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을 부르러 왔노라” (마 9:9-13)

9.예수께서 그 곳을 떠나 지나가시다가 마태라 하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이르시되 나를 따르라 하시니 일어나 따르니라

10.예수께서 마태의 집에서 앉아 음식을 잡수실 때에 많은 세리와 죄인들이 와서 예수와 그의 제자들과 함께 앉았더니

11.바리새인들이 보고 그의 제자들에게 이르되 어찌하여 너희 선생은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잡수시느냐

12.예수께서 들으시고 이르시되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 데 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느니라

13.너희는 가서 내가 긍휼을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노라 하신 뜻이 무엇인지 배우라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 하시니라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제자 마태를 부르시고 그의 집에서 함께 식사하실 때의 사건에 관한 말씀입니다.

‘예수께서 그곳을 떠나 지나가시다가’라는 말씀은 이 일이 가버나움을 떠났다는 의미인지, 거처하던 집을 떠나셨다는 의미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마태는 시간적 흐름보다는 새로운 장면으로의 전환을 보여주려는 의도에서 이러한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마가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바닷가로 나가셔서 따라온 많은 무리에게 말씀을 전하셨고 또 지나가시다가 마태를 만난 것으로 나옵니다(막 2:13-14).

마가와 누가는 마태를 레위라고 칭하는데, 레위가 본명이고, 마태(하나님의 선물)는 예수님의 제자가 된 뒤 베드로처럼 예수님께서 주신 이름으로 봅니다.

예수님께서 12제자를 세우신 이후로 복음서에서 레위라는 이름이 나오지 않으며 마태복음에서는 자신의 본명을 나타내지 않는데, 이는 마태 자신도 본명보다 예수님께서 지어주신 마태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를 더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다른 견해로는 레위는 히브리식 이름이고, 마태는 헬라식 이름으로 원래부터 두 가지 이름을 가졌을 것으로 봅니다.

마태의 직업은 세리였으며, 그는 세관에 앉아 있다가 예수님께 부르심을 받았는데, ‘세관’(텔로니온)은 관세나 통행료를 받는 집 또는 세금을 받는 징수원이 거하는 작은 사무실이나 징수 창구를 가리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태에게 ‘나를 따르라’ 말씀하시므로 즉각적인 순종을 요구하셨고, 마태는 즉시 일어나 따랐습니다.

마태가 이전에 예수님에 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어떠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는 ‘나를 따르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미래가 보장된 삶의 풍요와 안정을 순식간에 버렸습니다.

그가 세관을 관둔다고 해도 세관은 즉시 새로운 세리를 세워 그가 하던 일을 맡길 것이므로 혹시 그가 마음을 돌이켜 다시 세관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해도 이미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마태는 세상적인 면에서는 많은 것을 잃게 되었을지 모르지만, 가장 영광스러운 그리스도의 제자로, 천국의 일군으로 부름을 받았기에 그는 누구보다 성공한 사람입니다.

마태는 예수님과 다른 제자들은 자신의 집으로 모시고 가서 음식을 대접했습니다.

누가는 그가 예수님을 위하여 자기 집에서 큰 잔치를 하며 세리와 다른 사람들을 많이 초청했다고 말합니다.

누가복음 5:29, “레위가 예수를 위하여 자기 집에서 큰 잔치를 하니 세리와 다른 사람이 많이 함께 앉아 있는지라”

마태는 철저하게 예수님께서 죄인 된 자신을 부르신 사건에 초점을 맞출 뿐 자신이 예수님을 위해 큰 잔치를 한 일과 같은 칭찬받을 만한 기록에는 인색한 겸손의 모습을 보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습을 지켜보던 바리새인들은 예수님께서 마태의 집에서 세리와 죄인들이라고 불리는 사람들과 함께 잡수시는 모습을 보며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어찌하여 너희 선생은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잡수시느냐’ 불만을 토로합니다.

그들이 예수님께 직접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제자들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의도가 있는 행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당시 일반적인 유대인들이 세리나 죄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함께 식사를 나누는 것은 비난받을 만한 일이었으며, 그들과 같은 취급을 받게 되어있었습니다.

분명 바리새인들은 제자들이 예수님의 파격적인 행동에 반감을 갖고 분열하도록 이간질하려 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들으시고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 데 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느니라’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자신이 소외되고 영적으로 병든 세리나 죄인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오셨다고 말씀하시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다른 의미로는 자신이 죄인이며 영적으로 병든 자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예수님께 복음으로 치료받기를 거부하는 바리새인들에게는 치료와 구원의 기회가 없음을 비유로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호세아 6:6의 말씀을 인용하여 ‘너희는 가서 내가 긍휼을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노라 하신 뜻이 무엇인지 배우라’ 말씀하시며,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긍휼을 실천하지 않는 제사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강조하며, 예수님께서는 자기 자신을 의롭다 여기는 자들이 아닌 자신이 죄인인 줄 알고 하나님의 긍휼을 사모하는 자들을 위해 오셨다는 것입니다.

주의 말씀을 겸손히 따르며, 날마다 세상에 하나님의 긍휼과 구원의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사는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