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가상칠언) (목요일)

본문 : (마 27:46)

“제구시쯤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질러 이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는 곧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

오늘은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해서 네 번째로 말씀하신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라는 말씀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이 말씀은 마태복음(27:46)과 마가복음(15:34) 두 곳에서 기록되어 있습니다.

두 곳의 번역된 발음은 동일하지만, 원문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마태복음에서는 ‘엘리 엘리 레마 사바크다니’로 되어있고, 마가복음에서는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바크다니’로 되어 있습니다.

의미상의 차이는 없으며, 마태복음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아람어 ‘엘로이 엘로이’를 히브리어 ‘엘리 엘리’로 바꾸어 기록한 것이고, 마가는 예수님께서 사용하신 아람어 단어를 그대로 기록한 것입니다.

예수님 당시 갈릴리 지역은 아람어가 혼합된 아람 히브리어를 사용하였으므로, 예수님께서 사용하신 히브리어도 아람어가 섞인 말을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말씀을 번역하면, 본문에서 밝히듯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입니다.

그렇다면 이 말씀을 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제까지 예수님께서 보이신 모습들과는 전혀 다른 마치 하나님을 원망하는 듯한 어조의 이 말씀은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먼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이 말씀이 아람 히브리어로 기록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헬라어로 번역되지 않은 것은 이 말씀이 마가와 마태의 분명한 이해와 의도 속에 제시된 말씀이었다는 것입니다.

이와 유사한 성경 구절이 다윗의 시인 시편 22편 1절에 나옵니다.

시편 22:1,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 어찌 나를 멀리 하여 돕지 아니하시오며 내 신음 소리를 듣지 아니하시나이까”

여기서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의 히브리어 문장은 ‘엘리 엘리 라마 아자브타니’입니다.

즉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의 원 히브리어 원문은 ‘엘리 엘리 라마 아자브타니’라는 것입니다.

학자들은 시편 22편이 다윗의 시이지만, 고난받는 메시야에 관한 예언 시로 봅니다.

이 구절은 마치 절망에 빠져 절규하는 것과 같은 고백이지만, 시의 후반부로 가면서 고난에서 벗어나 회복을 누리고 백성들을 향하여 하나님을 찬양할 것을 촉구하는 말씀이 이어집니다.

즉 예수님의 말씀은 단순히 고통스러움에 대한 절규가 아니라 언약의 신실성을 믿는 다윗의 고백을 인용함을 통하여 고난받는 그리스도에 대한 예언을 철저하게 성취하신 것입니다.

둘째로 생각할 것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것은 철저하게 인성으로서 감당하셨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과 같이 예수님은 신성과 인성을 다 가시신 분이시므로, 참 인간과 참 하나님 되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나 영존하신 하나님의 본체이심에도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는 신성이 아닌 인성으로 죄로 인해 겪는 죽음의 고통을 모두 감당하셔야 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아들의 고통 당하는 것을 철저하게 방관하셨습니다.

한 번도 아들이신 예수님을 떠나지 않으신 분이시지만, 그 십자가에서 만큼은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으셨습니다.

그가 견디셔야 할 십자가는 그 누구의 도움도 그 어떤 편법도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그 모든 고통을 겪고 죽으심을 통해 사탄 마귀를 이기고 부활하심으로 구주가 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 고백은 인성을 입으신 성자 그리스도께서 하나님께 자신의 모든 마지막까지 맡기는 고백입니다.

즉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철저하게 아들을 버리신 아버지 하나님, 그 하나님 아버지께 예수님께서는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말씀하시므로 하나님께서 아시고 기억해주시고 돌봐주시기를 간구하는 것입니다.

셋째로 생각할 것은 십자가를 지시는 예수님은 무죄하신 분이시라는 사실입니다.

히브리서 4:15에서는,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 없으시니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떠한 죄도 없으신 무죄하신 분이시지만, 십자가 위에서 흠 없는 어린 양과 같은 자신을 스스로 제물 삼아 대제사장으로서 하나님께 우리의 죄를 사하시기 위해 화목제를 드리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자신을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것은 하나님 아버지를 향한 확실한 신뢰가 있기 때문입니다.

‘엘리 엘리’라는 고백 즉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라는 고백에서 하나님께서는 결코 자신을 버리실 분이 아니시라는 사실을 믿는 믿음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성을 입으셨지만, 어떠한 죽어야 할 만한 죄도 없으시기에,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고 그렇게 외치며 죄가 없으심을 하나님께 인정받고 인류의 모든 죄를 다 짊어지시고 그 피로 우리를 사하시기 위해 마지막까지 그 고통을 다 감당하셨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라고 말씀하시므로 구약의 고난받는 메시야에 관한 예언의 말씀을 성취하신 것이고, 우리의 죄를 담당하시기 위해 철저하게 인성으로 모든 고통을 겪으셨기에 하나님을 의지하고 자신을 맡기는 고백을 하신 것이며, 영원한 대제사장이신 예수님께서 무죄하신 자신을 희생 제물로 삼아 우리의 속죄와 하나님과의 화목을 위한 제물이 되어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고난 당하심을 기억하며 다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죄 가운데 살지 말고 그 흘리신 피에 합당한 삶을 사시는 복된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