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한 입술에 악한 마음” (잠 26:23-28)

23.온유한 입술에 악한 마음은 낮은 은을 입힌 토기니라

24.원수는 입술로는 꾸미고 속으로는 속임을 품나니

25.그 말이 좋을지라도 믿지 말 것은 그 마음에 일곱 가지 가증한 것이 있음이니라

26.속임으로 그 미움을 감출지라도 그의 악이 회중 앞에 드러나리라

27.함정을 파는 자는 그것에 빠질 것이요 돌을 굴리는 자는 도리어 그것에 치이리라

28.거짓말 하는 자는 자기가 해한 자를 미워하고 아첨하는 입은 패망을 일으키느니라

오늘 본문은 솔로몬의 제2잠언 선집 중 제44-48경구로서 말을 중심으로 한 위선자들의 행태를 제시하고 이들을 경계할 것을 권면하는 말씀합니다.

제44경구는 가식적이고 위선적인 말을 저급한 은으로 도금한 토기에 비유하고 있다.

23.온유한 입술에 악한 마음은 낮은 은을 입힌 토기니라

여기서 ‘온유한’(똘레킴)은 ‘입술’(세파타임)과 함께 쓰여 원문의 문자적 해석은 ‘불타는 입술’이라는 뜻이지만, 그러나 70인역에서는 ‘부드러운(할라킴) 입술’로 번역하고 있으며, 한글 개역개정에서도 ‘온유한 입술’로 번역하였습니다.

그러나 원문을 의역해 보면 애정에 불타는 것처럼 입술로 꾸미는 것을 염두에 둔 표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도금을 입힌 은이 벗겨지거나 유약이 벗겨지면 값싼 토기라는 정체가 드러날 수밖에 없듯이 부드러운 말 뒤에 감추어져 있는 악한 마음은 반드시 드러나게 됩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마음을 현혹시키는 부드럽고 아름답게 꾸며진 말을 들을 때 더욱 그 마음의 진위를 분별해 낼 줄 아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제45경구는 위선적인 말을 분별하고 믿지 말아야 할 것을 경계하는 말씀입니다.

24.원수는 입술로는 꾸미고 속으로는 속임을 품나니

‘원수’는 다른 번역들에서는 ‘감정이 있는 자’, ‘위선자’, ‘남을 미워하는 사람’ 등으로 번역하고 있으며, 원문의 뜻은 ‘증오하는 자’라는 뜻을 가집니다.

이러한 사람의 마음은 증오심이 가득 차 있지만 그것을 말로써 교묘히 위장하며, 또 그는 속임수를 마음에 숨기고 있기에 어느 때에든 반드시 사람을 속이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지혜로운 자는 말로 상대를 판단하지 않으며 그의 숨겨진 마음을 살필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25.그 말이 좋을지라도 믿지 말 것은 그 마음에 일곱 가지 가증한 것이 있음이니라

비록 악인일지라도 목소리로는 사람들의 아픔이나 어려움에 대하여 긍휼히 여기는 듯이 말할 수 있지만, 어떤 내용을 어떤 방식으로 말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음에 담겨 있는 진실이 어떠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아무리 말은 그럴듯하게 할지라도 악인의 마음속에는 혐오스러운 것이 무수히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46경구는 마음속에 증오가 있는 사람은 거짓으로 그것을 숨질지라도 마침내 사람들 앞에서 드러난다는 교훈입니다.

26.속임으로 그 미움을 감출지라도 그의 악이 회중 앞에 드러나리라

‘속임’은 특별히 외식과 관련된 기만을 지적하는 단어로서 여기서는 친절한 언어로 사람을 속이는 것을 나타냅니다.

증오심과 악은 일시적으로는 감출 수 있으나 항구적으로는 감출 수 없으며, 설혹 이 세상에서는 명확히 모두 드러나지 않는다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최후의 심판 하실 때에는 하나의 남김도 없이 모두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제47경구는 남을 해치려 하는 자는 도리어 해를 받게 된다는 인과응보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27.함정을 파는 자는 그것에 빠질 것이요 돌을 굴리는 자는 도리어 그것에 치이리라

함정을 파는 자는 남을 겨냥하고 함정을 파지만 결국 자기 자신이 그 함정에 빠질 것이라는 말씀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처럼 남을 함정에 빠뜨리고자 하는 의도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공의로우신 하나님의 보응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반절은 상대를 해하기 위하여 높은 곳에 올려다 놓은 돌에 오히려 자신이 맞게 됨을 말하는 것으로, 이러한 악한 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보응은 과연 하나님의 공의에 의구심을 갖는 자들에게 공의의 실현을 약속함으로 힘을 줍니다.

나아가 이 교훈은 하나님의 공의가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며 악을 행하는 자들에게는 신속히 악에서 돌이켜 공의의 심판을 피하라는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48경구는 거짓말하는 자와 아첨하는 자의 입에 대하여 경계하라는 말씀입니다.

28.거짓말 하는 자는 자기가 해한 자를 미워하고 아첨하는 입은 패망을 일으키느니라

거짓말하는 자는 자신의 거짓말로 인하여 해를 당한 자를 계속하여 미워하고 끝까지 해치기를 원하는 악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아첨하는 자는 듣기 좋은 말로 상대방을 호리리므로, 거짓된 말의 결과는 결국 패망입니다.

이러한 자들을 가까이 하는 사람이나, 거짓말이나 아첨으로 사람을 속이는 자들도 결국은 패망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사람을 신중히 사귀고, 귀를 즐겁게 하는 말에 현혹되지 말고, 말씀의 지혜를 따라 사시는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