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기다림

“사도와 함께 모이사 그들에게 분부하여 이르시되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서 들은 바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 (행 1:4)

예수님께서는 예수님의 부활하신 몸을 목격하고, 이후 40일은 함께 지냈으며, 이제 승천하심도 목격하게 될 제자들을 향하여 ‘기다리라’ 말씀하십니다. 어쩌면 이 말씀을 들으며 제자들은 이전에 예수님을 배반했던 자신들의 모습을 떠올렸을지 모릅니다. 특별히 베드로는 예수님께 ‘주를 위하여 내 목숨을 버리겠나이다’라고 자신했었지만, 결국 그 밤 닭 울기 전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배신했던 그들을 책망하지 않으셨습니다. 스스로 실망하여 부활의 주님을 만나고도 떠나간 베드로와 제자들을 디베랴 호수까지 찾아가셔서, 그에게 자신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시며, ‘내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라고 세 번에 걸쳐서 반복하여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예수님과 제자들 사이의 서먹했던 모든 관계가 해결되고, 제자들은 주님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끼지 않겠다는 사명감도 충만하여졌을 것입니다.

이제 예수님께서 그들을 떠나 승천하신 후 이제는 제자들이 주의 명령을 따라 땅끝까지 이르러 증인 되고, 생명의 복음을 전하여 제자를 삼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기다리라’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기를 소망하는 성도라면, 예수님의 말씀처럼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왜 제자들은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아야 할까요?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전 공생애 대부분을 제자들과 갈릴리 지역에서 보내셨습니다. 물론 제자들도 대부분 갈릴리 출신들로서 생업도 어부인 사람들이 다수입니다. 그렇기에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이후라고 한다면, 제자들이 활동하기 익숙한 갈릴리 지역이 교회를 세우고 복음을 전하기에는 가장 적합한 곳일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기다리도록 명령하신 것입니다.

첫째는 구약에서 예루살렘이 율법과 여호와의 말씀이 나오는 곳으로 예언된 사실을 성취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예수님의 나심부터 죽으심과 부활까지 삶의 모든 부분과 그의 말씀과 사역까지 항상 선지자들을 통한 구약의 예언을 성취하시는 모습이셨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복음도 구약에 예언된 말씀과 같이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전해져야 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예루살렘은 예수께서 죽으심으로 인간의 모든 죄의 문제를 해결한 구원의 시작점이 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구원의 시작점이며 약속하신 성령이 임할 장소로서 교회의 시작점인 동시에 그 성령으로 말미암아 이곳에서부터 온 유대로 또한 세계 각 곳으로 복음이 퍼져 나가게 될 복음의 근원지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은 아직 알지 못했겠지만, 세계로 흩어져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과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는 경건한 이방인들이 명절이 되어 예루살렘으로 모이게 되고, 성령의 역사로 복음을 전하게 될 때, 듣는 이들에게 마치 핵폭탄이 폭발하는 것과 같은 강한 회심의 역사가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셋째는 예루살렘에 초대 교회가 세워짐은 사단의 세력에 대한 승리를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유대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인정하지 않고, 거짓 증인들을 내세워 결국은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습니다. 그 배후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을 방해하려는 사단 마귀의 역사가 있었음이 분명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사단 마귀는 자신의 승리라고 기뻐했을지 모르지만,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심으로 사망 권세를 이기셨고, 사단의 머리에 큰 타격을 가하셨습니다. 바로 이 승리의 장소가 예루살렘이며, 이곳에 교회가 세워짐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승리가 온 세상에 선언된 것입니다.

넷째는 약속하신 성령께서 예루살렘에 임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는 성령 강림이 임박한 시점에 초대 교회의 구심점이 될 사도들로 하여금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게 함으로써 이미 하나님의 구속사의 계획 가운데 있었던 예루살렘 교회의 탄생을 가능케 하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기다려야 할 이유로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아버지’는 성부 하나님을 가리키며, ‘약속하신 것’은 성령 하나님을 가리킵니다. 성령님은 아버지, 즉 성부 하나님이 이스라엘에게 보내시겠다고 약속하신 하나님의 영이십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도 그 성령을 하나님이 너희에게 주실 것이라고 사도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 스스로의 힘으로 우는 사자와 같이 덤비는 사단 마귀의 공격과 유대인들의 핍박을 이겨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다. 그렇기에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가면 보혜사 성령께서 오실 것이고 그가 영원토록 함께 하실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기에 구속사적 성령께서 강림하시는 때를 제자들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제자들이 약속하신 성령님을 기다린 기간은 약 10일 정도입니다. 그들은 모여 간절히 기도하였고, 예루살렘을 떠나지 않았으며, 약속하신 성령님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성령님께서 언제 오실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저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그 약속하신 때를 기다릴 뿐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약속을 기다리며 함께 기도하던 무리의 수는 약 120명 정도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성령을 기다린 시간은 열흘에 불과하지만, 기약없이 하루하루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생각에는 불안하고, 힘든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게중에는 생업을 위해, 건강을 위해, 가정을 위해 자리를 떠난 이들도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예수님의 말씀대로 성령께서 임하셨고, 약속하신 성령님의 강림과 충만을 체험한 성도들은 즉시 나가 복음을 전하였고, 성령의 역사로 시작된 예루살렘 교회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의 뒤를 따르기를 소망하는 성도라고 한다면, 기다림의 신앙을 가져야 합니다. 먼저는 기도로서 자신의 신앙을 키우고, 말씀으로 준비되어야 합니다. 때로는 교회와 지도자들이 내 생각대로 움직여 주지 않아서 답답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도 하나님께서 필요한 때이기에 섭리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공생애를 함께 보낸 가룟인 유다는 예수님께 실망하고 배신하므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합니다. 성급함은 성도가 실족하고 실패하게 만드는 마귀의 도구입니다. 기다림으로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약속하신 성령의 능력으로 맡기신 사명 잘 감당하는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

새벽묵상

1. 나는 성급한 사람인가,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인가?

2. 나는 맡기신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충분히 준비된 사람인가?

3. 나는 성령의 도우심과 그 능력을 의지하는가?

4.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고, 성령의 역사하심을 기다리고, 나를 사용하심을 기다리고, 주님의 오심을 기다릴 줄 아는 제자가 되기를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