요즘 같이 코로나로 전염의 위험이 있는 때에 감염자들을 어쩔 수 없이 격리하게 되지만 고의나 불법적 행위가 아닌 경우에까지 그들을 원망하고 외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옳은 모습이 아닙니다.

고린도후서 1:4, “우리의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받는 위로로써 모든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능히 위로하게 하시는 이시로다”

하나님은 우리가 환난 중에 있을 때 위로하시는 분이십니다.

진정으로 하나님의 위로를 받은 성도라면 고난 가운데 있는 자들을 위로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다윗은 자신의 고통의 순간에 외면하고 멀리하던 친구와 친척들로 인해 더욱 마음에 상처를 받았습니다.

심지어 다윗을 미워하고 복수할 기회를 찾던 이들이 이 기회를 이용하여 다윗을 제거하려고 합니다.

마치 올무를 놓고 사냥감이 걸리기를 기다리는 사냥꾼처럼 다윗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말로도 온갖 중상모략을 펼치며 다윗을 괴롭게 합니다.

이러한 사실을 다 알면서도 그저 들어도 못 듣는 것처럼, 말하고 싶어도 말 못 하는 것처럼 참고 인내하였습니다.

다윗은 4절에서 이러한 고통의 원인이 자신의 죄악이라는 사실을 밝혔지만, 그러한 죄악이 하나님 앞에는 범죄이지만 자신을 대적하는 대적자들에게는 이러한 모함과 고통을 당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다윗이 대적하지 않고 묵묵히 참고 인내하는 것은 왜일까요?

15절에서 “여호와여 내가 주를 바랐사오니 내 주 하나님이 내게 응답하시리이다”라고 고백합니다.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과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은 오직 하나님께만 있음을 다윗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앞서 고백했던 것 같이 자신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친구와 친척들의 외면과 원수들의 비열한 공격조차 자신이 당해야 하는 징계의 하나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입니다.

만일 자신에게 악을 행하는 자들의 행동들이 부당하다면 그들의 행위를 책망하고 갚아주심도 하나님께서 행하여 주실 것을 믿기에 그는 스스로 대적하기보다는 하나님께 더 간절히 기도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기도는 절망의 토로가 아닙니다.

‘내가 주를 바랐사오니’라는 말씀은 지금까지 모든 고난을 인내하고 사람들의 부당한 대우까지 감수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이 이 문제 해결의 소망을 오직 하나님께 두었기 때문이라는 말씀입니다.

자신의 모든 억울한 상황을 하나님께서는 이미 알고 계심을 다윗은 믿었습니다.

그리고 다윗이 기대하는 것은 주(아도나이)되신 하나님은 자신의 기도에 분명히 응답하시는 분이시라는 믿음입니다.

그럼에도 다윗이 두려운 것은 자신이 고통을 겪는 것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람인 자신을 원수들이 실족하게 하므로 그들이 스스로 교만해져서 하나님을 욕되게 할까 하는 두려움입니다.

복음성가의 가사처럼 사람을 보며 세상을 볼 땐 만족함이 없습니다.

오직 위로의 하나님께 우리의 소원과 마음을 두고 인내하며 주의 도우심으로 승리하시는 여러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