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가상칠언) (화요일)

본문 : (눅 23:43)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하시니라”

오늘은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 둘째날로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하신 두 번째 말씀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이 말씀은 예수님과 함께 달린 양쪽 십자가에 달린 행악자 중 한 사람의 말에 대한 예수님의 응답의 말씀입니다.

어제 말씀에서 예수님은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라고 기도하셨습니다.

그 말씀 그대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군인들도, 그를 못 박도록 요구했던 유대 지도자들도,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조롱하는 백성들도 다 예수님이 누구신지 몰랐기에 그들은 그런 악행을 저질렀던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하게 알아야 할 것은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기도에 힘입어 하나님께 죄사함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이 몰랐던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바로 깨닫고 그분 앞에 구원에 이르도록 도움을 청하는 방법뿐입니다.

예수님은 요한복음 14:6에서,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만이 하나님 아버지께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되시는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한 강도는 예수님의 십자가의 공로를 힘입어 구원받은 최초의 사람일 것입니다.

물론 신학적으로 본다면 예수님의 십자가의 공로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이루는 것이므로 시간적 우열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지만, 십자가 위에서 그 피와 물이 쏟아지는 현장에서 선포된 예수님의 구원의 약속은 분명 큰 의미를 갖습니다.

두 행악자는 어떠한 죄를 지어 죽음에 이르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죽음의 순간 두 사람의 방향은 전혀 다른 곳을 향하게 됩니다.

달린 행악자 중 하나는 십자가 아래 있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예수님을 비방하며 ‘네가 그리스도가 아니냐 너와 우리를 구원하라’라고 말씀했습니다.

누가복음 23:39, “달린 행악자 중 하나는 비방하여 이르되 네가 그리스도가 아니냐 너와 우리를 구원하라 하되”

얼핏 보면 이 고백은 전혀 비방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당신이 그리스도가 맞다면 당신과 우리를 구원해 주십시오’라는 고백처럼 보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39절 말씀의 두 부분에서 그 강도의 말의 문제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비방하여’라는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믿음으로 고백하는 것이 아닌 모독의 의도를 가지고 말한 것임을 분명하게 드러냅니다.

다음은 강도가 말한 ‘구원하라’라는 말의 의도입니다.

강도의 말은 믿음으로 고백한 것이 아니며, 비방하는 의도로 예수님을 향하여 명령하는 말입니다.

이는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 앞에 인간이 보여서는 안 될 악하고 교만한 모습이며, 현재도 기독교를 비방하며 구원의 길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교만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때 다른 한 강도는 예수님을 비방하는 강도를 꾸짖으며 ‘네가 동일한 정죄를 받고서도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느냐 우리는 우리가 행한 일에 상당한 보응을 받는 것이니 이에 당연하거니와 이 사람이 행한 것은 옳지 않은 것이 없느니라’(40-41)라고 말합니다.

책망의 내용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동일한 정죄를 받고서도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느냐’라는 말은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달렸으면서도 자기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마치 자기는 의로운 것처럼 말하는가? 죽음 이후에 있을 하나님의 심판이 두렵지 않는가?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죽음 이후에 하나님 앞에서 사는 동안 그 행한대로 선악 간에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사상이 있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이 사람이 행한 것은 옳지 않은 것이 없느니라’라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 강도는 예수님의 그동안의 행적에 관하여 어느 정도 들어서 알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강도가 자신이 가진 지식으로 처음부터 예수님 편에서 말하고 다른 강도를 책망한 것은 아닙니다.

마태복음 27:44에서는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강도들도 이와 같이 욕하더라”라고 분명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십자가에 달린 직후에는 두 행악자가 모두 예수님을 조롱하고 욕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본 예수님의 모습은 힘없이 채찍에 맞아 온 몸은 피투성이고, 머리에 쓴 가시관으로 힘도 없어서 자신들은 자기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를 오르는데, 예수님은 자기 십자가도 끝까지 못 메고 와서 구레네 사람 시몬이 대신하여 지어줄 수밖에 없는 연약한 모습입니다.

십자가에 자신들처럼 못 박혀 세워지면서도 자신들처럼 고통 속에 누군가를 향하여 저주하거나 억울하다 소리치거나 하지도 않고 도리어 자기를 욕하는 이들을 용서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아마도 자신들처럼 똑같이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뭐가 그리도 고고하고 의로운척 하는가’라는 질투의 마음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한 강도는 계속해서 예수님을 비방하고, 다른 한 강도는 예수님께서 처음 외치신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라는 용서를 위한 기도가 그의 귓가에 맴돌면서 결국은 회심의 마음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예수님께서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라고 고백하였습니다.

이 마지막 고백이 두 강도의 방향을 전혀 다른 곳을 향하게 하였습니다.

그들은 행악자요, 강도라고 성경이 기록할 정도로 죽어 마땅한 죄인들이었습니다.

차마 자신들이 지은 죄를 하나님께서 용서하시라는 믿음도 없었던 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누구신가?를 똑똑히 보고 깨닫게 된 강도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용서’의 기도에 힘입어 하나님의 아들이신 당신의 나라에 임하게 되실 때 ‘나를 기억하소서’라는 고백을 용기내어 말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믿음은 산을 옮길만한 큰 믿음이 아닙니다.

내가 죄인임을 깨닫고, 유일한 구원의 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뿐이라는 사실을 믿고, 그 믿음을 입으로 시인하여 ‘나를 기억하소서’라는 한 마디면 충분한 것입니다.

이 변화된 강도의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라는 회개와 눈물의 고백에 예수님은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라고 천국을 약속해 주셨습니다.

이 약속 힘입어 오늘날도 우리는 십자가의 행악자들과 같은 죄임임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이름 의지하여 하나님 앞에 나아올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나 같은 죄인 살리신 그 은혜 놀라워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305장)

오늘 하루만이라도 그 놀라운 구원의 은혜를 기억하면서 경건한 모습으로 사시길 바랍니다.

올 한해만이라도 그 놀라운 은혜에 합당한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내 생명 다하는 날까지 오직 주님과 동행하다가 저 영원한 천국까지 함께 이르기를 소망하며 사시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